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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에게 'MZ 여신'으로 입에 오르는 인물들이 몇몇 있다. 배우 노정의는 그중 한 명이다. 지난 2011년 채널 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한 노정의는 성인으로 성장하며 'MZ 여신'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아름다운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아역배우부터 차근차근 다져온 연기력에 아름다운 외모까지 더해진 배우 노정의는 좀 더 많은 도전을 꿈꾼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의 공개 후, 인터뷰로 만난 노정의는 글로벌 1위 소식에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침 7시에 문자가 울려서 봤더니, 마동석 선배님께서 ''황야' 글로벌 1위 했다. 축하 축하'라고 보내셨더라고요. 잠결인데도 인터넷을 찾아보고, 꿈인가 생시인가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후기를 찾아볼 정도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노정의는 "'속시원하게 봤다'라는 반응도 있었고, 제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힐링했다'라고 하신 분도 계시더라고요. '작품이 누군가에게 '힐링'을 선사하기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공개 후, DM을 보내주시는 팬 분들의 언어도 다양해진 것 같고요.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보고 계시는구나'라는 걸 느낀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
노정의가 '황야'를 선택한 큰 이유에는 배우 마동석이 있었다. 시나리오에 적혀있는 '마동석'이라는 이름에 허명행 감독과 미팅을 결정했고, 자신의 이야기까지 귀 기울여 주는 모습에 바로 '황야'의 합류를 결정했다.
"제가 일단 마(동석)선배님 작품들을 너무 좋아했어요. 워낙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긴다'라고 마 선배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셔서요. 실제로 뵙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고요.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될까 궁금했어요. 실제로 만나보니 역시나, 너무 좋으셨고,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챙겨주셨어요. 누구 한 명 불편하지 않도록 웃음으로 승화해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고요. 다치지 않도록 사소한 배려들을 통해 '나 정말 배려받고 있고, 아낌없이 선배님께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황야'는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수나는 그 속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남산(마동석)과 지완(이준영)과 함께 가족처럼 살아가는 인물이다.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당찬 성격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노정의는 예쁨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고, 가족을 지켜야 하는 상황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버텨나갈 힘이 강해진 건 아닐까 싶었어요. 이렇게 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수나만의 방식이 보였던 것 같아요"라고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수나가 직접 선보이는 액션은 적지만, '황야'를 만들며 액션 욕심이 더해지기도 했다. 노정의는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합을 맞춰 촬영하고 결과물을 모니터로 볼 때, '말이 되나?',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언젠가 좋은 액션도 해보고 싶다'라고 마(동석) 선배님께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언제라도 배우고 싶으면 와'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제가 하는 운동과 액션은 완전히 다른 장르니까요. 배우러 가려고요. 지금은 플라잉 요가, 필라테스,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즐기고 있습니다. 몸 쓰는 걸 좋아해서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
노정의는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현장에서 풀어져 있기보다, 긴장하고 있는 때가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황야'는 현장의 다른 면을 그에게 열어줬다. 노정의는 '황야'의 현장을 떠올리며 "제가 어디를 가도 행복했던 현장"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거 얘기해도 될까요. 제가 양기수(이희준) 박사님에게 잡혀서 누워있는 장면이 있는데요. 실제로 세팅하는 사이에 잠깐 졸았습니다. 얼마나 현장이 편했으면 그랬겠어요. 원래 촬영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잠을 못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황야' 현장에서는 제 긴장을 풀어주시려 장난도 많이 치셨고, 그런 지점이 남산과 수나의 상황과 연결되며 편하게 촬영하도록 도와준 것 같아요. 수나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면, 현장의 편안함이 저를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
촬영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는 편이라는 말에 '슬럼프'의 경험도 궁금해졌다. 아역배우로 데뷔해 어린 나이에도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정의는 "어릴 때는 마음이 여렸어요. 슬럼프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것 같았어요. 슬럼프가 와도 얼마 못 가서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은 좋은 선배님, 친구들, 동료들이 생겨서 힘이 되어주니 금방 해소되는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아역일 때부터 연기를 잘 하고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 태도는 달라지기보다는 성숙해졌다. 노정의는 "연기라는 교과서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신기하게 선배님들을 뵙고, 같이 소통하다 보면, 그걸 통해 배우는 것들이 제 몸에 남게 되나 봐요. 다른 작품을 준비하며 선배님들과 함께한 게 생각나서, 그 시선으로 시나리오를 읽기도 하고요. 또 현장에서 소통할 때도 선배님들의 방법을 써보기도 해요. 현장에서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황야'에서는 특히 그걸 더 많이 배우게 된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
현장을 겪으며 성장하고 있다. 노정의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해 4월까지 SBS '인기가요'의 MC로도 활약한 바 있던 노정의는 새로운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요. 액션도 해보고 싶고요. 정말 장영남 선배님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사실 '지락실'(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이 선보이는 '뿅뿅 지구오락실'의 줄임말)에 나가보고 싶어요. 저는 사실 웃긴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들을 보면서 제가 너무 행복해져요.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떤 모습이 나올지 궁금해요. 그래서 회사 몰래 제작진에게 이메일을 보내볼까라는 생각까지 했어요.(웃음) 망가지는 것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두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
차기작으로 선보일 작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하이라키'다.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입학한 후 견고했던 그들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노정의를 비롯해 이채민, 김재원, 지혜원, 이원정 등이 합류했다.
"재이라는 인물인데요. 아픔도 가지고 있고 그 아픔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한 캐릭터가 될 것 같아요. 악역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웃음) 꼭 봐주셔야 해요."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