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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암 촉진하는 단백질 찾았다!…국내 연구팀 최초 규명

기사입력 2024.06.26 20:50
  •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김헌식·병리과 성창옥 교수팀이 최근 암 전이 과정에서 자연살해(NK)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HPK1이 과하게 발현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소실돼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소실되면 암의 전이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어떤 기전으로 소실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김헌식·성창옥 교수팀은 자연살해세포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 표적을 발굴하던 중, 암 전이가 일어날 때 혈액 및 전이 장소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소실되고 HPK1이 과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역으로 검증하기 위해 원발성 악성종양(원발 암)이 가장 흔하게 전이되는 장기인 폐 전이 상황을 가정하고, 자연살해세포가 HPK1을 과발현하도록 실험쥐의 형질을 전환했다. 그 후 흑색종 암세포를 정맥 주사 해, HPK1 발현 정도에 따른 암세포의 폐 전이 추이를 분석했다.

  •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그 결과, HPK1이 과발현되면 폐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로의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K1은 원발 암보다 전이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HPK1이 과발현되면 원발 암의 성장보다 전이암의 진행을 더 악화시켰으며, 유전체 분석 결과 전이암 환자의 생존율 감소 및 면역관문억제제 저항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반대로 HPK1이 결핍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암 전이가 효과적으로 억제될 뿐만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도 더욱 증가해, HPK1 조절이 실제 전이암 환자 치료에 유망한 표적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피인용지수=15.1)’에 최근 게재됐다.

    김헌식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고령화와 조기 검진 등으로 암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암의 전이를 예방하는 것이 전 세계 공통의 과제가 됐지만, 전이암과 관련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K1 단백질이 전이암에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HPK1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한다면 전이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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