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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속 변우석은 유독 빛났다. ‘선재 업고 튀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을 마주한 팬 임솔(김혜윤)이 우연한 기회로 과거로 돌아가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그리고 그 속에서 10대의 선재는 풋풋함으로, 20대의 선재는 따뜻함으로, 30대의 선재는 성숙함으로 빛났다. ‘선재 업고 튀어’는 선재와 솔의 영상 화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각도로 이들을 담아냈다. 같은 로맨스 장면이라고 해도, 다양한 컷들은 솔선 커플의 감정을 배로 만들어줬다.
각기 다른 선재의 시간 속에서 한 번도 빛을 잃지 않는 그가 묘했다. 그리고 이후, 스태프들의 SNS나 감독, 작가의 말 속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현장의 모두가 다 ‘선재’를, 변우석을 사랑했다. 그 모든 장면은 메이크업부터 의상, 소품, 조명, 촬영 등 모든 스태프의 애정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선재’, 변우석의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고 인터뷰 내내, 세심하게 그리고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그의 마음에 답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
Q. 지금은 선재의 상태인가, 변우석의 상태인가.
“아직 보내지는 못했죠. 그런데 선재로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 (웃음) 다행히 요즘에는 OTT가 있어서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과거 ‘20세기 소녀’ 속 캐릭터 풍운호에 대해서는 “외로운 소년”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선재는 어떻게 다가왔나.
“선재는 대본에서 주는 힘이 엄청나게 셌어요. 작가님께서 지문 같은 걸 엄청 디테일하게 써주셨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잘 상상이 됐고, 예뻤어요. 초반에 3부까지 읽었을 때, 다리 위에서 우산을 쓰고 등장하는 장면에 ‘너무 드라마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했었어요. ‘판타지 드라마라서, 더 판타지를 부각시키는 건가’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4부에서 다시 만나서 하는 대화를 보니, 초반과는 또 다르게 보게 되더라고요. 초반에 다르게 다가가는 게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본을 외웠던 것 같아요.”
Q. ‘선재 업고 튀어’ 속에는 인서트 장면도 많고, 로맨스 장면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컷이 등장한다. 그래서 정말 ‘변우석의 영상 화보’ 같이 감탄하며 보게 된 지점이 있었다. 스태프들을 모두 ‘내 사람’으로 만든 비결이 있나.
“아직 제가 그들의 마음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는데요. (웃음) 저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자, 꾸밈없이 감정 그대로 이야기하자’라는 생각을 하며 사람을 대하는 것 같아요. ‘감사할 때는 감사합니다’라고 표현을 하려고 하고요. 그런데 저보다도 현장 모두가 ‘선재’를 좋아해 주셨던 것 같아요. 글이 정말 예뻤거든요. 저와 직접 만나는 지점이 없었던 후반작업 해주신 분들까지도 선재를 사랑해 주셨고, 정말 최선을 다해 같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좋은 현장이었어요.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었고, 의견을 반영해서 촬영을 해주셨어요. 모두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어준 스태프들과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죠.” -
Q. 그런 이유 때문인지 ‘선재 업고 튀어’를 단체 관람할 때, 스태프 관에서 90도로 인사하며 눈물을 참지 못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분 한 분 찾아가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잖아요. 진짜 많이 고생하셨거든요. 솔직하게 너무 감사한 거예요. 제가 진짜 사랑하는 작품으로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제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지만, 사실 그 장면을 만들기 위해 촬영, 조명 등 감독님과 스태프들은 한두 시간 전에 미리 가서 설치해 주시고, 다양한 구도를 고민해 주시거든요. 그분들이 어떻게든 환경을 맞춰주시려고 노력해 주셨고,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말씀해 주셨던 예쁜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사실 제가 다 받잖아요. 정말 그때 스태프들이 모여있던 그 관에서 어떻게든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말로 더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감정적으로 뭔가 북받쳐서요. 그날 마지막 16화, 마지막 선재의 모습을 보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그런 여러 가지 감정들 때문에 그렇게 눈물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그다음에 촬영 감독님께서 제게 문자를 주셨어요. ‘사랑한다, 선재’라고요. 너무 감사했고,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
Q. 주변에서 이렇게 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많이 전해 들은 적이 없었다. 한 대학병원 간호조무사는 선재가 의료 붕괴를 막았다고, 직장인들은 선재는 월요병 치료제라고, 또, 주부들은 선재가 가정붕괴를 막았다고 이야기한다.
“저도 댓글을 좀 보는 편이거든요. 회사에서 영상이 올라가서, 댓글을 읽어봤는데 엄청 좋은 거예요. 하나하나 보면서 ‘더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든 시기에 선재 덕분에 행복했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제가 제 팬카페에 글을 남기고 못 들어가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댓글을 보고 너무 울 것 같아서요. 나중에 ‘감정적으로 좀 괜찮아졌을 때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제가 글을 하나 올렸는데, 제 매니저가 ‘형, 지금 댓글 읽으시면 안 될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울 것 같다고요. ‘선재 업고 튀어’에서 위로를 받으신 분들이 너무 많고, 저도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다 보니, 그 감정이 깊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이야기를 해주실 때 ‘진심이구나’라고 느껴지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라는 업이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느껴요. 작품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진짜 위로가 되고,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랑도 얼마 전에 만나서 이야기했는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그전에도 진심으로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요.”
Q. 월요일이 와도 ‘선재’가 있어서 두렵지 않았는데, 이제 걱정이 된다. ‘선재’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선재’를 보내지 마시고요, 보고 싶을 때마다 OTT를 통해서 꺼내 보세요. 저도 빨리 다시 보고 싶어요. 진짜 계속 다시 보고 싶어요. 저도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저도 생방송을 기다리면서 본방 사수했거든요. 하루에 16부를 쭉 몰아서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 선재와 솔이는 같은 것을 느꼈답니다…변우석 "진’솔’의 '솔'" [인터뷰②] 로 이어집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