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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신인배우 송강호"가 말아주는 밥심…35년 만에 첫 도전 '삼식이 삼촌'

기사입력 2024.05.08.14:05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 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드라마계 신인배우 송강호입니다."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국내외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우로 꼽히는 송강호가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독특한 인사를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송강호를 비롯해 배우 변요한, 진기주, 서현우, 오승훈, 주진모, 티파니 영, 유재명, 그리고 신연식 감독이 참석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신연식 감독은 "전 세계에서 '밥 먹었냐?'라는 말이 인사인 유일한 나라 같다. 6.25 전쟁 직후 한국의 상황은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든 시대였다. 무엇보다 '삼식이 삼촌'이 주변에 엘리트, 정치인, 군인 등 많은 캐릭터가 있다. 이들이 거대 담론을 이야기할 때, 삼식이 삼촌은 먹는 거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한다. 그런 사람이 사실 가장 진솔하고,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제목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 송강호는 박두칠 역을 맡았다. 박두칠은 전쟁 중에도 자기 식구, 친구, 친척 그 누구도 굶기지 않았다는 그를 ‘삼식이’ 또는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인물. 송강호는 "영화 데뷔 후 28년, 연극부터 시작한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로 인사드리게 됐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첫 드라마로 '삼식이 삼촌'을 선택한 이유로 "어찌 보면 지금 트랜드화 된 엄청난 물량의 OTT 드라마와는 좀 다른, 그래서 더 모험일 수도 있고, 그래서 더 신선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호기심과 함께 의욕이 발동돼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계 신인배우 송강호와 배우 변요한, 진기주, 서현우, 오승훈, 주진모, 티파니 영, 유재명 등이 호흡을 맞췄다. 송강호는 "영화적인 표현과 다른 드라마가 가진 매체의 표현 강도를 잘 모르겠더라. 진기주 선배님께 많이 질문을 한 것 같다"라고 밝혀 현장을 폭소케 했다. 진기주는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모든 테이크가 사실 너무 완벽했다. 선배님이 연기 시작하면 배우고 싶고, 모니터 자체가 편집의 완성처럼 보였다. 열심히 배우려고 모니터를 보고 있었는데 질문하실 때마다 고통스러웠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에 송강호는 "중화요리를 많이 사줬다"라며 후배의 남다른 배포를 과시하기도 했다.

  • 송강호는 신인배우로 드라마 현장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여러 선배님 모시고 어떻게 하시나 정말 많이 배우면서 임했다. 오늘 아쉽게도 못 나왔지만, 이규형과 촬영을 하는데 배우가 핸드폰만 보더라. 배우가 현장에서 핸드폰만 보고, '급한 일이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기에 뒤에서 몰래 봤는데 핸드폰에 다 대본이더라. 대사가 너무 많으니까. 종이 대본이 카메라 앞에 있어서 저는 뛰어다니며 대본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규형은 모바일로 대본을 보더라. 역시 선배님이시다고 생각했다. 배우면서 했다"라며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송강호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건 배우 변요한이었다. 그는 엘리트 청년 김산 역을 맡았다. 육사 출신이자 올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최고의 엘리트. 변요한은 "(송강호) 후배님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숨을 잘 못 쉬면 바로 과호흡이 온다"라며 남다른 호흡을 회상했다. 김산과 삼식이 삼촌은 서로 배신과 의심이라는 팽팽한 감정선으로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변요한은 "모든 배우가 호흡이 잘 맞았다. 공간적으로도 그렇고, 대사도 롱테이크로 길게 가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중요한 건 사실 배우들의 연기다. 이걸 감히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는 걸까. 이런 지점에서 오는 적당한 긴장감, 어떨 때는 강한 압박이 좋은 현장이었다"라고 현장을 회상했다.

  • '삼식이 삼촌'은 60년대를 배경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신연식 감독은 "'삼식이 삼촌'은 보시는 분들에 따라 시대물로 보실 수도 누아르로 보실 수도 있다. 저에겐 로맨스물인 것 같다. 어떤 로맨스냐면, '미운 오리 새끼'처럼, 새끼일 때는 독수리, 백조, 오리 새끼인지 잘 모르지 않냐. 더 넓은 세상에 나와서는 태평양도 건너고 산도 넘고 같이 하지 않나. 그런데 정말 새로운 세상에서 각자 자신이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이 시기가 대한민국을 구성한 전환점이고, '삼식이 삼촌' 속 인물도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되는 시기였던 것 같다"라고 작품의 시대를 60년대로 설정한 이유를 전했다. 전환점이자 과도기였던 시기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인물들의 정체성이 드러났기 때문.

    송강호를 비롯해 배우 변요한, 진기주, 서현우, 오승훈, 주진모, 티파니 영, 유재명이 그 시대를 채운다. 이규형은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받는 강성민 역을, 진기주는 국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애민일보 기자 주여진 역을, 서현우는 김산(변요한)의 육사 동기이자 군인 정한민 역을, 티파니 영은 올브라이트 재단 사업을 이끄는 이사 레이첼 정 역을, 유재명은 장군이 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삼식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특무대 장군 장두식 역을 각각 맡았다. 각기 다른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캐릭터의 성격이 각기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

  • 또한, 주진모와 오승훈은 부자 호흡을 맞췄다. 주진모는 세강방직의 사장이자 재계 순위 20위 기업인 모임인 청우회를 이끌고 있는 의장 안요섭 역, 오승훈은 세강방직의 상무이자 안요섭(주진모)의 막내아들 안기철 역을 각각 맡았다. 송강호는 "주진모는 개인적으로 제가 처음 연극 데뷔했을 때, 그 무대에서 같이 연기했던 어마어마한 멘토셨다. 많은 가르침과 배우로서의 태도, 가치관 등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은 존경하는 선배님이시다. 선배님과 함께하게 돼 남다른 감회가 있는 작품"이라고 또 다른 의미를 덧붙여 현장을 훈훈하게 했다. 또한 송강호를 향한 극찬이 이어지자, 현장에서 일어서서 "감사합니다. 선배님들!"이라고 우렁차게 인사를 전하는 센스있는 후배의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에 대해 "위장 뇌 심장"이라고 다섯 글자로 답했다. 그는 "60년대, 그 시대는 힘들었던 시대이고, 한 끼 한 끼 먹는 것이 절박했던 시대였다. '먹는다'는 것이 있어야, 위장을 든든히 해야, 뭐든 하지 않냐. 이 드라마는 위장에서 시작해서 머리에서 한참 머물다가, 결국에는 우리의 뜨거운 심장에서 끝나는 드라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 신연식 감독은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의 시대상이 많이 나와서 그런 지점이 해외 시청자들이 처음 낯설 수 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왜 로맨스물이라고 했는가?'를 알 수 있게 될 거다"라고 자신하며 글로벌 팬들까지 사로잡을 매력을 자신했다.

    한편, '삼식이 삼촌'은 디즈니+를 통해 오는 5월 15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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