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현실사회를 보여주는 잘 짜여진 풍자극 같았다."

손석구가 1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댓글부대'의 언론시사회에서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안국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참석했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

손석구는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으려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다. 그는 "어떻게 하면 기자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나름 중점을 둔 건, 마냥 자기를 증명하는 데만 눈이 먼 이기적인 기자로만은 안 보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감독님과 영화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어떻게 하면, 비호감이 아닌, 따라가고 싶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할지 생각했다"라며 "우리의 의도가 통했다 싶은 부분은 임상진이라는 캐릭터가 짠하고 귀엽더라"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댓글부대'는 온라인 여론을 주요 소재로 선택하며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밈'(meme,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문화 요소)을 재기발랄하게 선보인다. 이는 안국진 감독의 오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담기게 됐다. 그는 "밈의 역사부터 공부해야 했다. 저작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투명하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시간 공을 들였다. 끝내 누군가를 찾으면 허락받고 사용했다. 하지만, '이 실체가 없구나', '어딘가에서 자연 발생한 거구나'라는 결말에서는 불안해서 오히려 쓰지 못했다. 모든 역사를 찾아서, 찾아낸 것들 중 저작권이 해결된 것만 사용하게 됐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김성철, 김동휘, 홍경은 온라인상에서 댓글을 조작하는 '팀 알렙'의 멤버로 활약한다. 김성철은 빠른 두뇌 회전을 선보이며 '팀 알렙'에서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실질적 리더 ‘찡뻤킹’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 당시 찡뻤킹만이 가진 정의감에 중점을 두었다. 영화를 처음 봤는데 캐릭터가 가진 본인의 사명감과 정의감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았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팀알렙의 남다른 앙상블을 만든 것과 관련해서 김성철은 "저희가 현장에서 리허설하고, 놀면서 찍은 것들이 결과물로 나온 것 같았다. 저희도 그걸 바랐다"라며 "누구는 소극적, 누구는 적극적 이런 셋 파트가 유기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그런 것에 노력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동휘는 후킹한 스토리를 짜는 익명의 작가이자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리는 제보자 ‘찻탓캇’ 역을 맡았다. 그는 "찻탓캇은 아이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이처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팀알렙에도 있고, 임상진 기자도 만나고 하니까 주안점을 가져가면서도 다르게 표현할 지점을 고민했다"라고 캐릭터에 고민했던 지점을 전했다. 또한, 그는 작품을 통해 재회한 홍경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통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너 지구 뿌셔' 그게 연습하고 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했는데 이게 딱 맞아떨어진 순간이 합쳐졌다"라고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홍경은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택’ 역을 맡았다. 그는 "감독님과 대본 초기 때부터 말씀드렸는데 셋이 한 집에서 공통점이 있어서 살겠지만, 다른 환경에서 자란 셋이 한 집에 사는 건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주관이 뚜렷해 싸우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와야 재밌다고 피력했다. 감독님께서도 그 과정에서 저희가 엇나가지 않게 잘 잡아주신 것 같다"라고 셋의 앙상블에서 고민했던 지점을 설명했다. 또한 홍경은 "김성철과 함께하며 놀랐던 적이 많았다"라고 감탄하며 "김동휘를 보며 어떻게 이야기할지 모를 정도로 압도됐다"라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손석구는 '댓글부대'를 보고 진실과 거짓에 대한 생각하게 됐다. 그는 "사실 무형의 무언가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형의 무언가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또 기뻐하지 않나.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지점이 우리 사회 현상이라서 호기심이 간다"라며 작품에 대해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사회를 보여주는 잘 짜인 풍자극 같았다.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도 많았다"라고 표현했다.

김성철 역시 '댓글부대'가 던지는 더 많은 화두에 집중했다. 그는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운이 남는다, 생각이 난다, 나의 의견은 이렇다고 이야기하게 되는 영화를 보는 게 요즘에는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저희 영화를 보고 많이 여운이 남지 않으실까 싶었다. 이게 실제로 있을까, 진위여부에 대해 토론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한편, 피부처럼 많은 이들에게 밀접하게 닿아있는 온라인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영화 '댓글부대'는 오는 3월 27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