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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별도 장비 없이 수면무호흡증을 검사할 수 있는 앱이 처음으로 식약처의 진단 보조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았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대표이사 이동헌)이 자사의 디지털 수면무호흡 진단 보조 앱 ‘앱노트랙(Apnotrack)’의 식약처 인허가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앱노트랙에 탑재된 인공지능(AI) 모델은 수면 중 숨소리를 활용해 환자의 호흡 패턴을 분석한다. 최소 20분 이상의 수면 데이터만 있으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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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기존 수면무호흡증 검사는 병원에서 잠을 자면서 받아야 했기에 최소 12시간 이상 수면 전문 클리닉에 머물러야 하고, 비용도 1회에 수십만원 내지는 수백만원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가정에서 스마트폰 앱만으로 간단하게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수면무호흡증 조기진단 목적으로 승인받은 갤럭시워치와 비교해 별도의 기기가 없이도 더 높은 신뢰구간을 달성한 것이 본 의료기기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SKT, 삼성생명, 경동나비엔, 삼성전자 등과 실 수면 서비스를 운영 중인 에이슬립의 수면 측정 정확도는 현재 병원 검사의 94%에 달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스트레스 증가, 만성 졸음,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와 같은 증상을 유발하며, 교통사고, 업무 효율 저하, 다양한 합병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사망 위험도를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는데, 앱노트랙은 이러한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을 검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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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높은 정확성과 반복적 검사가 가능한 앱노트랙이 수면 외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앱노트랙 임상시험을 총괄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정훈 교수는 “이 앱은 코골이가 반복되거나 수면 중 호흡이 불안정해 보일 때 가정에서 스크리닝 목적으로 간단히 사용할 수 있으며, 수면무호흡증이 잘 보이는 비만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모니터링과 함께 수면무호흡증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긴요한 디지털 의료기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식약처로부터 신속하게 승인을 받아 잠재력과 혁신성을 높게 인정받았다는 데에 의의가 크다"며 "앱노트랙을 활용하여 비만 치료제 혹은 양압기와 같은 수면무호흡증 치료와 관련된 기업과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임상적 근거를 쌓아 앱노트랙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슬립은 향후 앱노트랙의 2025년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수면무호흡증과 비만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Open AI와 같은 기업과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수면비서 등을 만들어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