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기술의 고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신희득 물리학과 교수·이동진 박사 연구팀이 양자 과학 분야의 핵심기술인 NOON 양자얽힘을 새로운 형태로 구현했다고 10일 밝혔다.
양자얽힘 현상 중에서 ‘NOON 양자얽힘’은 두 경로를 갖는 간섭계에서 하나의 경로에 광자가 N개가 있고, 나머지 경로에는 광자가 없는 상태와 그 반대되는 경우가 중첩된 상태다. 이러한 두 상태가 섞이면서 같은 주파수를 가지더라도 광자들이 두 경로로 동시에 이동해 해상도가 N배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양자 이미징과 센싱, 컴퓨팅 분야에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자 센싱에서 초해상도(super-resolution) · 초민감도를 이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NOON 양자얽힘 현상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NOON 양자얽힘을 구현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광자의 주파수를 바꾸는 주파수 광분할기를 사용해 하나의 단일모드 광섬유에 두 가지 주파수(236.45THz와 235.85THz)를 가진 광자가 중첩된 상태를 이용했다. 연구팀의 방식으로 양자얽힘을 구현한 결과 기존 단일 광자 실험보다 해상도가 두 배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여러 광자가 동일한 경로로 이동해 훨씬 안정적임을 확인했다. 이동진 포항공대 물리학과 박사는 “단일 경로에 두 주파수를 가지는 특이성으로 인해 기존에 볼 수 없던 높은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의학과 자율주행차 레이더, 통신 등 분야에서 고해상도 센싱과 안전한 통신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양자역학은 원자와 분자, 광(光)자 등 미시 세계의 물리적 현상을 다루는 분야로 양자역학의 이론과 원리는 기초 과학 분야뿐 아니라 양자컴퓨팅과 통신, 센싱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양자얽힘’은 두 개 이상의 양자가 서로 연결된 것처럼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으로 양자역학에서 가장 독특하고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이다. 입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한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면 다른 입자의 상태가 결정되는데, 아인슈타인은 이를 ‘유령 같은 원거리 작용’이라고 불렀다.
이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Light: Science & Appl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신희득 포항공대 교수는 “연구팀이 발견한 주파수 기반 양자얽힘의 고유한 특성 덕분에 양자 센싱과 통신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암호통신 집적화 및 전송기술 고도화 사업과 대학ICT연구센터(ITRC)사업, 한국연구재단 양자컴퓨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