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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한국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 최초 규명

기사입력 2024.06.07 09:26
  • 국내 연구팀이 비유럽계 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 자폐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유전적 변이를 최초로 규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공동연구)팀이 게놈의 일부인 ‘짧은 연속 반복 서열(Short Tandem Repeat, STR)’의 변이가 뇌 형성과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의사소통 등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복합적 신경 발달 장애로 유전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다양한 유전적 요인을 밝히지 못한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북미나 유럽인 대상으로 한국인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한국계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유전적인 원인을 밝히고자 한국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634가구의 게놈을 분석했다. 

    게놈은 유전자와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의 합성어로, 주로 직렬 반복을 포함한 반복적인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 Nucleic Acid, DNA)’으로 구성된다. 이 중 STR은 게놈의 약 6.8%를 차지하며, 형질 차이에 기여하는 유전변이 중 하나다.

    연구팀이 2,104명(자폐스펙트럼 장애인 641명, 부·모 각 634명, 비자폐 형제 195명)의 유전자 12,929개를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STR 변이가 수정기부터 출생까지의 유전자 발현과 염색체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이는 전두엽 피질에 분포하는 유전자들에서 발견됐으며,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관련된 적응 능력과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기존 해외 북미나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진 장폐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인 유전자는 한국인의 특성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가 한국인의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대상으로 연구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정신의학 및 임상 신경과학(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 IF 11.9)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빠르게 치료를 받으면 좋은 성과가 있다”며, “자폐스펙트럼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기 위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유전변이 양상을 포괄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는 “기존의 대규모 유전체 연구는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졌기에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로 한국 자폐스페트럼 장애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유전적 변이를 최초로 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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