MS 넘어 멀티 클라우드 전략으로 지역 디지털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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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하면서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역에 따라 디지털 접근성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AI 일상화로 업계에선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 간 경쟁력 격차가 커질 수 있단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지역에 따른 디지털 접근성 문제는 새로운 차별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세계은행과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 인프라 부족으로 생성형 AI 활용이 어려운 노동자는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큰 노동자보다 생산성 향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성장 잠재력이 제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지역에 따른 디지털, AI 격차는 실제로 존재할까? 사단법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온라인 서베이 서비스 ‘아젠다북’을 활용해 전국 1629명에게 설문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지역별로 생성형 AI 사용률에 차이가 났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선 사용 비율이 높았지만, 지역은 적었다. 실제로 서울시는 생성형 AI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비율이 38.4%였지만, 부산광역시는 44.8%, 광주광역시는 42.5%, 울산광역시는 48.4%였다.
최영철 티디지(TDG) 부산지점장은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는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지방 특성상 산업기반의 차이가 디지털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는 IT, 금융, 게임, 유통, 제조 등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군들과 글로벌 IT 시업들이 집중된 반면, 지방권은 제조업 중심으로 대기업의 2차, 3차 벤더 또는 IT 이외의 산업군들이 포진해 있다”면서 “지방 IT, 제조 기업들은 일부 사업군을 제외하고는 비용, 테스트, 검증에 소요되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해 생산 현장까지 디지털 전환 적용이 쉽지 않아 실제로 디지털 격차가 실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 감소는 꼭 필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티디지 부산지점에선 부산 지역을 넘어 중남부권역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디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전문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다.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회사에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 AI 기업 라온피플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최 지점장은 MS를 넘어 네이버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협업해 멀티클라우드 전략으로 중남부권역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디지털 전환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티디지 부산지점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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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디지 부산지점은 중남부권역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고 들었다. 어떤 지원을 하나.
“최근 지방권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 AI 기술과 설루션들을 접목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도입하는 추세다. 티디지는 2007년부터 클라우드를 주력으로 사업하면서 인프라 확충과 클라우드 전문 인력에 많이 투자했다. 부산지점은 초기엔 MS 라이센스 계약을 기반으로 한 온프레미스 인프라 기술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그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인력과 기술에 투자하면서 지금은 온프레미스 인프라 사업과 클라우드 인프라 기술력을 동시에 진행했다. 중남부 권역의 기업과 고객에게 온프레미스 기반의 인프라 환경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와 혼합된 하이브리드(Hybrid)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 지역 디지털 격차를 실제로 느끼나. 어떤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지방 특성상 산업기반의 차이가 디지털 격차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제조업 기반이었다.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대부분 도심지를 제외한 외곽에 위치하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산업군 대비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고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티디지 부산지점은 고객사와 같이 검증과 테스트를 같이 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본사가 보유한 다른 산업군에서의 경험과 검증된 레퍼런스를 지역 고객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나 사회가 관심 가져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정부에서 지역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과 발달을 위해 정부 기관이나 유관 단체 등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지자체 역시 외국계 및 주요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균형 발전에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지자체와 기관의 IT 기술 도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부분에 대한 제도적 기준이 확실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기술 도입과 활용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문화가 있고 운영해오던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당장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섣부르게 접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기술에는 세계적인 추세가 있고 IT 트렌드가 있는 것은 분명 확실하기 때문에 앞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격차를 줄이고 자동화와 고도화에 따른 혜택을 통해 기술 활용의 편리함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금 추세에서 디지털 전환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여기서 정부·지자체의 역할은 무엇일까.
“디지털 전환의 목적은 비정형화된 데이터까지 정형화 데이터로 축적하고,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AI까지 확대해 플랫폼화하는 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GPT의 영향으로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AI 관련 기술 및 설루션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기업들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실적향상은 물론 클라우드를 활용한 보안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지자체 유치에도 긍정적이다. 디지털 격차 해소는 물론 범국가적으로도 디지털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 최근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투트랙 전략의 디지털 전환이 인기다. 기업 보안 우려와 서비스 확산 두 과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다. 부산지점 고객사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군의 90%가 제조 산업군에 속해 있다. 방산과 정부 기관과 관련 있는 고객도 많다. 국가 핵심기술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 산업의 기업 보안 분야에서는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 해결해야 할 보안 이슈들이 많이 있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온전히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온프라미스 클라우드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는 전략이 현재의 트렌드다. 티디지 부산지점에서도 이에 맞춰 고객에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고 있다. 또한 보안과 관련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티디지 본사에서는 클라우드 시큐리티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역량을 증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부산지점에서도 본사의 정책과 맞물려 클라우드 보안 컨설턴트 역할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 티디지 부산지점 고객사는 조선업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교육과 의료의 수요도 큰 것으로 아는데.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은 HD현대그룹과 한화오션이다. HD현대그룹에는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인력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MS 클라우드 기반 및 보안 설루션을 적용한 문서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별 클라우드 운영 환경을 분석해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기관에는 올해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학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여러 학교의 실증 검증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만 병원은 개인정보 보호 등의 보안 이슈로 폐쇄망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전환이 쉽지 않은 점이 있다. 기존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인프라 기술 지원과 라이선스 계약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모회사 라온피플의 의료 관련 AI 설루션과 협업 및 영업을 통해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티디지는 MS 공식 파트너사다. AWS, 구글 클라우드 등과 협업 계획은 없나.
“당연히 있다. 티디지 부산지점장으로서 목표는 지역에서 멀티 클라우드 파트너로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미 네이버클라우드와는 협업을 시작했다. 올해 네이버클라우드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추후 AWS, 오라클 등에도 사업 영역을 넓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 라온피플이 올해 초 티디지를 인수했다. 기대하는 점이 있나.
“라온피플의 AI 기술이 티디지와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라온피플의 비전 AI 검사 기술은 국내 최고의 AI 및 비전 기술로 자부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물론 AI 플랫폼 사업에서 클라우드 기술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사업다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아울러 올해 준비하고 있는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플랫폼(Cloud Management Platform)을 라온피플이 함께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지점에서 집중하고 있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실행시스템)에 생성형 AI가 접목된 영상관제 설루션인 라온센티널(LaonSentinel)을 적용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영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MS 클라우드 고급파트너인 티디지와 모회사인 라온피플의 생성형 AI 적용 설루션의 전략적인 개발협력과 파트너십을 통해 첨단 기술 확보는 물론 고객의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 티디지 부산지점은 수도권의 IT 수준에 맞춰 중남부 권역의 기업들도 균형 있는 기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클라우드 컨설팅은 물론 보안 및 관제시스템 등 확대 구축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티디지 부산지점은 2006년 1인 사무실로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212억 원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지방에서는 높은 수준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흔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본사의 기술자원과 부산지점의 기술 인력 양성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자리 잡은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처음 10년간은 많은 엔지니어를 확보할 수 없어 고객의 요구사항들을 직접 처리하지 못하고 본사 엔지니어를 통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 대응과 빠른 고객 응대를 통해 신뢰감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징검다리 역할에 만족해선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기술과 인력 양성해 집중했다. 그 결과 지금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자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인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상위 엔지니어들은 지방 제조 산업에 특화한 경험과 기술력을 오히려 본사에 공유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