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탈주'가 153만 관객수를 돌파했다. 한국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가운 성적표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데에는 주연배우 이제훈, 구교환이 있었다.
지난 3일 개봉한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담은 작품이다. 오늘(18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탈주'는 개봉 3주 차에도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53만 6,883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올라왔다. '탈주'는 개봉 첫 주 '인사이드 아웃2'에게 주말 박스오피스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 3주 차에도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장기적인 흥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제훈과 구교환은 홍보에 앞장섰다. 어려움도 있었다. '탈주' 개봉 전 웹 예능 '살롱드립2'에 출연한 이제훈과 구교환은 "재미없으면 환불해 주겠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에 무대인사 중 한 관객은 환불을 요구했고,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되며 마치 '탈주'가 재미없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
이를 잠재운 것은 이제훈, 구교환이었다. 두 사람은 '살롱드립2'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울숲으로 향했다. 현금을 넣은 금고까지 들고 나섰다. 그리고 다수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구교환은 짧은 영상의 연출로, 이제훈은 함께 주연으로 활약하며 감각적인 영상을 완성했다.
해당 영상은 '살롱드립2'를 제작한 TEO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TEO 측은 "'살롱드립' 서울숲 발언 그 후, 이제훈과 구교환 두 분이 진짜 서울숲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후문입니다. '살롱드립'에 진심이신 (구)교환씨가 직접 만드신 영상이라는 후문까지"라는 글과 함께 후일담 영상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탈주 환불코너'라는 글씨를 써 붙이고 소품까지 마련했다. 짧은 영상 속에서 대칭으로 앉아 있는 두 사람과 닫히는 금고통의 리드미컬한 사운드까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탈주 재밌는 거'라는 손 글씨 폰트 역시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된다.
'탈주' 뿐만이 아니다. 한국 영화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배우들은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하이재킹'에서 열연한 배우들은 개봉일인 지난달 21일부터 개봉 3주 차까지 총 26개 극장, 169회 수준의 일정으로 관객과 직접 만났다. '핸섬가이즈' 역시 개봉 4주 차를 맞는 주말에도 무대인사를 결정했다. 특히, 20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핸섬가이즈' 무대인사에는 3주차 MC 유리에 이어 박정민이 스페셜 MC로 함께 한다. 이들의 노력이 더 많은 관객에게 닿기를 기대해본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