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 데이터 학습… 면접관 데이터 학습 솔루션과 차별화
-
인공지능(AI)이 인재 다툼 쟁탈전에 불씨를 키우고 있다. AI 기술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자동 매칭하고, 취업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초안 등을 대신 작성해주면서 이직과 취업 문턱을 낮추고 있어서다.
현재 각 산업 분야에선 인재 유치 쟁탈전이 시작된 상태다.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AI를 비롯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국가 주요 산업 분야에선 인재 모시기가 한창이다. 산업이 커지는 만큼 수요는 많지만, 인재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급 인재를 빨아들이면서 인재 품귀 현상이 심각해져서다.
인재 쟁탈전은 비단 첨단 산업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다. 이미 많은 산업과 직장에선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인재 모시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66.1%가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퇴사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조기 퇴사 이유로는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조기 퇴사를 감행했다는 의견이 응답률 34.9%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워라밸 불균형(29.8%), 제시받은 직급과 처우 조건이 달라져서(25.5%) 등이 이었다. 이는 인재들이 조건만 괜찮으면 언제든 다른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인재 쟁탈전을 치르는 기업들의 고민은 크다. 인재를 지키는 것도 과제지만, 급하게 인재를 유치하느라 역량, 인성 등을 꼼꼼히 체크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최근엔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지원자의 채용 서류 등의 초안을 AI가 작성해주기도 하고 취업 컨설팅도 하기 때문에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어려움은 더 커졌다. 한 미디어 기업 대표는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되면 사실상 해고가 쉽지 않다”며 “처음 인재를 잘 선발해야 하지만, 최근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문서나 단편적인 면접으로 좋은 인재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마이다스인은 신경과학 기반 성과역량 예측 솔루션인 ‘역검(역량검사)’으로 이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800개 이상 기업이 역량 기반 채용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120만 명 이상 구직자들이 이 솔루션을 통해 취업했다고 밝혔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라면서 “역검은 직장에서만큼은 지원자의 성과역량이라는 속을 알 수 있도록 만든 정밀하고 정교한 소프트웨어(SW)”라고 설명했다.
마이다스인의 역검은 신경과학 기반 성과역량 예측 솔루션이다.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일잘하는 사람’들의 공통 성과역량을 추출하고, 실제 기업 재직자들의 성과역량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었다.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속성에서 성과에 필요한 요소들을 찾아내 성과역량이라고 명명한 후 이를 과학적으로 측정해 성과 예측 점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이를 토대로 응시자가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관한 결과를 높은 확률로 도출한다.
-
역검은 처음 AI 면접이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름을 바꾼 상태다. 이 점에 대해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제품명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장에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보니 오해가 많았다”면서 “후발주자로 나온 AI 면접 솔루션과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 솔루션의 성격과 더 가까운 역검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역검은 면접관의 면접 평가 데이터를 학습한 타사 AI 면접 솔루션과 달리, 일 잘하는 사람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AI와 같은 예측 솔루션은 학습 데이터가 결과를 좌우하는데, 데이터라는 연료부터 다른 제품이다. 일례로 면접관의 데이터를 학습하게 되면 면접관의 공통된 편향이 채용에 반영될 수 있다. 과거부터 있었던 성별, 학력에 의한 편향 등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2014년 아마존이 채용 과정에 도입한 AI 기반 서류평가 시스템이 대표 사례다. 이 시스템은 취업 대상자가 제출한 이력서를 리뷰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상자를 1~5점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아마존은 1년 뒤인 2015년 이 프로그램에 큰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로그램이 남성 지원자를 높게 평가하고, ‘여대’, ‘여고’ 등 여성에 관한 내용이 입력된 경우 낮게 평가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당시 팀에 남자 직원이 많고 이들의 성과가 높다 보니 이를 학습한 AI가 남성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일부 팀에서 벌어진 실험이라고 변명했다. 이후 아마존은 이 프로그램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채용이 공평했다고만 볼 수 없다”면서 “이러한 면접관의 데이터를 학습해 채용에 사용하는 솔루션과 우리 역검을 차별화하기 위해 상품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역검을 만든 이유는 단순한 면접만으로 성과역량을 검증할 수 없어서였는데, 당시 면접관의 면접 평가 데이터를 학습한 제품이 나와 놀라웠다”며 “우리는 성과역량을 기반으로 평가하고 그 과정을 정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역검은 2018년 첫 출시 당시 성과역량에 관해 0.41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에 나온 업그레이드된 역검은 0.52의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21% 이상 향상된 수치다. 참고로 미국 노동부는 채용검사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값이 0.2를 넘는 경우 ‘유용’. 0.35 이상은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한다.
-
마이다스인은 예측 정확도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측정 방식에선 ‘자극-반응’의 반복 패턴을 도출하는 게임 방식을 기반으로 직군과 집단별 난이도 최적화와 다양한 응답의 일관성 확보, 응답 왜곡 최소화 등의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통계학적으로 높은 수준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했다. 계산 방식에선 1만 2000여 명의 표본 데이터를 규준으로 하는 규준참조검사를 기본으로 해 기계학습으로 직무별 최적의 역량 가중치를 계산하고, 다양한 측정 방식의 통합 스코어링 방식과 고성과자 반응 패턴 반영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마이다스인은 여기에 더해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역검을 커스터마이징해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성과역량 데이터를 학습한 제품을 제공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더하고 빼주는 등 솔루션을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아무리 솔루션이 정확하다고 해도 채용은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에 따라 다르다”며 “우리는 이 기술을 자체 개발한 만큼 고객사 맞춤형으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인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재 쟁탈전에 기업과 지원자 모두가 윈윈하는 생태계가 마련되길 희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마이다스인이 역검을 만든 이유는 회사에서 사람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회사가 원하는 인재, 또 인재가 원하는 회사 두 박자가 정확히 맞을 수 있도록 채용 기술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