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걸린 남자와 의뭉스러운 여자의 색다른 판타지 로맨스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펼쳐진다. 전역 후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장기용과 캐릭터 변신에 나서는 천우희가 '멜로 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JTBC 새 토일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작발표회가 열려 조현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장기용, 천우희, 수현, 박소이가 참석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작품에 대해 "제목에서도 느껴지겠지만 과거에 히어로였던 사람들이 초능력을 되찾기 위해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이야기"라며 "그 몸부림이 다양한 걸 담고 있다. 코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사랑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시작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라고 소개했다.

장기용은 극 중 '복귀주' 역할로 안방극장에 복귀하게 됐다. 그가 맡은 복귀주는 우울증에 걸려 타임슬립 능력을 상실한 캐릭터다. 장기용은 복귀작으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대본이 재밌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히어로 가족 구성원들의 개성과 특색도 굉장히 재밌었다. 그리고 제가 복귀주 역할을 했을 때 '예상할 수 없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라는 설렘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부성애 연기를 소화하게 된 장기용은 "아빠 역할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라며 "그렇지만 아빠 캐릭터에 갇히고 싶지 않았고, 복귀주 자체로서 어떻게 하면 대중분들께 진짜처럼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고 언급했다.

조현탁 감독은 복귀주 역에 장기용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저는 미숙한 아빠,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 혼란스러워하는 모든 것들이 짠해 보이면서 제3자가 보면 웃겨 보이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장기용 배우가 생각났다. 기용 씨가 정말 큰 결심을 해준 것 같다"라며 "쉽지 않은 아빠 역할을, 그것도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해 줘서 감사했다. 진짜 아빠가 되어가는 (장)기용 씨의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천우희는 복씨 패밀리 앞에 나타난 수상한 여자 '도다해'를 연기한다. 전작 '이로운 사기'에 이어 수상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천우희는 "제 전작을 다 돌이켜보면 미스터리하거나 수상한 인물이 절반인 것 같다"라며 "저에게 그런 의뭉스러움이 있나 싶다. 배우가 전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게 어떤 프레임을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장르도 다르고, 같이하는 배우들, 연출적 스타일이 조합되면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마음이다. 그런 간극을 의식하거나 경계하면서 선택하지도 않았고 연기하지도 않았다"라며 전작과의 차별점을 전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통해 첫 호흡을 맞추게 된 장기용과 천우희는 케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기용은 "일단 천우희 배우는 언젠가는 꼭 한 번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였다. 저희 로맨스가 달달할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지만 애틋함이 있다. 촬영장에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힘들 때 기대면서 잘 맞춰나갔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처음 우리 둘이 캐스팅됐을 때 의아하다는 반응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각기 다른 길에서 일을 하다가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만남이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기용 씨는 3년 만에 복귀작이고 저는 멜로 장르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서로 의지하면서 해보자 했는데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 장면 장면에 잘 담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화답했다.

복귀주의 누나이자 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하는 비행 능력자 '복동희' 역을 맡은 수현은 특수분장까지 소화, 파격 변신에 나섰다. 수현은 "이 작품에 저를 생각해 주신 것에 대해서 '믿음을 져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운을 뗐다.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대해 "저도 저를 잘 못 알아보겠더라. 제가 워낙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저에 대한 편견이나 제 모습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완전히 깨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끌렸다"라고 말했다.

조현탁 감독은 매번 7~8시간에 달하는 특수분장을 해야 했던 수현에게 감사를 전했다. 감독은 "정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의 무지막지한 과정이 특수분장이다. 여자 배우의 스킨 위에 (특수분장을) 한다는 게 굉장히 불편할 수 있는데 너무나 큰 결심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수현 씨 캐스팅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절하시더라도 제안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뵀었다. 수현 씨가 화려하고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계시지만 그 눈빛 속에 묘하게 인간적인 걸 담고 있는 배우다. '복덩희' 캐릭터를 통해 수현 씨의 겉모습 말고 코믹과 애환을 담은 캐릭터적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이는 두꺼운 안경 너머 비밀을 숨긴 복귀주의 사춘기 딸 '복이나'로 분한다. 부녀 호흡을 맞추게 된 장기용과 박소이는 꼭 닮은 눈매로 눈길을 끌었다. 현장 호흡을 묻자, 박소이는 "촬영할 때도 많은 분들이 저와 귀주 아빠랑 닮았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귀주 아빠가 친절하게 잘 대해주셨고, 생일 선물도 챙겨주셔서 진짜 아빠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기용은 "조금 아쉬웠던 점은 작품 안에서 딸이 사춘기라 데면데면한데, 사랑스러운 관계였으면 더 친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라며 "마지막 촬영 전전날 쯤이 소이 생일이어서 깜짝 이벤트로 생일 선물도 챙겨줬다"라고 훈훈한 일화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