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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드론쇼코리아] 드론 이등병 “출동 준비 끝”

기사입력 2024.03.08 17:40
전투부터 지원까지, 전장에 활용되는 드론
  • 소총용 드론이 '드론쇼코리아 2024'에 소개됐다. /김동원 기자
    ▲ 소총용 드론이 '드론쇼코리아 2024'에 소개됐다. /김동원 기자

    드론이 입대했다. 전후방 상관없이 자대배치 받을 준비도 마쳤다. 전투부터 수송, 귀순자 유도까지 할 수 있는 역할도 다양하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실제 전투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초계정 1척을 침몰시켰고, 이 공격으로 러시아 군인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약 40만 원의 FPV(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드론이 70배 비싼 중국제 러시아군 차량을 제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드론은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 병기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드론 기술은 얼마나 발전했을까. 6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선 국내 국방용 드론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드론쇼코리아 2024다. 이 자리에선 군과 드론 공급 기업은 전방에서의 전투부터 후방 지원까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군사용 드론이 공개됐다.

    ◇ 소총과 유탄발사기 탑재, 드론 전투병

    전투용 드론은 실제 전장에 투입돼 적을 사살할 수 있는 드론 등이 공개됐다. 소총과 유탄발사기를 탑재한 드론이다. 육군은 전시장에서 소총사격 드론과 유탄 발사 드론을 선보였다. 소총사격 드론은 25사단에서 실제 운용하고 있는 드론으로 K-2 소총이 장착됐다. 최대 2km까지 조종할 수 있으며 20분간 운용할 수 있다. 유맥에어가 만들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까지 쉽게 접근해 적을 사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유탄발사기 로봇. /김동원 기자
    ▲ 유탄발사기 로봇. /김동원 기자

    유탄 발사 드론은 소총과 마찬가지로 유탄을 발사하는 드론이다. 40mm 유탄발사기 6연발이 가능하다. 한국씨앤오테크가 제작했다. 적이 밀집해있는 장소 등에 접근해 피해를 줄 수 있다. 유탄은 수류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드론이 탄약을 투하해 적을 공격하는 드론도 공개됐다. 풍산이 개발한 탄약 투하 드론이다. 최대 3kg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3발의 탄약까지 투하할 수 있다.

    적을 포획하는 로봇도 있었다. 그리폰 다이나믹스가 만든 재머 및 포획 드론이다. 이 드론은 2km 반경에서 작전하며 적을 포획하는 용도로 운용 가능하다.

  • 재머 및 포획 드론이 전시돼 있다. /김동원 기자
    ▲ 재머 및 포획 드론이 전시돼 있다. /김동원 기자

    육군 관계자는 “드론은 아군의 피해를 줄이면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아군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적이 매복해 있거나 진영을 설치했을 때 피해 없이 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에 공개한 드론 외에도 적 섬멸, 공격, 기습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드론이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 전투 물품 지원, 드론에 맡겨라

    후방에서 아군을 지원할 수 있는 드론도 대거 전시됐다. 수송용 드론이다. 탄약과 같은 전투 물품부터 식량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주로 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차는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어 적에게 쉽게 공격당할 수 있었다. 반면 드론은 하늘을 이용해 다니므로 차보다 공격당할 위협이 적고, 헬기처럼 사람이 타고 있지도 않아 적 공격 시 아군이 피해 보지 않는 장점이 있다.

  • 군수품 수송용 드론 S-CAV1. /김동원 기자
    ▲ 군수품 수송용 드론 S-CAV1. /김동원 기자

    드론이라고 적은 양의 물품만 나를 수 있진 않다. 숨비는 이번 전시회에서 100kg 유상 하중이 가능한 군수품 수송용 드론 ‘S-CAV1’을 선보였다. 최대 120km/h로 이동 가능하며 유사 라이다 기반으로 자동 정밀 착륙이 가능하다. 비교적 무거운 짐을 빠르게 옮기면서 어떤 장소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드론이다. 숨비 관계자는 “이 드론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 지원으로 민군협력진흥원에서 수행하는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며 “군수품 운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근거리 수송용 로봇의 모습. /김동원 기자
    ▲ 근거리 수송용 로봇의 모습. /김동원 기자

    적은 양의 물품을 운반하는 드론도 있었다. S-CAV1가 트럭 같은 드론이라면 오토바이처럼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필요한 물품을 전하는 드론이다. 크기가 크지 않아 적 공격을 당할 가능성은 적지만, 무거운 물품을 전달하긴 어려워 근거리 내에서 수송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육군 전시장에 전시된 보라스카이가 제작한 수송용 드론이 대표 제품이다. 이 드론은 최대속도 36km/h로 이동할 수 있고 40분간 운용할 수 있는데, 같은 사단이나 근거리 내 아군을 지원하는 역할로 활용할 수 있다.

    ◇ 귀순자 수색부터 경계까지 드론 활용성 커졌다

    전쟁이 나지 않은 평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드론도 존재했다. 전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명 방송용 드론이다. 이 드론은 조명과 스피커,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35분간 운행할 수 있고 조명과 방송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 조명 방송용 드론의 모습. /김동원 기자
    ▲ 조명 방송용 드론의 모습. /김동원 기자

    조명 방송용 드론은 접경 지역 귀순자를 수색하거나 주요시설을 경계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DMZ 부근에는 지뢰가 많아 장병이 접근하기 어렵다. 그만큼 귀순자 수색과 안내에 제한점이 있다. 이 드론은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귀순자를 찾아 조명 등을 통해 안내하고 지속 추적감시도 할 수 있다.

    드론의 유용한 기능인 정찰용 드론도 많이 소개됐다. LIG넥스원의 경우 정찰과 타격을 함께 할 수 있는 드론도 소개했다. 최대 126km/h로 이동할 수 있어 빠르고 신속하게 정찰하고 필요시 적도 타격할 수 있는 드론이다.

    육군 관계자는 “드론인 전시와 평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며 “정확하게 소개할 순 없지만, 일부 드론은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고 일부 사단에선 실제 드론을 배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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