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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식량 위기 극복할 ‘디지털 농업’ 영웅 양성

기사입력 2024.04.15 14:20
디지털 농업 전문가 이경환 교수 중심으로 전남대-충남대 동맹 체결
농림축산식품부 지원 사업 선정, 디지털 농업 연구와 인력양성 매진
  • 사업 책임자인 이경환 전남대 교수. 사진은 지난 1월  9일 'CES 2024' 전남도 개관식에서 글로벌 식량 문제 해결할 애그테크(Ag Tech) 기술의 중심이 되는 ‘전라남도’에 대해 기조연설하는 모습.  /THE AI
    ▲ 사업 책임자인 이경환 전남대 교수. 사진은 지난 1월 9일 'CES 2024' 전남도 개관식에서 글로벌 식량 문제 해결할 애그테크(Ag Tech) 기술의 중심이 되는 ‘전라남도’에 대해 기조연설하는 모습. /THE AI

    전남대가 충남대와 식량 위기와 맞설 영웅 양성에 힘을 합쳤다. 늘어나는 인구와 감소하는 농지 면적 사이에서 농업 생산량을 높일 디지털 농업 영웅을 키우기로 했다. 기본 농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테크, 지능형 농업 등을 융합적으로 지도해 국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나아가 세계 공통 과제인 식량 위기를 해결할 역량을 심어준다는 방침이다.

    15일 전남대에 따르면, 전남대-충남대 공동연구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사업’의 디지털 농업 분야에 선정됐다. 농식품 미래 신산업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타 학제 간 융복합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선정으로 전남대-충남대 디지털 농업 인력양성 사업단은 5년간 국비 57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를 통해 주관기관인 전남대와 공동기관인 충남대는 디지털 농업 구현을 위한 AI, 로봇, 바이오테크, 지능형 농기계 분야 연구와 함께 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사업단에는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와 충남대 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융합학과, 소프트웨어공학과, 기계공학부, 통계학과, 컴퓨터공학과, 전기공학과, 기술교육과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농업적용 컴퓨터비전, AI, 이종 협업 로봇, 케이블 로봇, 나노바이오농약, 디지털 세포농업, 전기트랙터, 자율주행, 정밀농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와 인력양성을 수행할 계획이다.

  • 전남대와 충남대 공동연구팀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사업’의 디지털 농업 분야에 선정됐다. /전남대
    ▲ 전남대와 충남대 공동연구팀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사업’의 디지털 농업 분야에 선정됐다. /전남대

    디지털 농업 인력양성은 식량 위기와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급 과제였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농촌 인구와 농가 면적 감소, 기후 위기 등 공통된 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식량 위기와 직결되는 문제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53개 국가와 지역에서는 약 1억 9300만 명이 불안정한 식량 상황을 겪었다. 다른 자료에선 지속된 기후변화로 한반도는 옥수수, 감자 등의 생산량이 10~30%가량 감소하고, 재배한계선이 상승하고 있는 사과는 재배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 같은 식량 위기 문제로 2025년쯤에는 세계 인구 약 30%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고, 약 18억 명은 물 부족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UN은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제시하며 1위에 빈곤 종식, 2위에 식량 안보 및 영양개선·지속가능한 농업을 명시하기도 했다.

    디지털 농업은 이 문제를 풀어갈 해결책으로 꼽힌다. AI로 작물 생산량을 예측해 부족한 작물을 더 재배하도록 독려할 수 있고, 자율주행 트랙터와 로봇 등은 부족한 농촌 인력을 대체할 수 있어서다.

    이경환 전남대-충남대 디지털농업 인력양성 사업단장(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은 “미래 농업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농업, 더 나아가 분자 기반의 바이오 농업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라며 “현재 전 세계 디지털 농업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향후 10년 내 보급·확산 단계 진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상황에 맞춰 지금이라도 디지털농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환 교수는 국내 디지털농업 전문가로 꼽힌다. 디지털농업 관련 55편의 논문을 썼고, 150편 이상 학회발표를 수행했다. 특허도 15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농업 관련 국가 연구과제 5년 간 9건 수행했고, 지금은 노지 디지털 농업 시범단지 조성 사업단장으로 근무 중이다.

  • 사업 책임자인 이경환 전남대 교수는 최근 과수의 가지치기 효과와 수형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정밀 측정 기술을 개발, 국제학술지 4월호에 게재했다. /전남대
    ▲ 사업 책임자인 이경환 전남대 교수는 최근 과수의 가지치기 효과와 수형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정밀 측정 기술을 개발, 국제학술지 4월호에 게재했다. /전남대

    최근에는 과수의 가지치기 효과와 수형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정밀 측정 기술을 개발해 융복합 농업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Computers and Electronics in Agriculture’(IF=8.3, JCR 상위 0.9%) 4월호에 게재하는 성과도 냈다. 모바일 로봇에 탑재된 다중 카메라를 이용해 과수의 3차원 포인트클라우드 영상을 획득하고, 과수의 생체량(바이오매스)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순히 카메라만으로 과수와 같은 복잡한 대상체를 3차원화 해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겨울철 잎이 없는 과수의 바이오매스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과수의 줄기와 가지의 비율을 분석할 수 있다. 또 가지치기 전후를 비교 분석해 그 효과를 알 수 있고, 과수의 줄기와 가지의 비율을 지수화해 과수의 수형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 추후 도심 가로수와 과수의 바이오매스를 분석하는 기반을 마련할 기술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이번 사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농업의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미래 선도형 디지털농업 융복합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리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주축이 되는 미래 세대가 식량 걱정 없이 첨단 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틀을 단단히 쌓아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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