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드라마 시장에 김하늘이 '멱살 한번' 잡으러 왔다. '시청률 퀸'으로 통하는 김하늘의 효과로 KBS 월화극이 반등할 수 있을까 관심이 쏠린다.
-
18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극본 배수영, 연출 이호·이현경)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호 감독과 배우 김하늘, 연우진, 장승조가 참석했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나쁜 놈들 멱살 잡는 기자와 나쁜 놈들 수갑 채우는 강력팀 형사가 연이어 터진 살인사건을 함께 추적하며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지는 멜로 추적 스릴러. 이호 감독은 "대본을 읽었을 때 매 회 반전과 재미 포인트가 많았다. 흡입력이 있는 사건들 속에서 인물들 간의 여러 변화가 있고, 시청자들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
극 중 김하늘은 기자이자 '멱살 한번 잡힙시다' 진행자 '서정원'을 연기한다. 데뷔 후 처음으로 기자 역할에 도전하게 된 김하늘은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기자님들 인터뷰하시는 것도 많이 봤다"라며 "평상시 말투와 취재할 때의 말투, 진행할 때 말투가 다 다를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른 느낌으로 보일 수 있게 신경 쓰고 연구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김하늘은 이번 작품을 통해 '공항 가는 길' 이후 약 8년 만에 KBS로 돌아오게 됐다. 김하늘은 "그때의 기억이 좋았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덕분에 이번 작품 역시 그런 기운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KBS 드라마 시청률이 많은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시청률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뜨는 것을 보며 부담은 됐지만, 제가 저희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있고, 현장에서 촬영할 때 파이팅이 넘쳤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재미있고 열심히 했다. 현장에 가는 것이 물론 몸은 피로하지만, 갈 때마다 항상 설레고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까 기대가 되는 작품이 참 오랜만이었다. 그 기운을 같이 느껴주신다면 KBS 드라마도 조금 더 힘을 받지 않을까 하는 희망 사항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
연우진은 강하경찰서 강력 1팀 에이스 형사 '김태헌'으로 분한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독수리나 매 같은 이미지에 빗대면서 "예민하고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비주얼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소개했다. 연우진은 이번 작품의 원작은 참고하지 않았다며 "제가 가진 창작과 상상 속에서 풍부하게 감정 연기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았다. 대본이 글도 많고 건조한 편인데, 연기로서 채울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만의 색을 입히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장승조가 맡은 '설우재'는 소설가이자, 재벌 그룹 2세로 서정원의 남편이다. "서사가 짙은 인물"이라며 운을 뗀 장승조는 "이 친구가 어쩌다가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에 집중하면 서사와 맞닿아있다. 그 지점부터 시작하다 보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연우진과 달리 장승조는 원작을 일부 참고했다며 "너무 궁금해서 읽었는데, 거기에서 서정원이라는 사람의 입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서정원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기준점을 잡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하늘은 두 사람과 얽히고설키는 관계성 속에서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연우진은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우리 드라마가 가진 여러 장점이 있는데, 사건이 진행되고 소용돌이에 빠져들수록 언밸런스하게도 멜로가 짙어진다"라며 "각 사람들의 서사가 밝혀지며 관계가 짙어지고 밀도 높은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승조 역시 "각자가 가진 사랑의 해석에 따라 사건을 만들고 그게 꼬리를 물며 끝까지 가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
다만 이번 작품의 경우 잘나가던 여성이 살인 사건에 얽히며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원더풀 월드'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이호 감독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요즘 촬영이 한창이라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저희 작품 같은 경우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등 수사적인 부분도 있어서 다를 것 같다. 저희만의 색깔로 좋은 작품을 만들었으니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하늘 역시 "사실 처음에 이 작품을 봤을 때 '멜로 추적 스릴러'라는 타이틀이 생소했다. 보통 장르물이나 스릴러에 멜로는 배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희 드라마 대본을 보며 그 생각이 바뀌었다. 쫀쫀한 서사 속에서 세 명의 관계가 굉장히 잘 얽혀있다. 추적 스릴러로만 가면 누가 범인일까에만 집중해서 건조할 수도 있는데, 저희 드라마는 그 안에서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포인트가 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멜로 추적 스릴러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차별점을 밝혔다.
이어 "'원더풀 월드'가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는데, 오히려 안심이 되고 좋다. 비슷한 느낌이 있다고는 하지만, 색깔이 많이 다르다. 저희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시간대도 다르다. '원더풀 월드'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그만큼 힘을 받아 저희 드라마 시청률도 두 자릿수까지 가서 조금 더 풍요로워지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돌아온 김하늘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오늘(18일) 밤 10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인기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