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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뱅, 따라가는 시중은행.. 금융권 ‘혁신’ 레이스 가속화

기사입력 2024.02.28 10:55
  • 최근 각종 금융 상품·서비스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출범 5주년 만에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린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을 따라잡기 위해 국내 5대 금융지주가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쟁은 미래 경쟁력 확보와도 직결되어 있어 인터넷은행과 주요 은행의 레이스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5대 금융지주에 불어온 ‘슈퍼앱’ 바람

    국내 5대 금융지주는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슈퍼앱’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KB국민(KB스타뱅킹), 신한(슈퍼SOL), 하나(하나원큐)가 이미 슈퍼앱을 출시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우리은행이 ‘뉴원(NewWON)’을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내년 1월을 목표로 슈퍼앱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이미지=픽사베이
    ▲ 이미지=픽사베이

    ‘슈퍼앱’의 혁신은 은행·카드·증권·페이 등 그동안 흩어져 있던 그룹의 수많은 서비스를 한데 모아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한다는 데 있다. 사용자는 여러 가지 앱을 설치 및 가입,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편의를 한층 더 높인다. 

    이러한 혁신을 두고 시작된 국내 은행의 경쟁 돌입은 슈퍼앱의 시초이자 선두주자하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금융 플랫폼(카카오뱅크, 토스)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두 플랫폼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카카오뱅크가 약 1700만명, 토스가 약 1500만명을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어 현재 출시되어 있는 KB스타뱅킹(약 1100만명)과 하나원큐(약 600만명)를 앞선다.

    이러한 슈퍼앱의 성공은 ‘기존 지주사 서비스를 원 앱 체제에서 얼마나 편리하고 속도감 있게 구현해 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금융 서비스 또한 끊임없이 발전하고, 또 변화를 거듭하는 것도 중요하다.

    토스가 쏘아올린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 업계 ‘외화 대전’ 발발

    인터넷은행은 계속 새로운 ‘혁신’을 외치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출시한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은 현재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통해 원화와 외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며, “평생 무료 환전을 통해 토스뱅크는 송금 수수료 무료 선언을 통해 이뤘던 ‘혁신’을 한 번 더 이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고객 차별적인 환전 수수료가 공급자 중심의 편향된 환전 시스템을 만들면서 고객들의 지속적인 불편을 낳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토스뱅크는 누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우대환율을 선언하게 됐다. 김 PO는 “향후 외화통장을 기반으로 해외송금 서비스, 증권계좌 연계 등 다양한 비이자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했다.

  • 이미지 제공=신한카드
    ▲ 이미지 제공=신한카드

    이러한 토스뱅크의 선언에 은행권에서는 이른바 ‘외화 대전’이 발발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손을 잡고 지난 14일 전 세계 30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을 우대해 주는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외환대전에 참전했다. 사측에 따르면, 해당 카드는 출시 6일 만에 10만 1120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도 KB국민카드와 협업해 오는 4월 중 해외 이용 특화 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해당 카드에는 환전 수수료 면제와 더불어 KB페이(Pay) 이용 시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을 추가할 예정이다.

    은행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캐릭터 마케팅’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도 은행의 또 다른 경쟁력이자 혁신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춘식이를 활용한 단기 적금 상품 ‘한달적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 이미지 제공=카카오뱅크
    ▲ 이미지 제공=카카오뱅크

    해당 상품은 적금을 납입할 때마다 춘식이 캐릭터가 31층 건물을 한 층씩 올라가며 각기 다른 디자인의 다양한 층이 오픈되는 화면 구성으로 적금 납입에 재미를 더했다. 적금 납입 첫날에는 춘식이가 1층에서 나타나며, 둘째 날에는 2층에서 만나는 등 31층까지 다양한 컨셉의 춘식이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31일 납입에 성공한 고객들은 31층 펜트하우스에서 춘식이를 만나볼 수 있어 적금 만기에 대한 고객들의 흥미와 기대감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토스는 자체 캐릭터 ‘캐치’를 통해 플랫폼 내 ‘새소식’ 메뉴에서 새로 나온 기능 및 혜택과 신규상품, 이벤트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소식을 전하는 '새' 역할에 착안해 병아리를 모티브로 기획됐으며, 새소식의 정보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캐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6년 만에 대표 캐릭터 ‘위비프렌즈’를 부활시키며 캐릭터 마케팅에 재도전했다. 우리은행은 2015년 금융권 최초로 꿀벌 ‘위비’ 캐릭터를 론칭했지만,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앱 서비스가 위비뱅크에서 우리WON뱅킹으로 전환되고 위비톡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위비프렌즈도 2019년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우리은행은 금융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캐릭터 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돼 ‘위비프렌즈 리턴즈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위비프렌즈 캐릭터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캐릭터가 새겨진 통장, 카드 등 실물을 보급하고, 위비프렌즈를 활용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이 주관하는 기업PR 행사뿐만 아니라 광고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널리 알릴 계획도 수립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열린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과거 위비를 필두로 캐릭터 마케팅을 시작하고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선도했던 우리은행의 도전과 혁신의 과정이 떠오른다”라며, “위비프렌즈를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위비프렌즈를 금융권 캐릭터 차트 1위로 등극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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