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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드론쇼코리아] “한국 드론 산업 글로벌 9위, 기회와 위기 공존”

기사입력 2024.03.06 15:03
헨드릭 보데커 Drone Industry Insights CFO 기조연설
비즈니스 창출에 필요한 투자와 기술 부족, 서울·부산에 시장 몰려
  • 헨드릭 보데커 Drone Industry Insights CFO가 2024 드론쇼코리아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 헨드릭 보데커 Drone Industry Insights CFO가 2024 드론쇼코리아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한국 드론 산업이 글로벌 순위에서 9위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위는 일본이 차지했고 미국과 중국이 뒤를 이었다. 드론은 아직 기회 시장이 많고 비즈니스 활용도가 크게 이뤄지지 않은 만큼, 한국이 기술과 규제 등에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드론 강국이 될 수 있단 분석도 제기됐다.

    헨드릭 보데커(Hendrik Boedecker) DDI(Drone Industry Insights) 공동설립자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드론쇼코리아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DDI는 2018년부터 드론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며 국가와 지역의 드론 경쟁력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엔 전 세계 85개국 1000명 이상의 드론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보데커 CFO는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드론 산업 경쟁력은 전체 9위였다”면서 “일본과 미국, 중국이 각각 1, 2, 3위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산업 성장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에 산업이 밀집해있어 두 지역 위주로 앞으로 기업이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망했다.

  • 지난해 드론 비행 시간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자료 캡처
    ▲ 지난해 드론 비행 시간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자료 캡처

    그는 전 세계 비행시간을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DDI 조사 결과 지난해 전 세계 드론이 비행한 시간은 약 760만 시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가 많고 대륙이 넓은 중국에서 비행시간이 가장 많았다. 보데커 CFO는 “비행시간에선 중국이 크게 앞서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가장 큰 국가인 점도 맞지만, 드론 비행에 대해 국가가 관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지원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배송과 군 작전 분야에서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비행시간 조사에서도 전체 10위권 안에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 농업, 건설 분야에서 비행이 많았다. 그는 “한국은 부동산 상권을 분석하거나 건설 안전 등을 강화하는데 드론을 적극 활용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향후 몇 년 안에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더 많은 비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DII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 드론 산업은 글로벌 9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자료 캡처
    ▲ DII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 드론 산업은 글로벌 9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자료 캡처

    보데커 CFO는 한국이 드론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선 시장과 기술 성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드론의 경우 초기 단계 투자는 괜찮지만 성장 영역에서는 투자가 줄어드는 점이 드론 발전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가 기술을 증명할 수 있을 때까지 연구개발(R&D)을 마친 뒤 실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이 영역에서의 투자가 많이 줄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9년에는 투자가 많이 이뤄졌지만 그 이후 투자가 많이 줄고 있다”며 “아시아의 투자 비중은 14%에서 8%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드론 시장에 지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에서의 투자는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체 드론 투자 시장의 70%는 미국 투자자이고, 이들은 미국 드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2년 안에 투자 시장에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드웨어 회사 위주로 큰 타격이 갈 수 있다”면서 “드론 시장도 일부 국가가 점령하게 되는 독과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자기 위치 감지 네트워크 기술과 자율주행, 자동 제어, 배터리 기술 등이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관제소에서 4㎞ 떨어진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솔루션은 아직 전 세계에 없다”며 “관제소와 멀리 떨어져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등 실제 비즈니스에 드론을 활용할 기술이 많이 개발돼야 하고, 비즈니스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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