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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뷰] 시즈니들은 깨어있을 때도 '(엔시티)드림'이니까요

기사입력 2024.05.05.08:25
  • 엔시티드림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엔시티드림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들어서 우리의 정체성이 뭘까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힘들 때는 처음의 각오 같은 것이 희미해질 때도 있는데,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가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고 꿈을 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고, 꿈을 이루고 또 그분들에게 꿈을 꾸고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저희의 정체성인 것 같아요. 그게 시즈니(팬클럽 애칭)인 것 같고요. 저희가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셨으니까, 저희도 여러분이 꿈을 꿀 수 있게 힘을 드릴게요."

    막내 지성의 진심을 담은 마지막 소감이 깊은 인상에 남았다. NCT DREAM과 팬들이 서로의 꿈이 되어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3일간의 뜻깊은 시간을 완성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NCT DREAM의 단독 콘서트 'THE DREAM SHOW 3 : DREAM( )SCAPE'(더 드림 쇼 3 : 드림 이스케이프)가 열렸다. 세 번째 월드투어의 포문을 여는 이번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 3일 동안 6만 관객을 동원했다.

  •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꿈'으로 지난 3월 발표한 새 앨범 'DREAM( )SCAPE'에 담긴 억압 받는 현실에서 이상적인 꿈으로 탈출하자는 메시지를 공연 전반에 녹였다.

    이에 NCT DREAM은 지난 앨범의 1번 트랙으로, 시작을 알렸던 인트로 곡인 'icantfeelanything'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LED 큐브 박스가 열리며 비장하게 등장한 NCT DREAM은 오프닝 곡으로 같은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BOX'를 선택, 박스를 깨부수는 강렬한 퍼포먼스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LED 큐브 박스는 NCT 공식 팬 라이트 모양을 형상화한 가로 15M, 세로 15M의 대형 정육면체 형태였으며, 이 밖에도 다각도로 기울어지는 LED 슬로프 리프트, 본무대와 돌출 무대를 잇는 7자 모양의 돌출 로드, 타이틀 'DREAM( )SCAPE'의 괄호를 본뜬 원형 스테이지 등 무대 곳곳에 NCT DREAM을 상징하는 요소를 담아 보는 재미를 더했다. 

  • 'BOX'로 시작을 알린 첫 섹션, 'In a Lucid DREAM'에서 NCT DREAM은 악몽에서 빠져나오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119', 'SOS', 'GO'까지 마치 탈출 신호를 보내는 듯한 선곡 리스트로 팬들을 공연에 완벽하게 몰입시켰다. 특히 이번 앨범뿐 아니라 지난 앨범 수록곡까지 엮어 유기적으로 완성된 세트리스트로 눈길을 끌었다.

    "여러분도 저희처럼 더워요? 오늘 더 덥고 뜨거울 예정이다. 오늘은 마지막 콘서트인 만큼, 아낌없이 모든 힘을 다 쏟아부어버리겠다"라는 마크의 인사와 함께 이어진 무대들은 'Poison', 'Drippin''으로 NCT DREAM의 성숙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무대 뒤에 이어진 VCR을 통해서도 앨범 콘셉트 포토에 등장했던 못이 박힌 심장, 붉은 실 등이 등장해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 'a DREAM of past' 섹션에서는 2018년으로 돌아간 NCT DREAM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하이틴 무드로 등장한 NCT DREAM은 90년대 스타일로 재해석한 'We Go Up'을 비롯해 'Arcade', 'Bungee'로 올드스쿨 바이브를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발자국'으로 시작된 'the One I DREAM about' 섹션에서도 세심한 연출이 돋보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의 "이따 두시 거기서 우리 다시 만나자"에서 이어지는 "오후 두 시 가장 따뜻한 시간, 약속했잖아 널 데리러 가"라는 가사가 담긴 만큼, 전광판에서 시간이 흐르며 오후 2시를 가리키는 시계가 연출됐다.

    이어 꿈을 향한 진정성과 섬세한 감성을 담아낸 '북극성', '숨', 'UNKNOWN'이 펼쳐졌고, 음식 관련 제목들로 재미를 더한 'Taste of Love' 섹션에서는 'Tangerine Love, 'Yogurt Shake', 'Pretzel(♡)', 'Candy'는 NCT DREAM의 깜찍한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제노는 "되게 달콤한 섹션이었죠"라며 "여기에 'Carat Cake'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Carat Cake'는 지난 앨범 수록곡 중 유일하게 이번 세트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NCT DREAM이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기 위해서는 시즈니의 힘이 필요했다. 'Move on to the Next stage' 섹션을 앞두고 마크는 "본격적으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여러분도 조금 답답하지 않아요? 지금 다 같이 일어나 볼까요?"라며 팬들을 기립시킨 뒤 'Dream Run', 'Better Than Gold'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팬들과 함께 떼창으로 'Fireflies', 'Hello Future', 'Broken Melodies'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웅장한 밴드 편곡과 군무 퍼포먼스를 통해 벅찬 감동을 안겼다.

