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검토, 생산까지 자동화, “AI로 사용자 손목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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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이 카티아 사용자의 손목을 지키는 방어망을 구축한다. 잦은 마우스 클릭 등으로 손목 터널 증후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기능을 구현한다. 17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카티아 유저 데이(CATIA User Day) 2024’에선 사용자 손목을 지키기 위한 다쏘시스템의 전략이 일부 공개됐다.
유리엘 말피스(Euriel Malpiece) 다쏘시스템 카티아 글로벌 세일즈 매니저는 이날 연사자로 나와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카티아에 AI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카티아 발전 방향에 있어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며 “다쏘시스템은 AI와 관련해 오래전부터 연구개발(R&D)을 해왔고 이미 상용화한 기술도 있다”고 말했다.
카티아는 프랑스 기업 다쏘시스템의 대표 솔루션이다. 제품 초기 아이디어 기획 단계부터 설계, 분석, 조립에 이르기까지 전체 제품 개발 과정을 3D로 제작해 디지털 목업을 제공한다. 기존 3D 설계 소프트웨어가 설계 엔지니어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카티아는 디자이너, 시스템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업무를 지원한다. 그만큼 업무 효율과 협업에 용이하다고 평가된다. 이 솔루션은 자동차, 국방, 제조, 건설 분야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차, 현대로템 등에서 카티아를 활용하고 있고, 서울 동대문에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도 자하 하디드 건축가가 이 솔루션을 활용해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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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피스 매니저는 이날 최근 높은 관심을 받는 생성형 AI 기능을 카티아에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설계 데이터를 학습한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탄생한 AI 챗봇이 대표 사례다. 이 챗봇은 사용자가 설계 작업을 할 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필요한 점을 상세히 답변하고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설계 이미지 제작도 가능하다. 간단한 텍스트나 이미지를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AI 자동으로 관련 이미지를 생성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
사용자가 작업한 설계를 검토하는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 카티아에서 제공하는 생성형 3D 기능에 작업자가 제작한 설계를 올리면 AI가 이를 분석해 여러 수정 내용을 제안하거나 자동 반영하는 방식이다. AI에서 3D 시뮬레이션을 자동 처리해 필요한 점을 자동 제안하므로 작업자는 검토 과정에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고, AI와 이중 검토를 통해 안전한 설계를 할 수 있다.
말피스 매니저는 “AI로 설계 자동화를 이루는 분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설계할 때 요구되는 사항이나 법규, 규제 등에 관한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설계에 자동으로 반영하거나, 시스템 보안과 안전을 검증하고 생산까지 자동 연계하는 등의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부분은 항목마다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상당 부분 진척이 됐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부품의 체결 조건이나 어셈블리 정보를 인식해 여기에 맞는 3D 치수나 공차 정보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은 이미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추가로 AI가 자동으로 성능 목표 등을 구성해 주는 기술과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말피스는 “카티아와 3D익스피리언스를 통해 다양한 성능 분석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고객은 머신러닝을 이용해 구조 해석을 예측하는 AI를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해석에 걸리는 시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사용되는 모든 솔루션에 AI 적용을 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용자는 어떤 특정 개발 대상에 관해 AI를 통해 자동으로 요구사항을 만들고 아키텍처를 만들어내며 이를 기반으로 설계하는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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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다쏘시스템코리아 인더스트리 프로세스 컨설턴트 기술 대표도 의견을 같이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미래에는 AI로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출시할 예정”이라며 “설계자 개발 의도를 AI가 먼저 파악해 사전 가이드를 먼저 제공하는 방향으로 지속 제품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카티아는 마우스를 클릭하면 그때마다 작업이 가능한 기능을 추천하고 모니터에 볼륨 형태로 보여주는 기능 등을 탑재했다”며 “AI 등 기술 발전을 통해 사용자 움직임을 최소화해 손목 터널 증후군의 위험에서 설계자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