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넘어 무인기‧드론‧UAM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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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의 변신이 시작됐다. 인간의 로망을 실현한 비행기에서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무인기까지 기술개발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2024' 전시장 항공사들의 부스를 방문하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드론‧UAM‧무인기들이 화려하게 전시돼 있었다. 대한항공, 베셀에어로스페이스, 파블로항공이 나란히 부스를 마련해 미래 기술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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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주로 필요 없는 해양쓰레기 탐지 무인기
베셀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 들어서자, 수직이착륙 무인기 'VVS-50'가 보였다. 수직으로 착륙하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부드러운 곡선에 아래 동그란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 기체도 가볍다. 전체 길이 3.35m, 폭 5.0m로 거대하진 않지만, 최대이륙중량 50㎏, 최고속도 시속 100㎞, 체공시간 80분 등을 고도 이동과 장기 체공 및 장거리 운영이 가능하다.
산불 감시, 치안 감시, 정찰, 배송,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중국산 기체가 점유하고 있던 중형급 무인기 시장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무인기가 등장한 것이다. AI 기술을 적용해 목표물을 자동 타겟팅하는 것도 추진한다. 김상권 베셀에어로스페이스 사업기획 담당 과장은 “설계부터 조립·실증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며 “향후 인천시 과제를 통해 ‘VVS-50’를 해양쓰레기를 탐지하는 데 활용하고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뒤편에는 실증 중인 이동형 택시 UAM도 보였다. 한국의 UAM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실증하는 K-UAM 기술검증 R&D 사업 일환으로 만든 자율비행개인항공기(OPPAV)다. 설계부터 조립‧실증지원까지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 항공센터 K-UAM 실증단지에서 UAM 기체 비행시연을 마쳤다. 김상권 과장은 “K-UAM 그랜드챌린지 사업을 통해 올해 비도심에서 실증하고 2025년 도심권인 서울에서 실증할 예정”이라며 “1인용 UAM 시제기로 개발된 것으로 양산시 확장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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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 드론 비상시킨 파블로항공, 이동택시 교통관리 플랫폼까지
드론쇼코리아에서 유일하게 2층 부스로 꾸민 파블로항공을 방문했다. VIP 부스 방문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파블로항공은 항공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해상 모빌리티를 통합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 군집 제어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곳”이라고 소개했다.
파블로항공은 이동택시 최적 경로, 위험 요소 파악 등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았다. 또 대중에게 드론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불꽃 드론쇼도 진행한다. 이번 드론쇼코리아에서도 불꽃 드론쇼의 이벤트를 책임진 곳도 파블로항공이다.
부스 안쪽에는 배송용‧군사용‧수상용‧폭죽 드론 등 다양한 드론이 전시돼 있었다. 자율군집 제어를 주 전공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날 김 대표는 “유‧무인기를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군집으로 정찰·감시부터 타격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니터에서는 파블로항공이 LGU+와 개발한 UAM 교통관리플랫폼 시연을 담은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어반링크X'라는 이름으로 이번 CES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파블로 관계자는 “기상, 공역, NOTAM 등 항공 정보를 분석해 비행 계획을 검토하고 위험을 관리한다”며 “AI 기술로 비행 중 충돌 가능성을 예측하고 우회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고 했다. 이어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지 검증하는 단계이며 향후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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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용 무인기 내세운 대한항공…대형 전시장 마련
대한항공은 군용 무인기로 전시장을 채웠다. 전시장 중앙에는 미래 전투기 스페이스 무인기 2종이 전시됐다. 가오리처럼 생긴 가오리 X, AI가 탑재된 날렵한 모양의 무인 편대기도 보였다.
올해부터 양산에 착수한 중고도 무인기도 전시됐다. 365일 연속으로 4만 피트(ft·약 1.22㎞) 이상 상공에서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며, 주야간 고해상도의 표적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상 통제 장비에 전송하고 판독·분석 및 전투 피해 평가까지 수행하는 전략급 감시정찰 자산이라고 대한항공 측은 전했다.
하지만 타 무인기의 상용화 및 양산 가능성 등에 대해선 정확한 소개가 없었다. 정확한 기술 수준과 타사 대비 경쟁력은 알 수 없었다. 이에 현장에 있던 대한항공 관계자에게 답을 구하자 “말하지 않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전시 이틀 날에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둘째 날 역시 대한항공은 침묵했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