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여성 과학자 및 엔지니어가 STEM 분야에 도전할 수 있게 돕고 싶어
“힘들 때 망설이지 말고 주변에 손을 내밀어라. 주변엔 같이 할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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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은 UN에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자기 일에 대한 성취감과 열정, 만족도가 높다면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현재 3M에 근무하는 여성 과학자이자 엔지니어인 이미희 팀장을 만나 STEM(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분야의 중요성과 여성 엔지니어로서 STEM 분야의 업무와 여성 후배 양성에 진심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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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3M 동탄 연구소에서 첨단소재 사업부 Asia Application Engineering Manager 이미희입니다. 3M에서는 2011년 입사해 해외 주재원 2년 포함, 12년이 넘게 근무 중입니다.
Q : 3M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A : 현재는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매니저입니다. 저희 팀은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 디비전(AdMD)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팀으로, 소재가 개발되거나 개발에 우리 팀이 참여해서 소재를 론칭하면 그에 맞는 어플리케이션을 찾고, 어플리케이션이 잘 론칭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어플리케이션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전기차 또는 전기차용 배터리, 요즘에는 에너지 쪽(수소 에너지 등)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한, 그 팀의 아시아 전체(인도, 태국, 싱가포르, 일본, 한국)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산업의 특성이 다릅니다. 예로 인도나 동남아의 경우는 페인트, 코팅 쪽에 주력하고,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쪽으로 산업이 많이 발달하여, 그쪽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더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전체 팀을 아울러 함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피플 매니지먼트도 하고 있습니다.
Q : 여성 과학자로서 직업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현재 만족도는?
A : 학교에서 재료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전공과 관련한 직업을 갖다 보니 소재에 specialty가 있는 회사에서 engineer와 그 manager가 되었습니다. 소재를 연구하는 직업이라는 것은 모든 과학의 근본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현재의 직업 선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내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는 아주 높습니다.
Q : 최근에는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꼽는 비율이 이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습니다.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과학자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A : 남녀를 떠나 과학자 또는 공학자라고 하면 모두 공감할 것 같은데, 내가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서 가설이 맞든 틀리든 전체적인 과정을 알아가는 것과 특히, 가설대로 결론이 날 때 느끼는 희열감은 엄청납니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과학자는 성취감이 높은 직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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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성 과학자로서 힘들었던 점과 현재 3M에서 여성 과학자로 일하면서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일까요?
A : 지금은 여성 과학자를 대하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제가 일을 시작했던 20년 전에는 많은 편견도 있었습니다. 소위 ‘여성이 과학자/공학자로 얼마나 버티나....’라는 시선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노력과 도전, 회사의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으로 자연스럽게 그런 어려움을 잘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STEM 분야 여성에게 친화적 기업인 3M에 입사한 것은 제 인생에 아주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3M의 ‘Women in STEM’은 여성 공학도, 대학생들에게 멘토링하는 장학 프로그램으로 나 또한 ‘Women in STEM’ 프로그램에 참여해 여성 과학자로서 후배들에게 멘토링하면서 학생들이 생각보다 회사에 대해서 두려움과 편견을 깨줄 좋은 이야기와 경험을 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Women in STEM’을 통해 더 많은 여성이 STEM 분야에 진입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꼭 도전하길 바랍니다.
3M에서의 근무 만족도는 아주 높습니다. 그 이유로 첫 번째, 업무에 경계선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저에겐 아주 큰 장점인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제안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회사와 소속된 직원 간의 믿음이 바탕이 되어 가능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는 미국, 일본, 인도, 동남아와 유럽 등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국가의 연구진들을 팀으로 이끌며 manager로서 일하는 것은 더 넓은 시야와 다른 생각들과 부딪히고, 풀어나가는 것이기에 또 다른 도전이며 아주 즐겁습니다.
