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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사이판에는 다양한 명소가 있지만, 색다른 분위기의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을 주목해 보자. 푸른 바다부터 짙은 녹음의 정글까지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사이판 명소를 소개한다.
만세 절벽(Banzai Cliff) -
‘만세 절벽’은 전쟁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패배한 일본군이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고 해 ‘만세 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그 중 상당수가 강제 징용당한 한국인과 민간인으로 일본군의 총부리에 떠밀려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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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역사와는 달리 만세 절벽은 사이판의 대표 뷰 포인트로 꼽히는 곳으로, 눈이 시리게 푸른 바다와 시원하게 뻗은 절벽이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만세 절벽에 세워진 추모비나 나무 십자가 등은 일본인이 세운 것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인의 넋을 위로하려면 인근에 세워진 ‘태평양한국인추념평화탑’을 찾아가 추모하길 추천한다.
그로토(Grotto) -
‘그로토’는 세계에서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다. 117개의 계단 아래 펼쳐지는 천연 수중 동굴은 다른 세상에 온 듯 신비로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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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토에서는 전문 다이버가 아니더라도, 현지 투어 전문 업체를 이용해 스노쿨링을 즐길 수 있다. 이용 시에는 안전을 위해 CPR EFR, 라이프가드 안전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는 업체를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새섬(Bird Island) -
사이판의 인기 명소인 새섬(Bird Island)은 이름 그대로 새들 아지트다. 섬을 향해 큰 소리를 지르면, 한꺼번에 날아오른 새 떼의 장관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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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낮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쏟아질 듯한 별 무리를 감상할 수 있는 별빛투어 명소이기도 하다. 전문 사진가가 함께하는 현지 투어 업체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어디에서도 찍기 힘든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산 후안 비치(San Juan Beach) -
새섬 인근의 산후안 비치는 비밀 해변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악어를 닮은 기암절벽이 유명하다. 깨끗한 모래와 에메랄드빛 바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지만, 해변 근처의 잔잔한 물결을 믿고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악어 바위 근처로는 생각보다 큰 파도가 덮치는 경우가 많아 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타포차우 산(Mount Tapochau) -
‘타포차우 산’은 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산이지만, 해발 473m로 하이킹을 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사이판 최고봉인 전망대에서는 섬의 360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바다에 걸린 무지개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마리아나 전통 카누 -
차모로 전통 카누문화 복원센터 ‘500 세일즈(500 Sails)’에서는 4천 년 역사의 ‘마리아나 전통 카누’(Historical Design Canoe)’를 만날 수 있다. 노를 저어 이동하는 일반 카누와 달리 바람의 힘을 이용한 마리아나 전통 카누는 커다란 돛이 특징으로, 사이판의 독특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현재 500 세일즈는 토요일에 한정해 카누 시승체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이가 전통 카누를체험할 수 있도록 사이판 주요 호텔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승마 체험 -
최근 사이판에는 사이판 해안을 따라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산 후안 비치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는 바닷가에 자리한 사이판 호스 코스(Saipan Horse Cours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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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이판에서까지 승마 체험이냐고 할 수 있지만, 멋진 바다와 초록빛 언덕을 따라가는 체험 코스는 여느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진은 덤이다.
티니안, 정글 투어(Tinian Sightseeing Tour) -
사이판 이웃 섬인 티니안은 경비행기로 10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 곳이라 접근이 쉽지 않지만, 이색적인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특히,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보관 장소가 있는 티니안 정글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개별 이동하기에는 위험한 곳이 많아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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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어드벤쳐가 운영하는 정글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바위 사이로 파도가 물총처럼 뿜어나오는 블로 홀(Blow Hole) 등 티니안 명소는 물론 다양한 전쟁 유적지를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다. 세월의 때가 묻은 전쟁 유적지에서는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타가 비치(Tagachang beach) -
고대 차모로 왕족의 전용 해변이었던 타가 비치는 티니안의 대표 명소로, 이 세상 색이 아니듯 한 아름다운 물색에 감탄이 절로 터진다. 어느 곳에 눈을 돌려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동네 꼬마들의 다이빙 놀이터이기도 하다.
타가 비치 주변에는 고대 차모르 왕족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원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이 사용했던 소금 창고 등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