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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검사에도 원인을 찾지 못한 삼킴 곤란 증상의 원인이 두꺼운 식도 근육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삼킴 곤란은 음식이나 물을 제대로 삼키는 게 힘든 증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기욱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삼킴 곤란 증상이 있지만 검사 결과 특별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2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내시경초음파(EUS)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 결과, 8명(4%)의 환자에서 식도 근육이 평균 5mm 정도 미세하게 두꺼운 것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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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킴 곤란 원인 진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식도 크기와 점막 이상 등 식도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기 위한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 위식도 역류질환이 원인인 것을 의심한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치료, 아칼라지아(식도 이완 불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식도 내압 검사를 차례로 실시한다. 여러 검사와 치료에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신경안정제 등을 사용한다.
이 중 가장 먼저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내시경이 통과하기 힘들 정도로 식도가 좁은 게 아니면 식도 근육이 두꺼운 것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팀은 식도 벽을 감싸는 식도 근육이 정상인에 비해 두꺼우면 식도 근육이 원활하게 팽창 및 수축하지 않아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삼킴 곤란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했다. 식도 근육이 두꺼워지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에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 양성자 펌프 억제제 치료를 받고 2021년 1월부터 2022년 9월 내 식도 내압 검사까지 받은 환자 중 정상으로 진단된 2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내시경초음파(EUS) 검사를 시행해 환자들의 식도 근육 두께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8명(4%)의 식도 근육이 미세하게 두꺼워진 것을 확인했다. 식도 근육이 두껍지 않은 나머지 환자 중 무작위로 뽑은 16명의 식도 근육 두께는 평균 4.0mm지만, 식도 근육이 두꺼운 환자들의 식도 근육 두께는 평균 9.5mm였다.
또한, 식도 근육이 두꺼워진 8명 중 7명은 식도 내압 검사 결과 식도의 특정 부위가 특이한 패턴을 보이며 반복 수축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기존 진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패턴은 정상으로 진단되지만, 연구팀은 미세하게 식도 근육이 두꺼운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나아가 8명 중 4명은 식도 팽창 기능 검사(FLIP)를 추가로 받았는데, 4명 모두 팽창성 지표가 심각하게 감소해 있었다.
연구팀은 그동안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던 삼킴 곤란 환자 중 실제로는 내시경으로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게 식도 근육이 두꺼운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식도 근육이 두꺼워져 삼킴 곤란 증상이 생기면 식도 근육 일부를 절제하는 시술로 팽창된 식도 근육을 느슨하게 만들어 환자들이 음식물을 잘 삼킬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및 유럽소화기운동학회 공식 저널인 ‘신경 위장관 운동학회지(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IF=3.5)’에 최근 게재됐다.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식도 근육 정밀 검사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여러 검사에도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 혹시 식도 근육이 미세하게 두꺼운 것은 아닌지 다시 정밀하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삼킴 곤란 진단 가이드라인이 개정돼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환자가 삼킴 곤란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