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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사랑받는 박정민은 사실 책 '쓸만한 인간'의 작가이기도 하고, 전직 서점 주인이기도 했으며, 현재 출판사 '무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박정민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MoTV'에 공개된 "'무비랜드 라디오 EP 26. 7월은 무비랜드에서 박정민과 더위 사냥"이라는 제목의 영상 속에서 자신의 출판사 '무제(MUZE)'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진행자 모춘은 배우를 비롯해 작가, 그리고 단편영화 '반장 선거'의 감독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오는 박정민에게 초기 발상에 대해 질문했다. 박정민은 "결국 경험인 것 같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반장 선거'는 진짜 초등학교 다닐 때 너무 충격적인 기억이 있었다. 반장 선거할 때 아이들이 당 나눠서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라는 충격에 쓴 시나리오다. 술술 써지는 시나리오는 제 안에 있는 이야기를 풀 때다. 책은 좀 다르다. 기획이니, 작가를 찾는 게 중요하다. 당신의 이야기를 우리 출판사에서 해주세요"라고 자기 생각을 설명했다.
모춘은 출판사에 대해 "편집숍(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 갖춰놓은 매장) 같은 느낌이냐?"라고 다시 물었다. 이에 박정민은 출판사 '무제'에 담긴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저희 출판사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외되어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저희 출판사가 대형 출판사도 아니고, 매일매일 출판사 일을 신경 쓸 수도 없다. 1~2년에 한 권씩 나올 텐데, '최대한 이 출판사에 대해 갖고 있는 소신을 지켜서 가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출판사 '무제'는 현재 두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세 번째 책을 준비 중이다. 박정민은 "처음 시작한 게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였고, 두 번째는 그 작가가 동물들을 위해 사는 삶 이면의 또 다른 축축한 삶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 두 번째 책으로 결정했다. 세 번째 책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소설책이다. 종이책이 아닌, 오디오북을 먼저 만들 거다. 소설책이지만 소설의 형식이 아닌, 시나리오와 합쳐져 있는 느낌이다. 대사 위주로 흘러가는 소설이다. 현재 나오는 오디오북은 성우 한 명이 책을 읽어주지 않냐. 이건 배우들한테 각자 역할을 준다. 과거 라디오 드라마 형식이다. 그걸 김금희 작가님이 쓰고 계신다. 올해 9~10월 (발매)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박정민은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 이걸 카메라도 있고, 마이크가 있는 곳에서 먼저 말하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각장애인을 이용해서 장사하려는 거야?'라는 느낌을 줄 수 있지 않냐. 풀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오디오북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장애인재단에 기부하고, 종이책에 대한 수익금만 가져갈 거다. 최대한 남기는 거 없이 하려고 한다. 그런 게 저희 출판사의 모토다"라고 자신의 곧은 생각을 전했다.
이어 "본업이 아닌 다른 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은 아예 없다. 배우 일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내가 다른 일들을 할 때는 이걸 이용 안 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밖에 없지 않냐. 그래서 책방할 때도 매일 적자였다"라고 자기 생각을 덧붙였다. 배우, 작가, 감독, 그리고 출판사 대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원하는 박정민'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박정민은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하얼빈'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첩보 드라마로 오는 9월 5일부터 9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1승', '전,란', '인플루엔자' 등의 작품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무비랜드'에서는 박정민이 추천한 영화 네 편을 상영 중이다. 박정민은 '아는 여자', '스내치',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베이비 드라이버'를 추천했고, 이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극장 '무비랜드'에서 상영된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