  • 다음 스테이지에 도착한 NCT DREAM은 'Feels like Heaven' 섹션을 통해 다시 강렬한 매력을 발산했다. 비보잉 퍼포먼스로 열기를 달군 'Skate Board',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ISTJ', 'Smoothie'까지 선보이며 말 그대로 체력까지 '다 털어 갈아 넣은' NCT DREAM이다. 특히 제노는 'Smoothie' 퍼포먼스 도중 상의를 탈의하고 맨몸으로 무대를 마쳐 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다. 단연코 환호가 가장 컸던 순간이었다.

    이처럼 자신이 꿈꾸던 곳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NCT DREAM은 마지막으로 'will stand like this forever' 섹션을 준비, '영원할 사랑'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특히 'ANL'에서는 런쥔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런쥔은 앞서 건강상 이유로 이번 콘서트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같은 보컬 파트인 해찬과 천러는 물론이고, 랩 멤버들 또한 런쥔의 파트를 일부 나눠서 소화하며 한층 더 성장된 실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ANL'까지 무대를 NCT DREAM은 런쥔에 대한 애틋한 진심을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천러는 "앙코르 나오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SNS 반응을 보려고 찾아보는데 '너무 멋있고, 잘 보고 있다'라는 런쥔의 문자가 와있었다"라며 "그걸 보면서 빨리 7드림으로 여러분 앞에서 이 공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으며, 제노는 "드림이들은 너만 괜찮다면 우리도 괜찮으니까 언제든 와"라며 "기다리고 있을게"라는 말로 런쥔을 향한 응원을 보냈다.

  • 이와 함께 공연을 마친 소감 역시 진심을 담아 전했다. 해찬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러분이 시간과 돈을 쓴 만큼, 그 이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드림쇼 1'은 첫 공연이라 의미가 있었고, '드림쇼 2'는 마크 형과 함께한 첫 드림이라 또 의미가 있었는데, 이번 공연은 그런 부분에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보고 정말 퍼포먼스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좋은 공연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정말 만족하는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예쁘게 포장해준 시즈니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재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러분이 저로 인해서, 멤버들로 인해서 어떤 치유의 마음을 갖는 것"이라며 "하루하루를 저희가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고 선물인 것일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시즈니들이 저희를 사랑해 주는 것 같아서 행복해졌다. 시즈니가 있기에 NCT DREAM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고, 여러분 덕분에 유명해질 수 있었어요. 항상 행복하게 해드릴 테니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항상 고맙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이 '막콘'으로서 완벽했다고 말한 마크는 "우리 직업이 감성을 파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럴수록 진심이라는 것이 되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멤버들을 볼 때 정말 저희처럼 진심인 팀이 또 있을까 생각을 했다. 저한테 왜 이렇게 드림 애들을 예뻐하는지 물어보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고, 자극을 받는다. 이렇게 진심인 팀을 어디에서도 쉽게 보지 못할 거 같다. 그래서 이 자리가 더욱 고맙고, 이 자리에 진심으로 와준 여러분께도 감사하다. 투어도 잘 마무리할 테니까 앙코르 콘서트 때 다시 봐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NCT DREAM 멤버들이 전원 작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 'Like We Just Met'이었다. NCT DREAM은 앙코르 무대를 포함, 총 29곡의 무대를 3시간 동안 가득 채웠다. 특히 마지막 곡에서는 공연이 오래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멤버들이 직접 선택한 향을 분사했다.

    이 외에도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낸 가로 32M, 세로 15M 구모의 LED 스크린 2대, LED와 조명으로 구성된 6대의 로테이터, 화약, 레이저, 스노우 머신, 컨페티 등 다양한 장치 및 특수 효과로 다이내믹한 장면을 연출했으며, SM 콘서트 댄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2명의 댄서들이 함께 무대를 펼치며 규모감있는 공연을 완성했다.

    한편 NCT DREAM은 서울 공연에 이어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를 순회하는 월드투어를 이어가며, 오는 11월 29~12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하고 월드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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