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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맞춤 시설부터 이동 점포까지…시중은행, ‘시니어 고객 모시기’ 집중

기사입력 2024.04.04 06:00
  • 비대면 금융이 확산하며, 시중은행의 점포가 점점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는 지난해 4분기 말 3,927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개 감소했다.

    그러나 고령층을 포함한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특화점포 및 서비스는 확대하는 추세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니어 고객’이 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승부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은 기존의 영업점과 출장소를 시니어 특화 지점으로 새단장하거나, 차량을 이용한 시니어 고객 대상 이동점포를 운영하는 등 시대에 발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은행을 하나의 쉼터로… 하나은행 ‘시니어 특화점포’

  • 사진=송정현 기자
    ▲ 사진=송정현 기자

    하나은행은 최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하나은행 ‘탄현역출장소’를 ‘시니어 특화점포’로 리모델링했다.

    점포에 들어서니 일반 점포보다 확연히 큰 글씨의 번호표 안내 화면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 고객층인 시니어가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맞춤한 시설이다. 점포에서는 난청 고객을 위해 상담원의 안내를 큰 글씨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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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송정현 기자

    시니어 특화점포는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었지만, 여유로운 좌석 배치가 쾌적함을 높였다. 또한, 점포 한켠에는 시니어층이 선호할만한 서적과 오디오북을 비치하고, 거대한 스크린에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 보여줌으로써 방문객이 지루함 없이 대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기존의 점포와는 차별화한 공간 구성과 시설이 적용된 시니어 특화점포는 업무 공간을 넘어 부족한 문화쉼터 공간으로 여겨질 만 했다. 하지만 타 영업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대기좌석 등으로 고객이 몰리는 바쁜 시간대에는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르신들의 사랑채…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

  • 사진=송정현 기자
    ▲ 사진=송정현 기자
  • 사진=송정현 기자
    ▲ 사진=송정현 기자

    영등포는 우리은행의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이 있다. 효심 영업점은 들어서자마자 고령층에 맞춘 ATM기가 배치되어 있다. 첫 화면을 ‘돈 보내기’, ‘돈 넣기’, ‘통장 정리’의 직관적인 3개 버튼으로 구성하고, 일반 ATM기와는 다르게 지지대가 설치된 기기다.

    넓은 공간의 점포는 하나은행의 특화점포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좌석을 여유로운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시니어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일반 업무창구를 비롯한 ‘소상공인지원센터’, ‘화상상담창구’ 등의 업무 시설 표기를 확연히 큰 글자로 표시한 점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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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송정현 기자

    효심 영업점의 또 다른 특징은 시니어층이 모임 또는 교육 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랑채’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다만 넓은공간을 차지하는 것과는 달리 시설이 자주 활용되지는 않는 듯 보였다. 은행 관계자는 “사랑채는 주로 어르신들의 쉼터로 활용되며, 때로는 디지털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며, “교육이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규모는 작지만 실속은 최고…국민은행 ‘KB 시니어 라운지’

  • 사진=송정현 기자
    ▲ 사진=송정현 기자

    KB국민은행은 서울 내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의 어르신 복지관과 협력해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 밴을 이용한 이동점포로 월요일 중랑구 용마경로복지센터, 화요일 구로구 구로노인종합복지관, 수요일 은평구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목요일 노원구 월계어르신복지센터, 금요일 강서구 서울강서노인종합복지관에 매주 방문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운영시간 동안 전담 직원은 이동점포 내부에 머무르며, 복지관 어르신들이 주로 필요로 하는 소액 현금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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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송정현 기자

    지난 수요일, 은평구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 문을 연 ‘KB 시니어 라운지’를 방문했다. 타 지점처럼 쾌적한 대기 공간이나 지루함을 날려줄 문화 시설은 없지만, 매주 약속된 시간에 복지관 앞을 방문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실용적인 공간이다.

    백미영 은평노인종합복지관 과장은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됐지만, 어르신들은 간단한 입출금 거래조차 대면 형태가 아니라면 거래를 어려워하시는 분이 대다수”라며,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오는 KB 시니어 라운지에 대한 복지관 어르신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유도선 설치, 쉬운말 사용 등 ‘고객 중심’에 집중… 신한은행 ‘디지털맞춤영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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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송정현 기자

    신한은행은 신림동지점을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맞춤영업점’으로 새롭게 재단장해 운영하고 있다.

    신림동지점은 고객의 업무목적에 따라 컬러 유도선을 설치해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업무에 따라 창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입출금업무로 방문한 고객은 번호표 발행기에서 녹색 단순업무를 선택하고 녹색유도선을 따라 창구로 이동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ATM기기는 일반 ATM기기 대비 큰 글씨와 ‘돈 넣기’, ‘돈 찾기’, ‘돈 보내기’ 등의 쉬운 말이 적용돼 있다. 번호표 발행기 화면도 크게 확대하고, 발행기 항목을 ‘단순업무’, ‘예금·적금’, ‘대출·외환·투자’와 같이 단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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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송정현 기자

    지점 방문 시 컬러 유도선이나 단순화된 번호표 발행기를 활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아 해당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안내 직원이 항시 대기하며 방문객 대신 번호표를 발행하고, 순서대로 안내해 이용객의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최영미 신한은행 신림동지점장은 “오전 시간에는 단순한 입출금 거래를 위해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많고, 오후에는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어르신이 많은 편”이라며, “젊은 분들에게는 비대면으로 간단히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일지 모르지만, 이분들께는 업무 하나 하나가 은행에 내방해 직원과 시니어 특화 기기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것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 지점장은 “신림동점 직원은 타행 대비 비교적 젊은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고객 응대 및 업무 처리 등을 위함으로, 고객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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