마지막으로 업무 시간의 자유로움과 다양한 개인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우선, 시간의 자유로움으로 인해 매우 효율적으로 개인 일과 회사 일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내 업무의 15%를 본업과 전혀 상관없어도 리더들이 지원을 해주는 3M만의 ‘15% 룰’이 있습니다. 또한, ‘Work Your Way’ 프로그램과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Mentoring program’도 많아서 개인이 슬럼프나 번 아웃 등 힘들 때 빠르고 유연하게 극복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회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는 것에 만족스럽게 일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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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신데 3M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 3M의 사업군은 크게 4가지 정도로 안전 및 산업, 교통/운송 및 전자, 헬스케어, 소비자 시장 정도입니다. 첫 번째로 ‘안전 및 산업’은 근로자 보건 안전, 산업용 접착제 및 전자 시장 등 다양한 작업 공정의 혁신에 이바지하는 파트입니다.
두 번째는 ‘교통/운송 및 전자’ 파트는 자동차 및 항공 우주와 첨단 소재 및 교통/운송 안전 등의 부서로 구성된 파트입니다. 세 번째로는 ‘헬스케어’로 의료 솔루션 등 효과적이고 스마트한 안전한 의료 지원 파트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홈 인테리어, 생활용품, 문구/사무용 파트로 다양한 영역에 제품을 만들고 연구하는 분야로 보시면 됩니다.
Q : 3M은 한국에서 테이프, 사무용품, 생활용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 전기자동차 솔루션 개발, 배터리 관련 등 많은 과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놀랍습니다. 3M이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A : 3M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과학 기업에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전국 중학생 대상의 과학 교육 캠프인 ‘3M 사이언스 캠프’와 이공계 여성 대상의 멘토링 및 장학 프로그램인 ‘Women in Science’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어려움을 겪는 잠재적인 인재를 돕고 그들이 STEM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과학 발전을 돕고, 과학에 진심인 기업이라는 점이 다른 기업과 다른 3M만의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STEM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3M이 이공계 여성을 지원하는 ‘Women in Science’ 프로그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단순한 소재나 제조 기업이 아닌 과학 기업으로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기후 위기’와 관련해 대규모 재료 과학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3M 포워드(3M Forward)’ 캠페인을 전개하고 지속가능성에 노력하고 있으며, 저도 그 속에서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으로 여겨지는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솔루션 개발과 다양한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 스스로와 3M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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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개인적인 성취감이 높으신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 2년 전에 여성 공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험과 지원이 부족해서 힘들어하는 여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고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선 저 또한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려고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또한, ‘3M 임팩트(3M Impact)’ 프로그램 중에 개발도상국의 공학도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을 찾아가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단절된 어린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Q : 최근 눈 떠보니 10년 전으로 돌아가 인생을 바꾸는 드라마가 인기였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바꿔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A : 모든 사람이 다 기회를 가지는 건 아니었지만 나는 정말 많은 기회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로도 일해봤고, 3M 입사 전 미국 주재원에서도 일해봤고, 선진국, 개발도상국 모두 경험해 봤다. 생각해 보니 나는 운도 좋았고, 노력도 많이 했고,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굳이 하나를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부끄럽지만 입사 시기에 동료와 싸우기도 하고 좌충우돌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만 더 유연하게 소통해서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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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3월 8일은 UN이 정한 ‘여성의 날’입니다. 성공한 여성 과학자로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한 습관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 우선 부딪치고, 도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내가 이전에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주로 ‘취업해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선 많은 도전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 지원하고, 회사에 들어가서도 실험과 프로젝트에 자원해서 많은 경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부딪쳐보고 실패도 해 봐야 자기 것으로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 얻기까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실험도 과감하게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는 한계가 왔을 때 ‘내가 해내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과감하게 주변에 도움을 요청 못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힘들 때는 주저 말고 주변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합니다. 저 또한 예전에 그랬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여자니까 못한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에는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손을 내미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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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M 여성 과학자 이미희 팀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