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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이 인텔과 협력을 말할 때 기자들은 탄식했다

기사입력 2024.06.05 23:11
한국과 협력을 얘기하는 ‘인텔 AI 서밋 서울 2024’에서 통제된 언론
“한국에서 인텔의 AI는 Not Everywhere였다”
  •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상영되고 있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의 강연 모습. /김동원 기자
    ▲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상영되고 있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의 강연 모습. /김동원 기자

    “하~ 참”, “이거 원”, “하하”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인텔 AI 서밋 서울 2024’ 행사 현장에서 나온 기자들의 탄식이다. 이 탄식은 저스틴 호타드(Justin Hotard) 인텔 수석장 겸 데이터센터 및 AI그룹 총괄의 기조강연 이후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의 강연에서 나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내 대학과 파트너 기업과 인텔과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순간이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이날 인텔은 가우디라는 강력한 AI 칩을 가지고 있고, 네이버는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제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 협력은 네이버클라우드 혼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스퀴즈비츠와 KAIST, 서울대 등 대학 연구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다양한 실험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 올해 연말 인텔이 가우디3를 공개할 때 우리 소스코드와 경험이 여기에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탄식이 나온 건 그 순간이었다. 인텔에서 더 이상 발표를 들을 수 없게 해당 영상을 껐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이날 인텔은 AI 서밋 행사를 취재할 기자들을 회의장에 모아놨다. 실제 현장이 아닌 회의실에서 영상을 통해 생중계를 볼 수 있게 했다. 문제는 기조연설부터 시작됐다. 발표 내용이 전날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등 관계자들이 발표한 내용과 유사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기자들이 모인 건 서울에서 열린 행사였기 때문이다. 인텔 AI 서밋은 인텔이 몇 개 국가를 다니며 AI 시장 전망과 파트너사의 솔루션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잘 알려진 인텔의 발표 내용뿐 아니라 한국 기업, 대학과의 협력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도 기조연설보다 최근 인텔과 협력을 얘기했던 네이버의 이야기에 기자들의 타자 소리가 더 크게 나왔다. 하지만 인텔코리아는 중간에 영상을 끄고 기조연설을 한 저스틴 호타드 수석 부사장의 Q&A 세션을 진행했다. 파트너사 이야기보다 인텔을 홍보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인텔 AI 서밋의 다른 얘기를 전할 수 있는 통로인 언론이 통제됐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게다가 이번 행사의 주제가 AI Everywhere였다. AI를 모든 곳에서, 어디서나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해당 얘기를 어디서나 들을 수가 없었다.

    물론 인텔 관계자는 영상을 끄면서 양해를 구했다. “하정우 박사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만, 정해진 시간이 있어 Q&A를 진행해야 한다”며 영상을 내렸다. 행사 시작 전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기자들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 인텔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만 듣게 한 점은 아쉽다”면서 “다른 행사에선 기자들이 자유롭게 행사를 취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서울 행사의 주요 내용은 한국과의 협력은 듣지 못한 채 11시 30분에 기자들을 일괄적으로 내보낸 것은 아쉽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이날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는 인사말에서 “인텔은 오늘 참석하신 분들과 여기에 대한 인식과 노력, 열정을 가져갈 때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같이 공유하는 지식과 영감을 통해 여러분의 AI 여정이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인텔은 중요 소식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언론을 통제하면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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