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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D현대, 통신 케이블에 지능 입혀 단선 위험 경고

기사입력 2024.05.09 17:17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 도입
“굴착기 50M 이내 접근 시 알림 울려”
  • 구재형 KT 네트워크기술본부장 상무가 9일 언론설명회에서 KT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데이터 융합 협업과 지능형 통신케이블 보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 구재형 KT 네트워크기술본부장 상무가 9일 언론설명회에서 KT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데이터 융합 협업과 지능형 통신케이블 보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건설 현장에서 실수로 광케이블을 망가뜨리는 통신 단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KT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주사)이 통신 단선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9일 KT와 HD현대는 KT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이종 산업 간 데이터 융합이 이 협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광케이블 50미터 이내 굴착기 접근 시 경고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알림으로 미리 알려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굴착기 운전자가 광케이블 회선에 50m 내 접근하면 연결된 플랫폼을 통해 케이블 노선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최신 굴착기의 텔레매틱스 기능과 GPS 정보를 KT의 선로 관리 플랫폼 ‘아타카마(KT ATACAMA)’에 연결하면서 가능해졌다.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는 원격 관리 플랫폼 ‘하이 메이트(Hi MATE)’로 위치 정보를 KT 외부 선로 관리망 ‘아타카마’에 자동으로 전달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굴착기의 경우 운전자가 ‘마이 디벨론(MY DEVELON)’ 건설기계 종합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지중 매설물’ 조회 시 굴착기의 GPS 정보가 KT 아타카마로 공유된다. 마이 디벨론에서는 장비 위치, 가동 시간, 가동률, 연비 등과 같은 세부 사항을 볼 수 있다.

    굴착기가 KT의 광케이블 쪽으로 50미터 이내 접근하면 자체 고객 서비스 ‘현대 커넥트 앱’이 이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이 내용은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KT 직원에게 동시에 발신되고, KT 직원은 즉시 출동해 공사 현장 책임자 또는 운전자에게 공사 일시 중지를 요청한다.

  • KT 엔지니어가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으로 굴착기가 KT의 광케이블 쪽으로 50미터 이내 접근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 /KT
    ▲ KT 엔지니어가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으로 굴착기가 KT의 광케이블 쪽으로 50미터 이내 접근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 /KT

    ◇ 큰 피해 야기하는 단선 사고 예방

    이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는 KT가 전국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굴착기 운전자가 ‘광케이블 지킴이’를 이용하도록 독려해 통신 단선 사고를 예방했다. 광케이블 지킴이는 공사 관계자가 인근에 광케이블이 매설돼 있는지 간편하게 확인하는 앱이다. 또 KT는 전국 620개 순찰조를 운영, 현장 출동해 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을 설치하고 건설 장비 기사 대상 위험 지역 안내를 시행하는 등 통신 단선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번 광케이블 반경 50M 알림 시스템으로 KT는 한 해 250여 건이 넘는 통신 단선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 단선 사고는 통신사와 그 고객 외에도 운전사 개인 변상 또는 건설사 비용으로 이를 처리해야 하고 복구 기간 공사도 중단된다.

    구재형 KT 네트워크기술본부장 상무는 “통신 단선 사고는 요즘 같은 디지털사회에서 단순한 통신 서비스 중단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큰 피해를 야기한다”며 “이번 지능형 통신 케이블 보호 시스템은 통신의 안정성을 비롯해 건설업 종사자에게도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공사 기간 지연을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이번 협력 계기로 건설 분야 첨단기술 기술 도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판영 HD현대사이트솔루션 디지털융합기술부문장 전무는 “KT와의 데이터 융합 기술 개발 협업이 통신 케이블 단선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사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정부 기관 및 관련 기업과 전기, 상·하수도, 가스, 난방, 송유관 등 각종 지하시설물을 보호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 협업도 하고 있다. 굴착기가 공사 도면을 받고 기준면을 따라 시공하는 ‘머신 가이던스(Machine Guidance)’ 기술도 향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지하 시설물이 감지되면 해당 시설물 위치를 굴착기 내 화면에 띄워 알려주거나 자동 제어를 통해 파손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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