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로코노미’ 인기에 제주색 입힌 유통가

기사입력 2024.03.04 06:22
제주색 강화한 제품 만들거나 제주 특산물, 식재료 협업
업계도 제주 특산물 활용 지역 상생 시너지 도모
  • 올해도 ‘로코노미’ 열풍이 거세다.

    로컬(Local)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동네 기반의 상품이나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지역 고유의 특색을 담아낸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를 일컫는 ‘로코노미’ 트렌드는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을 중시는 MZ 세대에게 ‘힙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설문 조사 결과, 성인 남녀 81.6%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가 지역색을 강조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지역 특산물을 메뉴로 활용하는 이유는 상품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소비 성향에 발맞춰 브랜드에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 ‘돌하르방’ 생수병 /사진=제주 한라수
    ▲ ‘돌하르방’ 생수병 /사진=제주 한라수

    로코노미 트렌드의 중심에는 인기 국내 여행지로 꼽히는 제주도가 있다.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을 활용해 제주색을 강화한 제품을 만들거나 제주 특산물을 식재료로 협업하는 로컬 마케팅이 한창이다.

    미네랄 워터 브랜드 제주 한라수는 제주 고유의 문화를 강조한 돌하르방 용기에 감귤색 뚜껑의 디자인으로 이미지를 차별화해 시장에 진출했다. 제주 한라수는 화산섬 제주의 수십만 년 동안 현무암으로 자연 정화된 용암해수로 만들어 마그네슘, 칼슘, 아연 등 희귀한 미네랄 성분을 다양하게 함유했다. 미네랄 워터를 찾는 MZ세대에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쿠팡, 11번가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데도 성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제주 구좌지역의 당근 농가로부터 당근 200여 톤을 매입했다. 회사 측은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내로라하는 메뉴를 간편식 제품(HMR)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인 ‘모두의 맛집’에서 당근케이크나 당근주스 등 디저트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단체 급식 재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로코노미 트렌드를 가장 적극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식품업계와 외식 프랜차이즈다. 업체들은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시너지를 도모하며 차별화된 상품성을 내세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 ‘후렌치파이 감귤 마멀레이드’ /사진=해태제과
    ▲ ‘후렌치파이 감귤 마멀레이드’ /사진=해태제과

    해태제과는 갓 수확한 제철 제주 감귤 잼을 올린 ‘후렌치파이 감귤 마멀레이드’를 선보인다. 새콤달콤한 맛으로 겨울이 제철인 감귤이 주인공이다. 추운 계절에 먹어야 제맛인 만큼 올겨울에만 맛볼 수 있도록 54만 개만 한정 생산한다.

    SPC 잠바주스는 최근 제주공항점 개점을 기념해 제주산 우도 땅콩과 마차 등을 활용해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투썸플레이스와 메가MGC커피 등도 우도 땅콩, 당근, 레몬 등을 활용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푸드테크 기업 식신은 오랜 기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노포 맛집’을 모은 책 ‘간판 없는 맛집’에 이어 미식의 땅 제주를 조명한 ‘제주 로드 맛집’을 출간했다. 식신은 사용자 추천과 리뷰를 중심으로 한 맛집 정보 서비스다. 이번에 출간된 ‘제주 로드 맛집’은 식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 온 제주 맛집을 모아 엮었다. 회, 제주돼지, 국수·면, 향토음식 등  15개 섹션으로 나누어 총 107곳의 제주 맛집 정보를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로코노미 트렌드는 소비자에게 지역의 특색을 강조하거나 차별화된 제품성으로 부각돼 기업과 지자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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