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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TOP] 시즐, 노후화 장비에 지능을 심다

기사입력 2024.04.05 17:07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협회장:장홍성) 공동 기획]
한국 경제의 근간, 제조업의 빠른 디지털화 지원
  • 이지현 시즐 대표. /김동원 기자
    ▲ 이지현 시즐 대표. /김동원 기자

    제조 강국 한국은 제조 공정 디지털화와 탈탄소화 과제를 꾸준히 안고 있다. 빠른 디지털화로 생산력을 키우고 탈탄소화로 세계 경제 균형을 맞춰야 제조 강국의 위상을 지속 높일 수 있어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대만, 프랑스에 이어 7위였다. 세계 5대 제조 강국으로 꼽히던 한국 위상이 두 단계 낮아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공정 디지털화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스마트공장 도입 등 지원 사업이 많지만, 여건상 대기업이 아닌 곳에선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기술 도입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스마트장비가 고가인 경우가 많고, 현재 구축한 장비와 시설을 디지털로 전환하려면 투자금과 운영비가 많이 소요돼서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공장 관리자는 “AI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입하면 공장 운영에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현재 설비를 바꿔야 하거나 해당 기술 도입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부담 된다”면서 “첨단 스마트공장은 대기업이나 1차 벤더들이 주로 하고 있고, 노후 장비가 많은 소규모 공장들은 최신 디지털 기술 도입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AI 기반 디지털 공장 혜택은 일부 대기업에만 해당할 수 있단 지적이다. 이는 자본에 의한 차별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기도 하다.

    그렇다면, 소규모 공장이나 노후화 장비에 디지털 기술 옷을 입힐 방법은 없을까. 이지현 시즐 대표는 “노후화된 기기여도 두뇌 역할을 하는 AI 컨트롤러를 삽입하면 기기 자체를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천광역시에 있는 시즐 본사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 시즐 솔루션 사례 예시. /시즐
    ▲ 시즐 솔루션 사례 예시. /시즐

    - 시즐은 제조 공정 최적화를 돕는 솔루션 기업이다. 정확히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제조업의 공정 분석 개선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후화된 기기를 뜯어 컨트롤러라고 부르는 두뇌를 삽입한다. 이 두뇌에서 공정 데이터를 빠르게 추출해 데이터 기반으로 공정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효율화할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해 기기 자체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준다.”

    - 노후화 장비라면 다양한 분야가 있을 것 같다.

    “프레스, 용접, 절삭, 사출 등을 주력으로 진행했다. 지금은 화학과 식품 등에서도 수요가 있어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고객사에는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고 평가됐던 2차, 3차 벤더들도 많다. 기업들이 원하는 건 궁극적으로 자동화, 무인화인데 여기에 쏟을 예산은 많이 없다. 우리는 적은 예산으로도 기업이 원하는 디지털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공장 장비에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해 여기서 취합한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이해해도 되나.

    “맞다. 프레스를 예로 들면 압력 데이터를 추출해 그 압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레스가 어떤 제품을 어떻게 균등하게 생산하고 있는지에 관한 파형 그래프를 그려 검사할 수 있게 해준다. 파형 데이터가 정교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이 내용을 보고 불량 유무를 사전에 검출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비전 센서의 경우 사후에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데 우리는 사전에 불량을 차단할 수 있다. 그래프를 보고 생산 품목이 잘 생산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다. 이 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 분석하는 데이터는 주로 무엇인가.

    “업종과 장비 브랜드마다 다르다. 보통 압력과 관련된 데이터나 생산과 직결된 온습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생산 품목마다 온습도나 압력, 성형 등 봐야 하는 데이터가 다르고 제품 불량률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 요소들이 다다르기 때문에 이 요소들을 모두 파악해 분석해내는 것이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다.”

    - 솔루션 도입 기업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

    “고객사 중 한 곳은 육안검사로 잡아내지 못한 불량품이 원청사까지 올라가서 완성품에 대한 금액을 배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이러한 케이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그만큼 비용을 절감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사례가 있다. 고객사에서 실제로 우리 솔루션을 도입해 성과가 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면서 더 좋은 솔루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데이터를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고 들었다.

    “실제 작업 현장에서는 손으로 계속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손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기가 힘들다. 음성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게 되면 작업자는 상대적으로 더 편할 수 있다. 우리는 음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우리 솔루션에 바로 연동할 수 있게끔 구축했다. 제조 분야에 특화했기 때문에 음성 인식률도 높다. 현 많이 보급되고 있는 기술이다.”

    -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률 등을 감지하게 되면 공정 효율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환경에도 좋을 것 같다.

    “맞다. 공정이 효율화되면 실제 공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양 자체도 절감된다. 탄소 배출량의 경우 상당히 많이 절감되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탄소가 얼마만큼 절감되는지 측정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를 개발했다. 얼마만큼 에너지가 절감됐고, 탄소 배출량이 줄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 탄소 배출량 추적 솔루션 예시. /시즐
    ▲ 탄소 배출량 추적 솔루션 예시. /시즐

    - 현재 고객사는 얼마나 되나.

    “약 140곳의 고객사에 보급을 완료했다. 매년 60여 개가 넘는 고객사가 신규로 들어오고 있고, 한 번 도입한 고객들이 재도입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 한 공장에 기기가 한 두 대가 있는 곳도 있지만, 20대 이상이 있는 곳도 있어 한 번 도입 후 솔루션에 만족해 다시 재도입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 우리 솔루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경제의 근간은 제조업이다. 그런데 제조 기업 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많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제조 기업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기업이 가진 예산과 장비에 맞춰 현명한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제조 기업이 가진 기계 자체를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것과 단순노동 인력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공정 개선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 해외 수출도 준비하고 있나.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 중 해외 진출을 이미 하고 있는 고객사들이 있어서다.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해외에 솔루션을 도입해달라는 요청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우선 국내에 주력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이러한 고객사를 기반으로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 매출 규모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재작년의 경우 121억 원 정도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190억 정도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400억 원이다. 2025년 IPO를 준비하고 있다. 꾸준히 매출액을 내면서 지속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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