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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를 위해 좋은 판단이 내려졌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타협을 제안했다.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뒤 첫 입장 표명이다. 앞서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을 표결하기 위해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지난 7일 민 대표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대표 해임안에 대해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던 상황이다.
이날 기자 회견장에 등장한 민 대표는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되어 가벼운 마음이다"라며 "저희의 상황과 제 생각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자신의 신분은 하이브 자회사의 사장이면서 동시에 어도어의 대표이사 자격이라며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인데, 이게 법리적으로 복잡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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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하이브 측은 "당사는 민희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여 이번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민희진 해임의 건'에 대해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희진 대표의 해임은 없었으나,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민희진 대표 측 사내이사 2인이 해임됐고, 하이브가 추천한 신임 사내이사 3인이 새롭게 선임됐다.
이숙미 변호사는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5분 정도 진행됐고, 각 안건에 대한 특별한 토론도 없었다. 찬성 입장, 반대 입장만 발언했고 하이브 측은 1안이 민희진의 대표이사 해임이었는데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나머지 2분의 경우 해임 의결권에 찬성해서 해임이 됐고, 특별한 의견 없이 새로운 이사가 선임됐다. 입장 표명 등의 대화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임된 이사들의 경우 어도어의 일원으로서 계속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수균 변호사는 "저희가 걱정하는 부분은 하이브가 어떤 조치나 행위를 하는 것에 따라 여전히 민희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 해임이 될 수 있다.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사들의 결의가 있다면 다른 대표이사가 선임될 수 있는데, 법원의 취지를 존중한다면 새롭게 선임된 이사들도 그런 의결권을 행사하지는 않겠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 여전히 저희가 불안한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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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이브 측은 앞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사는 법원이 이번 결정에서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하여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은 분명하다'라고 명시한 만큼,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추측됐던 상황이다.
민 대표는 "판결문을 읽으면 사실 그 워딩이 그렇게 중요하게 사용된 것이 아닌, 판결 과정에서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을 배척하고자 쓰였던 부분이다"라며 "배신이라는 표현은 신의가 깨졌다는 이야기인데, 신의는 한 사람만으로는 깨질 수 없다. 그리고 이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이고 경영적인 판단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경영인은 얼마나 수익을 냈고, 이익을 냈는지 숫자로 증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어도어를 통해 타 보이밴드가 5년에서 7년 만에 낼 수 있는 성과를 걸그룹을 통해 2년 만에 내게 됐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한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의아하다"라고 답했다.
또한 "제가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했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어도어의 경영권은 지금도 저한테 있지만, 결정은 하이브가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브 측에서 싫다고 하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저는 지분이 18%인데 무슨 힘이 있겠어요"라며 민 대표는 "제 입장에서는 제가 싸움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라며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동의했다. 다만 하이브와 아직까지 이야기가 오고 간 부분은 없다며 "하이브가 제 의도를 오해할 수 있기에 솔직한 마음을 얘기해서 빨리 정리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기자 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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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민희진 대표를 배임 행위로 고발하게 된 단초가 된 사건은 민희진 대표가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고 지적하는 내용 등이 담긴 내부고발 메일이었다. 민희진 대표는 이 외에도 모회사의 멀티 레이블 체제의 모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회사와 모회사 간의 이해 상충이 발생되는 것에 대해 민 대표는 "하이브에 많은 사업 부서가 있는데, 매출 연결을 잡아야 하니까 그러다 보면 그 가지고 있는 사업의 계열사로 하는 것이 좋은데, 사실 사업이라는 영역은 경쟁력이 중요하다. 회사 안의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이 첫 번째지만, 제가 원하는 방향과 추구하는 것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외부 업체와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제 입장에서는 경쟁을 통해 더 나은 것을 적은 금액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고, 결국 굿즈가 높은 매출을 올리면 하이브로 다 잡히게 될 매출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건강하게 지적할 수 있는 것인데,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르다 보니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민 대표는 "지금은 제가 타협의 의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판할 상황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도 없고, 문제를 봉합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부터 뭐를 고쳐야 하는지 따져가야 하는 단계고, 하이브 조직의 쇄신을 위해서도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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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는 이날 뉴진스의 활동과 관련해 6월 도쿄돔 팬미팅을 비롯해 내년에는 월드 투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이사진들이 선임되며 활동에 차질이 생길 우려는 없는지 묻자 "만약 그렇게 (차질이) 된다면 그분들이 어도어에 배임이 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런 판단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어도어, 그리고 뉴진스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할 것 같다"라며 "만약 빨리 해야되는 일들을 굉장히 길게 끌어서 결단이 늦어지게 된다면 저도 (그분들께) 배임에 모의 단계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 입장은 어도어와 뉴진스의 이득이 최선이고, 그렇게 되는 것이 하이브에도 실적으로 이어지고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이브와 대화 시일을 정해둔 것이 있는지 묻자 그는 "시한을 두는 것 없이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할 뿐"이라며 "그분들이 이사회를 열어 저를 해임하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 혹시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굳이 그래야겠냐 싶은 것이다. 솔직히 같이 일하기 힘든 것은 저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기분 나쁘다고 그만두면 모든 것이 망가진다. 나도 힘들고 괴롭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프더라도 참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이래도 상대가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혼자서 바이럴이든 역바이럴이든 뭐를 할 수 있겠어요"라며 "여론전도 피곤하고, 이 분쟁을 더 길게 끌고 싶지가 않다. 다행히 법원이 판결을 내려준 분기점이 생겼다. 우리는 이해관계로 만난 사람들인 만큼,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오히려 저만 생각하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 저는 뉴진스와 하이브의 미래를 생각해서 그런 관점으로 저 또한 한 수 접을 거니까 같이 접자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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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의 비전에 대해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라며 "뭣도 모르는 어리는 친구들이 끼는 있는데, 이걸 어떻게 분출해야 할지 모르겠고, 연예인은 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어서 크다는 회사에 오디션을 보고 들어온 것이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랐던 친구들인 만큼, 제가 생각했을 때 중요한 것은 계약 기간 동안 이 친구들이 자립할 수 있게 연습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이 7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하고 그만두고 싶을 수도 있는데, 그걸 누가 말리겠어요. 할만큼, 열심히 했으면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붙잡고 재계약을 하거나 이런 것은 폐단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K팝 신에 없던 비전이긴 해요"라며 민 대표는 "저는 K팝 신이 고착화되는 것이 싫다. 누군가 잘 됐다고 모두가 그러한 스타일을 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우리 스타일이 많아지면 우리도 먹고살기 힘들어진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그런 것이 재미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이런 방식을 채택해서 잘 되는 것이 좋은 비즈니스 롤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와 함께 민 대표는 "제가 무슨 판단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뉴진스 친구들이 저를 많이 의지하고 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좋은 판단을 해주었으면 좋겠고, 저는 금전적인 타협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앞으로 제 행보를 보시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온 세상이 나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애들을 위해 좋은 판단이 내려졌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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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