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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놀라 솔로몬 크리테오 부사장, AI 시대 쿠키리스를 말하다

기사입력 2024.06.11 15:07
쿠키 없이 고객을 찾는 방법 다양, AI가 핵심 열쇠
“韓 정부, 데이터 보호하면서 유동적인 활용 방법 찾아야”
  • 놀라 솔로몬 크리테오 부사장. /서예림 기자
    ▲ 놀라 솔로몬 크리테오 부사장. /서예림 기자

    “우리는 신규 고객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쿠키리스 시대가 돌입하면서 기업들이 가지게 된 고민이다.

    구글은 크롬에서의 서드파트 쿠키(제3자 데이터) 폐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개인정보보호 침해 우려로 크롬 서드파티 쿠키 완전 폐지 계획을 발표한 후 단계적인 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쿠키는 웹 브라우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파일을 뜻한다. 사용자가 웹 사이트에 자동 로그인하거나 쇼핑몰에서 최근 본 상품들이 표시되는 비결엔 이 쿠키가 있다. 자주 본 상품, 이와 연관된 제품들이 광고로 뜨는 이유도 이 쿠키 때문이다. 애플은 2021년 4월부터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시행하며 사용자의 행태정보를 수집하고 추적해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쿠키 폐지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기업에겐 그만큼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렵게 됐다는 점을 뜻한다.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잠재 고객을 찾고 타겟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던 환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잠재 고객이 필요한 커머스 기업들은 쿠키리스 시대에 대비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서드파티 쿠키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대표 사례가 인공지능(AI)을 활용이다. 일례로 온라인 뉴스의 내용과 문맥을 이해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해, 사용자가 해당 내용의 뉴스를 보면 여기에 담긴 내용과 유사한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의 마케팅을 한다. 사용자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정보를 취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적다.

    이러한 쿠키리스 시대를 대비해 지원군으로 나선 기업도 있다. 프랑스 회사인 크리테오가 대표 기업이다. 크리테오는 최근 AI 기반 프로그래매틱(자동화) 방식으로 기업과 잠재 고객을 연결해주는 ‘커머스 그리드(Commerce Grid)’ 기술을 발표했다. 실시간 커머스 신호를 분석하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광고주가 선호하는 수요 플랫폼에서 잠재 고객을 타겟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크리테오는 쿠키리스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또 개인정보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으로 볼까. 한국에 방한한 솔로몬(Nola Solomon) 크리테오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부사장을 단독으로 만나 관련 얘기를 들어봤다.

  • 놀라 솔로몬 크리테오 부사장. /서예림 기자
    ▲ 놀라 솔로몬 크리테오 부사장. /서예림 기자

    - 쿠키리스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광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쿠키리스는 더 이상 상호운용적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서드파티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쿠키는 그동안 해당 산업에서 제일 많이 활용해 왔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로 사파리(Safari)가 쿠키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대안책이 필요했다. 우리는 여기에 어드레서빌리티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어드레스빌리티는 타겟팅이 된 광고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련된 제품을 제안할 수 있는 고객을 찾는 것이다. 쿠키는 제안할 수 있는 고객을 찾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 어드레서빌리티 전략은 생소하다. 자세히 알려달라.

    “어드레서빌리티 전략이란 다각화된 전략으로 세 가지의 큰 축으로 나눠져 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와 구글 프라이버스 샌드박스, 패쇄형 환경으로 나뉜다. 퍼스트파티란 해시(정보의 무결성이 확인)된 데이터 및 도메인 전반에 걸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조정하고 정확성을 높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개인 정보 보호와 개인화를 위해 설정된 구글의 솔루션을 사용해 크롬 브라우저에서 확장성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패쇄형 환경이란 메타(Meta)와 같은 소셜 채널에서 대규모로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크리테오는 AI를 도입해 전체적인 쿠키리스 환경을 다루고자 한다.”

    - 그렇다면 크리테오에서 발표한 커머스 그리드의 주요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설명하기 쉽게 공급과 수요로 나눠 얘기해겠다. 수요적인 측면에서 퍼포먼스 마케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고객의 행동별 맞춤 타깃팅하는 마케팅)과 같이 리테일러(소매상)들이 수익화 할 수 있다. 퍼블리셔(출판사)들도 상품을 가지고 수익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크리테오는 이를 공급하며 퍼블리셔들의 참여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에이전시(대행사)가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마케터와 에이전시 그리고 퍼블리셔가 직면한 주요 도전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중요한 질문이다. 일단 고객들은 사생활 보호가 굉장히 중요하다. 거시적으로 바라보면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관련된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생태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그널(특정한 내용)이 줄어들고 맞춤화된 광고를 하기 위한 데이터 자체도 줄어든다. 하지만 마케터는 새로운 유저들을 필요로 하고 퍼블리셔 같은 경우엔 CPM(Cost Per Mille, 광고 비용을 측정하는 모델의 한 종류로 1,000회 광고를 노출시키는 데 사용된 비용) 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며 리테일러는 두가지 다 필요하다. 한마디로 신규 고객이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잘 이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 디지털 마케팅에서 광고주, 고객, 정부 관계 등 여러 관계가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 크리테오는 이런 관계 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디지털 생태계에 필요한 부분을 위해 크리테오는 동종 업계 회사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한다. 광고주나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어떤 상황에 당면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광고주를 대신해 어떤 상황과 관계에 직면했는지 테스팅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굉장히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광고주들은 새로운 캠페인을 하고 수익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 한국의 디지털 규제는 고객 정보 보호나 저작권 등으로 인해 좀 높은 편이다. 디지털 마케팅 산업 발전에도 장애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정부가 노력을 해야 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러 국가들도 데이터 관련해 엄격한 접근 방식을 취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의 동의라고 생각한다. 모든 기업들은 데이터 관련해서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고객의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마케터나 리테일러들이 고객에게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 이해시켜줘야 한다. 즉,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줌으로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이렇게 브랜드와 고객 간의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 고객들의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이 되고 어떻게 활용이 되며 보호가 되는지를 정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크리테오는 이 부분을 굉장히 잘 관리한다. 데이터를 받으면 두 번씩 해시처리 해 고객이 관심 없어하는 분야는 추천하지 않으며, 해당 고객이 누구인지도 식별 가능하다. 이는 고객에게 큰 이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자국 기업이 돈 버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이 성장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유동적으로 활용해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 최근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도 생성형 AI를 비롯해서 AI 기술이 접목이 되고 있다. 크리테오는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관련된 솔루션이 있는가.

    “사실 크리테오는 창립됐을 때부터 AI를 활용한 기업이다. 자체적으로 전담 AI 랩 팀도 있다. 이 팀은 AI 기술자들로 이뤄져 AI를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디지털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그리고 AI 기술이 필요하다. 크리테오는 다양한 정보를 AI에 주입시킨다. 그리고 최적화 작업을 자동화 된 방식으로 처리한다. 자사의 AI는 몇 개의 시그널로도 시그널이 없는 고객를 찾아낼 수 있다. 싱가폴에서 열린 ‘비즈니스 리드 테크놀로지 어워드’ 도 수상한 경험이 있다. 자사의 KNN 기술이 대표적이다. KNN은 여러 개의 시그널을 가지고 마켓과 오디언스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전반적인 커머스 플랫폼을 지원하고 어드레서빌리티 전략을 지원한다.”

    -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다각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에이전시나 퍼블리셔 등 기술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한 개의 솔루션이 아니라 여러 개의 솔루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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