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유아기와 노년기에 많이 시행하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10대에서 30대 사이의 고심도 난청 환자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421명의 환자 중 10대에서 30대 사이에 생애 첫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후향적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인공와우 수술은 보청기를 사용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도 이상의 난청 환자에게 시행하는 재활 방법으로, 내이에 위치한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원리를 이용해 청각을 회복시킨다.

연구팀은 먼저 대상 환자의 DNA 샘플로 분자 유전학적 검사를 실시해 청력 손실의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65.2%(40명)에서 청력 손실의 유전적 원인이 규명되었으며, 이 중 1/3 이상이 전정수도관 확장증(EVA)으로 잘 알려진 DFNB4로 나타났다. DFNB4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난청 유형의 하나로, 청력 조절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저하되어 난청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전정수도관 확장증 환자는 소아일 때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10대에서 30대 사이에도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해당 연령대에 고심도 난청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난청 환자의 경우 전정수도관 확장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 후 3개월 이상인 환자의 청능 평가도 실시했다. 그 결과, 63명 환자 모두 평균 문장 이해 점수가 80%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능 평가 때 환자의 나이, 청력 손실 발생 시기, 청력 상실 기간, 수술 전 발음의 명료도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회귀 분석을 수행한 결과, 청력 손실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수술 효과가 좋고, 수술 전 환자의 발음이 명료할수록 수술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에 게재됐다.

최병윤 교수는 “그동안 여러 연구의 관심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10대에서 30대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되는 난청 환자의 난청의 원인과 수술 예후 인자를 밝혀낸 것이 본 연구의 큰 의의”라며 “특히 이 연령대의 난청 환자는 수술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수술 결과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예후 인자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