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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가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 상대는 사랑스러운 매력의 한선화. 그리고 라이벌로는 노련한 연기력의 권율이 합세했다. 색다른 관계성으로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일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의 제작발표회가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영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엄태구, 한선화, 권율이 참석했다. 김영환 감독은 작품에 대해 "한마디로 상큼 발랄 로맨스 코미디다.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과 동심 충만한 유튜버 고은하. 그리고 그런 고은하의 순수함을 알아보는 검사, 세 사람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라고 소개했다. -
엄태구가 연기한 '서지환' 역은 조폭 생활에서 손을 뗐지만, 험악한 인상과 분위기 탓에 편견을 받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우리 작품은 엄태구, 한선화 배우가 연기한 두 인물의 편견에서 시작된 드라마다. 편견을 깨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는 데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라고 귀띔했다.
'놀아주는 여자'는 그동안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엄태구의 첫 로맨스 도전작으로 이목을 끌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하며 자신을 가리는 것이 익숙한 36년 모태솔로 '서지환'을 맡은 엄태구는 "이런 캐릭터를 줄곧 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막상 선택하기에는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라며 "그래도 도전하고 싶었다. 귀여운 걸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특히 그는 "현타(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시간)는 항상 왔던 것 같다. 매일매일 쉽지 않았고, 로코(로맨틱 코미디) 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텐션을) 업 시키려고 하는 게 조금 어려웠는데 제 직업이니까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첫 로코에 도전한 각오를 전했다. -
김영환 감독은 '놀아주는 여자'가 엄태구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 드라마의 시작은 엄태구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태구가 과연 로코를?'이라는 그 유니크함 하나로 밀고 가고 싶었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걸 궁금해하실 것 같았고, 관계자분들은 특히 더 관심 가지실 것 같았다. 그 화두 하나로 시작했고 고민하지 않고 엄태구 씨로 결정했다"라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엄태구의 본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태구 씨가 시청자분들에게 남성, 수컷, 센 이미지로 각인이 많이 되어 있는 것 같다. 현실에서 보시면 쑥스러움도 부끄러움도 많은 사람이다. 태구 씨도 현실의 태구 씨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신 것 같다. 태구 씨의 새로운 매력이 작품에 잘 표현됐다"라고 귀띔했다. -
한선화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로 분한다. '술꾼 도시 여자들' 시리즈에서 극강의 텐션으로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썼던 한선화는 '놀아주는 여자'에서도 남다른 텐션으로 극을 이끌 예정이다.
이날 한선화는 '술꾼 도시 여자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예고했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에는 키즈 크리에이터다 보니 텐션이 높은 인물처럼 소개가 되는 것 같다. 제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고은하'는 '한지현'과 아예 다른 인물이었고, 이 드라마와 고은하만의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다고 생각했다"라며 "(고은하가) 밝은 인물이기는 한데 거기서 오가는 감정선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동물 탈을 쓰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말투와 행동을 소화하는 한선화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한선화는 "사실 문어 탈 쓰고, '미니 파워!'하는 대사를 해야 할 때가 촬영 초반이었다. 스태프분들과 친해지기 전이라서 찍을 때 굉장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라며 "그럼에도 해내야 하니까 민망함을 무릅쓰고 연기했다. 현실을 깨닫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까 잘 담겼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
권율은 고은하가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었던 현우 오빠와 이름이 똑같은 '장현우'를 연기한다. 장현우는 서지환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고은하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권율은 라이벌로 출연한 엄태구와의 호흡을 묻는 말에 오랜 인연을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태구 씨와는 10년 전쯤에 독립영화를 함께 찍었었다. 오랜만에 동지를 만나서 재밌었고, 촬영할 때는 스파크가 튀었지만 즐거운 현장이었다"라며 "제가 본 엄태구라는 배우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부분에서 캐릭터에 집중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변함이 없는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권율은 현재 SBS 금토 드라마 '커넥션'에서도 검사 역할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동시기 방영되는 작품에서 검사로 나선 것에 대해 권율은 "'놀아주는 여자'는 1년 전에 촬영했었고 저는 편성 시기를 알 수 없었다. 공교롭게 두 작품을 같은 시기에 보여드리게 돼서 본의 아니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 의지는 아니었다는 걸 알아달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두 작품 사이 차별점을 위해 체중에 신경 썼다며 "'놀아주는 여자'를 촬영할 때는 체중을 4~5kg 정도 감량했다. 샤프하고 어려 보이고 예뻐 보이려고 했고, '커넥션'에서는 조금 더 굵직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을 주고 싶어서 증량했다"라고 말했다. -
제작발표회 말미, 한선화는 '놀아주는 여자'의 관전 포인트로 '엔딩 맛집'을 꼽았다. 한선화는 "매 회 엔딩이 정말 맛집이었다. 엔딩이 재밌어야 다음 화가 궁금하지 않나.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엄태구의 첫 로코 도전이 통할지 궁금증이 쏠리는 가운데, 한선화가 자신한 '엔딩 맛집' JTBC 새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12일(오늘) 저녁 8시 50분 첫 방송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