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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태오 "제 인생을 바꿔준 작품"…인연 담긴 '패스트 라이브즈'

기사입력 2024.02.28.17:49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과 스틸컷 / 사진 : CJ ENM (포토그래퍼: Matthew Dunivan)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과 스틸컷 / 사진 : CJ ENM (포토그래퍼: Matthew Dunivan)

    "저에게는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한 배우 인생에서 그런 작품을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만나게 됐다. 영화적 성과가 아닌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28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진행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유태오가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유태오를 비롯해 셀린 송 감독,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참석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셀린 송 감독은 영화 '넘버3'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 이민을 후, 극작가로 삶을 이어갔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그의 첫 데뷔작이자, 아버지 송능한 감독이 영화 작업을 하던 한국에서 촬영한 남다른 인연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셀린 송 감독은 "영화의 한 부분 덕분에 한국에서 영화를 작업하게 됐을 때 정말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작업하는 것이 신기하고 그냥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유태오는 12살 때 이민을 가며 이별하게 된 첫사랑 나영과 만나게 되는 해성 역을 맡아 남다른 감수성을 스크린에 옮겨냈다. 해성은 그리워하던 나영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서로를 다시 찾게 되고, 영상 통화를 하며 소통하고, 뉴욕에서 재회하기까지의 복잡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유태오는 해성의 감정에 "15년 동안 이어진 무명 배우 시절"이 녹아있다고 전했다.

    "다국적인 제 문화 뒷배경도 있겠지만, 캐릭터를 맡게 되면 저와의 공통점을 찾게 된다. 해성은 운명적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맺힌 한이 있었다. 저도 15년의 무명 배우 시절 동안 다르지만, 비슷한 한을 경험했다.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슬픈 아픔도 있다. 거기에서부터 해성과 가까워진 것 같다. 나머지는 감독님과 소통하며 호흡한 것 같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패스트 라이브즈'는 앞서 이야기했듯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75관왕 210개 노미네이트의 기록을 세우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셀린 송 감독은 "데뷔작으로 노미네이트 된 것에 대해 꿈만 같다. 너무 큰 영광이고, 신기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영화 제작사 A24와 함께 CJ ENM도 '패스트 라이브즈'의 제작에 참여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기생충' 이후 한국 영화 노하우와 자산을 가지고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전 세계 관객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A24와 상호 보완적 협업이 가능하겠다는 지점이 있었다"라고 공동 제작의 배경을 밝혔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이어 "처음 '패스트 라이브즈'를 봤을 때, 두 지점에서 끌렸다.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이라는 아시아적인 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치열함이 있었다. 그리고 A24라는 회사가 북미 시장에서 영화를 사랑하며 제작을 이어가는 곳이고, 저희는 아시아에서 인프라를 구축한 회사였다. 양측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느냐라는 생각에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인연'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관통하는 단어다. 그리고 이는 한국어 그대로 영화 속에서 등장한다. 셀린 송 감독은 "그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이 없었다"라고 한국어 단어를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전 세계 많은 관객이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고 극장을 나선다. 한국 단어이지만, 그 느낌은 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관객들이 저에게 '인연이라는 단어를 매일 쓰게 됐다'라고 이야기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그리고 이는 유태오에게도 큰 의미로 남게 됐다. 그는 "해성 역을 위해 '인연'이라는 철학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했다. 배우로 작품이 끝나면 캐릭터를 항상 떠나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계기로 일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기술적으로 접근했다면, 앞으로 맡을 캐릭터에 '인연'이라는 철학을 결합해 생각하게 됐다. 이 캐릭터가 되기 위해 기술적으로 설득하기보다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섬세하게 아름다운 영화"라고 극찬했으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장편 데뷔작, 정교하고 섬세하며 강렬하다"라고 감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공개 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전 세계 75관완 2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는 오는 3월 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상영시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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