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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AI 붐 오나”... 가트너, ‘하이프사이클 2024’ 발표

기사입력 2024.07.09 13:36
생성형 AI 사용 확대에 따라 ‘소버린 AI’ 중요성 ↑
생성형 AI 실제 검증 사용 사례 단계 접어들어
  • 가트너가  발표한 AI 하이프사이클 2024.  생성형 AI가 거품이 걷히고 실제 검증된 사용사례가 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소버린AI가 추가됐다. / 가트너
    ▲ 가트너가 발표한 AI 하이프사이클 2024. 생성형 AI가 거품이 걷히고 실제 검증된 사용사례가 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소버린AI가 추가됐다. / 가트너

    올해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에 소버린AI(SovereignAI)가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했다.

    지난 2일 미국 IT분야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AI를 위한 하이프사이클 2024’에 따르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소버린 AI가 새로 등장했다.

    소버린AI란 자주권을 뜻하는 소버린과 인공지능인 AI의 합성어다. 자체적인 데이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국의 언어와 문화, 사회적 맥락, 가치관 등을 반영한 AI서비스를 의미한다. 특히, 미국 중심의 빅테크들에 대한 가치관 종속을 우려하는 정부와 기업들이 소버린AI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은 기술 트렌드와 혁신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현실을 시각적으로 반영하는 그래픽 표현 방식이다. 기술 혁신의 성숙 단계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데 활용된다.

    소버린AI를 구축하기 위해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망, 데이터 수급,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까지 갖춰야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소버린AI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는 기업은 네이버다. 소버린AI 관련해 네이버는 자체개발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생성형 AI 챗봇인 '하이클로바 X'를 출시했다.

    지난 4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버린 AI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의 주력 사업은 다르지만 둘 다 예전부터 소버린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 구축 원천 기술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엔비디아는 AI반도체 등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 시장 확보를 위해 소버린AI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각국 정부도 소버린AI 강화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지난해 4월 구글 딥마인드, 메타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미스트랄AI(Mistral AI)는 자체 AI 모델 '르 챗(Le Chat)' 을 개발했다. 또 '챗GPT' 대항마란 평가에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네이버 등도 투자한 바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로부터만 받은 투자 규모가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AI 스타트업 기업인 문샷AI(Moonshot)도 중국어 문장 처리에 특화한 챗봇 '키미(Kimi)'를 선보였으며 알리바바가 약 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AI 스타트업 크루트림(Krutrim)도 현지 인도어를 학습한 LLM인 '크루트림(Krutrim)'을 개발했으며, 힌디어와 타밀어, 텔루구어 등 10가지 이상의 현지어가 지원된다. 핀란드 AI 스타트업 사일로(Silo) 또한 북유럽 언어 기반 LLM인 '포로(Poro)'와 '바이킹(Viking)'을 개발했다.

    일본도 최근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자 약 725억 엔(약 6200억 원)의 자금을 기업들에 지원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일본어 특화 LLM을 개발 중이다. 개발 중인 LLM은 지역별 건축 및 지형에 특화된 자연재해 대응 방법이나 기후 변화 등을 분석하는 식이다.

    아직까지 소버린AI 시장이 자국 언어 이해 및 처리에 더 집중하는 만큼, AI 모델이 문화와 역사적 맥락을 완벽히 습득하는 단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에 한 IT 업계 관계자는 “소버린 AI를 강화하려면 학습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양질의 공공데이터를 많이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기업도 개방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양질의 저작권 있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프 사이클에선 생성형 AI가 ‘환멸의 골짜기(Trough of Disillusionment)’ 단계에 막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에선 환멸의 골짜기에 대해  거품이 빠지고 유행이 사그러드는 단계, 미디어의 관심을 덜 받게 되는 단계로 정의한다. 

    지난해 생성형 AI는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의 한 가운데 자리했다.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은 과도한 열광과 비현실적인 예측으로 인해 기술 리더 일부가 홍보에 성공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실패가 발생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가트너는 “이 단계까지 돈을 버는 유일한 기업은 컨퍼런스 주최자와 콘텐츠 게시자”라고 비판했다. 가트너가 생성형 AI를 환멸의 골짜기라고 정의한 이유는 거품이 걷히고 실제 검증된 사용사례가 등장하는 단계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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