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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면 시장’ 뜨겁다…1위 팔도 넘보는 농심, 뒤쫓는 오뚜기

기사입력 2024.03.26 06:03
1800억 국내 비빔면 시장 경쟁 치열
성수기 앞두고 모델 교체, 신제품 출시 등 마케팅 돌입
  • 라면 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비빔면 시장 선점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업체의 신제품 출시와 새로운 모델 발탁, 후발주자의 선전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비빔면 시장은 해마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2015년 757억원에에서 2020년 1400억원을 넘어섰다. 2021년에는 1500억원을 돌파하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비빔면 업체별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를 차지했다.

    ◇ 팔도, 팔도마라왕비빔면 새롭게 선보이며 마라 시장 본격화

    팔도는 1984년 차갑게 먹는 ‘팔도비빔면’을 출시해 40년 가까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선두를 지키기 위해 팔도는 꾸준한 품질 개선과 참신한 마케팅 을 진행 중이다. 또한, 1위 브랜드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팔도비빔면과 긍정적 시너지를 낸 배우 이준호를 2년 연속 모델로 발탁했다.

  • 팔도는 시즌별 비빔면 한정판을 꾸준히 선보이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증량 제품인 ‘비빔면1.2’와 동절기 어묵 스프를 별첨한 윈터에디션이 대표적이다. 2019년에는 매운맛 버전의 ‘괄도네넴띤’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높였다.

    팔도 관계자는 “지난해 비빔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면서 구체적인 매출 규모와 증가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달 7일 비빔면과 마라를 결합한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새롭게 출시했다. 신제품 콘셉트는 ‘Cool한 마라맛’으로, 비빔장의 특유의 감칠맛과 함께 혀끝에 남는 알싸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팔도는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형태로 마라왕 브랜드를 확장하고 마라라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 농심 ‘배홍동’으로 2년새 매출 230억→330억원으로 껑충

    1위 탈환이 목표인 농심은 방송인 유재석을 4년 연속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일찌감치 비빔면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이 지난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은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소스로 소비자에게 높은 점수를 얻으며 출시 첫 해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출시 첫 해 2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2022년 250억원, 2023년 33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배홍동’이라는 독특한 제품명부터 개성 있는 패키지 디자인과 광고, 발 빠른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 출시한 배홍동쫄쫄면은 100억 매출을 돌파하며 브랜드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온오프라인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스케치코미디 숏폼 컨텐츠로 배홍동만의 차별성을 알리고, 배홍동과 곁들여 먹기 좋은 식품과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과 오프라인 배홍동 푸드트럭도 운영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2021년 배홍동 출시부터 방송인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 배홍동 브랜드 초기 이미지 구축부터 비빔면 시장 2위 달성까지 큰 효과를 얻었다”며 “올해는 좋은 재료와 차별적인 품질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 배홍동을 비빔면 시장의 대세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 팔도 ‘팔도비빔면’, 농심 ‘배홍동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하림‘더미식 비빔면’, 삼양식품 ‘4과비빔면’/ 사진=각 사
    ▲ 팔도 ‘팔도비빔면’, 농심 ‘배홍동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하림‘더미식 비빔면’, 삼양식품 ‘4과비빔면’/ 사진=각 사

    ◇ 오뚜기 ‘진비빔면’ 간편 조리와 휴대성 높여 용기면 출시 확대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앞세워 다가오는 여름 비빔면 시장을 겨냥해 경쟁력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던 가수 화사에서 배우 이제훈으로 교체됐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배우 이제훈과의 만남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3월 출시한 오뚜기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봉 이상 판매, 이후 누적판매량 1억3000만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매출은 2021년 125억원, 2022년에는 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진비빔면을 용기면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2030 젊은 층이 비빔면을 주로 집에서 용기로 취식하는 점을 고려해, 조리 간편성은 물론 장소 구분없이 즐기도록 휴대성을 높인 용기면으로 구현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비빔면의 시원매콤한 맛을 더 많은 소비층이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 한편, 지난해는 비빔면 시장의 후발주자들도 속속 진출했다.

    하림은 2023년 3월 더미식(The미식) 브랜드를 통해 전국 비빔면 맛집 레시피를 연구해 만든 ‘더미식 비빔면’을 출시했다. 10가지 과일과 채소를 블렌딩한 비법 양념장과 육수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같은 해 6월에는 메밀비빔면을 여름 한정 메뉴로 선보였다.

    ‘불닭볶음면’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삼양식품은 지난해 4월 ‘4과비빔면’을 출시했다. 태양초 고추장에 사과·매실·배·파인애플 4가지 과일로 차별화한 액상 수프를 내세웠다. 반면, 1991년 출시한 열무비빔면은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이런 행보는 삼양이 불닭브랜드, 삼양라면, 맵탱 등 주력 상품에 선택과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비빔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철 별미로 분류됐던 비빔면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가을·겨울에도 꾸준히 판매되며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비빔면 시장은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제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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