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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융합혁신대학원] 여성 AI 개척자, 이화여대

기사입력 2024.04.02 19:13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공동 기획]
② 이화여대, 기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용 인재 키운다
최병주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 “여성만이 생각할 수 있는 AI 깃들어져야”

  • [편집자 주] 인공지능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인재 양성이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 사업이 AI융합혁신대학원입니다. AI 원천 기술 확보와 산업과의 올바른 융합을 목표로 2022년부터 AI융합혁신대학원을 운영하며 인재 양성과 연구 역량 강화에 힘써왔습니다. 본지는 AI 융합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본 기획을 마련, 관련 내용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는“AI 분야 여성 진출을 개척하는 대학원으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실전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본 대학원 과정을 소개했다. /구아현 기자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는“AI 분야 여성 진출을 개척하는 대학원으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실전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본 대학원 과정을 소개했다. /구아현 기자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공지능(AI) 인재가 자라는 곳.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이하 인공지능융합전공)이다.

    이화여대는 여성 AI 인재 양성에 최적화 된 학교다. 이 학교에선 다양성을 존중하는 AI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AI는 사람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대학원은 남성과 여성 AI 인재가 모두 필요하고 여성만이 생각할 수 있는 AI가 깃들어져야 한다고 봤다. 최초의 여성 대학 교육부터 의대 등 여성이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개척해온 본교의 정체성을 볼 수 있다.

    실제 국내 인공지능 기업의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은 여성 비율이 턱없이 부족하다. 2021년 9월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사업 추진 기업의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여성 비율은 19.1%, 인공지능 사업 추진 기업 대표자 여성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여성 고급인력이 부족하지만 AI 분야 다양한 기술에서 편향성이 드러나고 있다. AI 비서, 챗봇, 이미지생성 등 이러한 성적 편향성이 많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 부족 문제도 대두됐다.

    이화여대는 AI 고급 인재 양성에도 역량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AI 분야 여성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2022년 9월 개원한 인공지융합전공은 원천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형 AI 융합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최병주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는 ‘인간’을 모방하는 AI에 인간의 반인 여성이 참여해야 다양성이 존중되는 ‘진정한 AI’라고 보았다. 그는“세상의 반인 여성도 참여해야 진정한 의미의 AI가 실현될 수 있다”며 “진정한 의미를 추구하는 대학원으로 여성 AI 교육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기술 가운데 여성 자체만이 생각할 수 있는 고유의 부분이 있다”며 “AI 분야 여성 진출을 개척하는 대학원으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실전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 /구아현 기자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교수. /구아현 기자

    ◇ 산업체와 인력 교차 교육… “실전형 인재 기른다”

    “실전 교육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데이터로 AI 모델을 동작시켜 보고 실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 프로그래밍 기술, 데이터 분석 및 처리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구성했습니다”

    최병주 교수는 산업체에서 필요한 실무형 고급인재를 위해 대학과 산업 현장이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학계의 간극을 이어주는 대학원 과정을 신설한다고 했을 때 그는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제대로 정부가 인식했다는 생각에 점이 기뻤고, 자신의 삶을 투자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AI 핵심·융합·실무 영역에 이론과 실습으로 구성한 교과과정을 마련했다. 창의자율과제와 인턴쉽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연구 주제와 연관된 산업체 멘토가 지도한다.

    이화여대는 의료·바이오 분야 융합 연구 특화했다. 현재 31명의 교수진도 의료·바이오 AI 융합 분야와 AI 융합 기반 기술 분야로 구성했다. 본교 의학과,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휴먼기계바이오, 전자전기공학, 통계학, 경영학부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또 풍부한 교수 확보를 위해 산학협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학원 재학생과 기업 재직자 대상 교차 인턴십 과정을 운영해 양방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 엔비디아(NVIDIA)와도 ‘NVIDIA X EWHA Day’를 개최해 교육과 연구 등 상호 교류를 시작했다.

    그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산학협력이 아닌 기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협력을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선진 업체의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이화여대만의 교육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연구실에서 한 학생이 연구를 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연구실에서 한 학생이 연구를 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연구실 모습. /구아현 기자
    ▲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연구실 모습. /구아현 기자

    ◇ 의료·바이오 융합 분야 특화

    의학과 공대는 이미 10년 전부터 협력을 해왔다. 이화의료원 소속 의학과 교수를 포함해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생물학과 등 다양한 학과 의료·바이오 관련 교수가 본 인공지융합전공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병원, 목동병원과도 협력해 의료바이오융합연구가 활발하다. 융합연구 성과도 질적으로 뛰어나다.

    의학과 김진우 교수팀이 발표한 골다골증 위험을 예측하는 AI 기술에 대한 논문이 ‘헬스케어 사이언스&서비스 연구 분야(Health Care Sciences&Services)3 대 저널에 속하는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게재됐다. 그는 “기존의 예측 모델은 정확도가 낮아 실제 사용할 수가 없었다”며 “이 솔루션은 AI를 통해 기본적인 검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만으로도 골다공증 예측을 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현재 특허 출원 중”이라고 언급했다.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연구 성과도 주목된다. 수술 중 무호흡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잠재적 요인들을 선별해 의미있는 예측 모델을 김진우 교수팀이 이화의료원·서울병원과 공동 연구하고 있다. 소형 병원에서도 적용이 이 예측 모델이 적용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밖에 이화의료원과 엔비디아, 네이버, 엔씨소프트, 삼성메디슨, 리벨리온 등 20개의 협력업체 재직자가 멘토로 참여한다. 그는 “재학생의 창의자율과제, 재학생인턴십 등 교수자 역할로 재학생의 산업체 지도교수 및 멘토를 한다”며 “재직자 스스로 본교에 재직자교육, 재직자 인턴십에 참여하는 학생 역할로써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 교수는 “교육과 실무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지속되려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최병주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융합전공 대표 교수는 “교육과 실무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지속되려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교육과 실무의 간극 줄이는 노력 지속돼야”

    최 교수는 국내 AI 발전을 위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와 학교에서 양성하는 인재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계속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학과 기업 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분야를 리드하는 업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는 “기업은 제품과 흡사한 레퍼런스 시스템을 개발에 대학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투자해 인력 양성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산학모델”이라며 “이 과정에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자연스레 실무형 석박사급 고급 인재가 양성돼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화여대는 융합혁신대학원 사업으로 87명(석·박사·통합)이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올해 8월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최 교수는 앞으로 의료·바이오로 출발한 융합 특화 분야를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인공지능융합대학원 사업이 실질적으로 3년 반”이라면서 “앞으로 의료·바이오 분야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융합 인재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사를 배출하려면 최소 5년이 필요하지만 인공지능융합대학원 사업은 3년 반이기 때문에 박사를 배출하기 전에 지원이 끝나면 AI 인재 양성에 차질이 생긴다는 얘기다. 심지어 갑자기 22%의 사업 예산이 줄면서 현재도 여러 방면으로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였다. AI 융합 인재는 AI 기초 실력을 키우고 새로운 융합을 통해 산업을 발전 시킬 수 있는 선도자로 꼭 필요한 인재다. 그는 “AI 인재 양성이 시작을 하다가 중간에 끝나버리면 안된다”며 “내년에는 예산이 복귀되고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 이화여대 인공지능융합전공이 위치한 ECC 건물 전경. /구아현 기자
    ▲ 이화여대 인공지능융합전공이 위치한 ECC 건물 전경. /구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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