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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드는 시간 51% 단축! 뇌파 유도 기술로 불면증 개선한다

기사입력 2024.05.21 14:35
  • 양쪽 귀에 다른 주파수를 보내 특정 뇌파의 형성을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을 이용하면,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최근 연구에서는 국내 성인의 60%가 만성적으로 수면 불편감을 겪고, 이 중 약 절반이 불면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성인(약 3,600만 명) 중 삼분의 일가량이 불면증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연간 약 72만 명(2022년)으로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면증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 부족과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인지행동치료·약물치료 등 기존 치료법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이우진 교수, 고려대학교 전자·정보공학과 황한정 교수 연구팀(이화아니 충북대학교 연구원)은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특정 뇌파를 유발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에 주목했다.

    바이노럴 비트는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면 우리 뇌에서 두 주파수의 차이만큼의 파동을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뇌파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한 쪽 귀에 300Hz, 다른 쪽에 310Hz의 소리를 들려주면 10Hz의 뇌파가 생성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주파수 차이가 지속해서 변화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가 얼마나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는 교차설계 무작위배정 및 수면다원검사, 생체지표분석 등의 방법이 사용됐다.

    연구 결과, 동적 바이노럴 비트를 들으며 잠들 경우 불을 끄고 난 후 잠이 들기까지 시간(수면 잠복기)을 51%나 단축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전체 수면 효율은 3.8% 증가했으며, 교감신경계 활성도 지표인 심박 변이가 저주파 영역에서 25%가량 감소하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감신경계 활성화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주요 기전으로, 이 지표가 감소한 것은 잠들기 좋은 안정적인 상태가 유도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Sleep’에 게재됐다.

    윤창호 교수는 “불면증 환자는 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입면’의 어려움을 겪는데, 특별한 불편감이나 번거로움 없이 일상에서 이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법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황한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동적 바이노럴 비트의 성능을 확인한 만큼, 이러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파수, 음량, 제공 시점과 시간 등을 사용자에 맞춤 최적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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