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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캐치! 티니핑'의 극장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7살 딸과 약속했다. '이 작품은 꼭 같이 극장에서 보자. 그리고 라지 사이즈 팝콘을 사자.' 그 약속을 지켰다. 엄마가 지켰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은 아직 어두운 극장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딸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기 위해 용기를 한 스푼 내 지켜냈다고 해야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보러오길 잘했어"라며 뿌듯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랑의 하츄핑'은 '캐치! 티니핑'의 메인 캐릭터인 로미 공주와 하츄핑의 첫 만남을 담은 작품이다. 로미는 이모션 왕국의 사랑스러운 공주님이다. 10살이 된 로미는 왕국의 관습에 따라 '짝꿍 티니핑'을 정하려 한다. 이곳저곳에서 티니핑을 소개받지만, 로미의 마음은 열리지 않는다.
왕국 도서관에서 짝꿍 티니핑을 찾기 위해 독서 삼매경인 로미는 드디어 운명의 티니핑을 예감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하츄핑. 이를 알리자, 왕과 왕비, 그리고 몬쥬박사님까지 그를 만류한다. 인간을 혐오하는 티니핑 '트러핑'의 저주에 걸린 땅의 숲에 살고 있는 티니핑이었기 때문. 하지만, 로미는 그곳에 홀로 남아있을 하츄핑의 외로움을 바라보며 길을 나선다. 짝꿍 티니핑, '하츄핑'을 만나기 위한 로미의 모험이 그렇게 시작됐다. -
'사랑의 하츄핑'은 '캐치! 티니핑'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반가운 선물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예쁜 비주얼과 귀를 울리는 노래와 함께 '캐치! 티니핑'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 것. 특히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외국 애니매이션의 O.S.T 곡과 달리 한국어가 원어인 곡 '처음 본 순간' 등은 작품 속에 더 깊이 몰입하게 한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며 7살 딸과 함께 '처음 본 순간, 나는 빠져 버렸어'라고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7살 딸이 '사랑의 하츄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은 것도 해당 O.S.T가 흐르는 장면이었다. 그런 면에서 'K-겨울왕국'이라고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어린아이와 함께 온 부모로 가득 찬 '사랑의 하츄핑' 극장에는 눈물과 웃음 등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했다. 귀여운 캐릭터인 티니핑이 흑화된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는 목소리도 있었다. 7살 딸도 두 번 정도 공포심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어지는 전개에 다시 시선을 돌리고 몰입을 이어갔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서 "하츄핑의 눈물바다 같아"라고 안타까워하며 "제발, 제발, 제발"이라고 엄마의 손까지 모아 스크린에 마음을 보탰다. -
영화를 보고난 후, 7살 딸아이와 대화를 이어갔다. '캐치! 티니핑'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인 만큼, "'해핑, 공주핑, 라라핑, 꽁꽁핑, 딱풀핑'은 TV에서 본 캐릭터"라고 설명을 보태기도 했다. '캐치! 티니핑'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아마도 같은 모습일 거다. TV 시리즈 속에서는 지구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미와 티니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은 이모션 왕국을 배경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TV 시리즈 속에서 함께하는 로미공주와 하츄핑이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익숙한 캐릭터를 찾아보는 즐거움과 함께 리암 왕자와 트러핑 등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는 신선함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다.
오히려, "로미 공주는 한 번 본 적도 없는 하츄핑을 왜 그렇게 사랑하게 됐을까?"라는 내 질문에 아이는 "나는 이해가 되는데"라고 답했다. 그리고 "엄마가 날 처음 만났을 때 그랬잖아"라고 덧붙여 말했다. 아이와 극장에 오는 것은 때로는 생각지 못한 감상평을 들을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오는 8월 7일 전국 극장가 개봉. 상영시간 86분.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