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 차은우가 출구를 봉쇄했다. 한 번 탑승하면, 다시는 나갈 수 없는 미스터리한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아니 정확히는 나갈 수 없는 곳이 아닌, 나가고 싶지 않은 장소다. 그 안에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정말 아낌없이 주는, 아낌없이 다 해주는 차은우의 특별한 시간이었다.
-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는 차은우 첫 팬 콘서트 '2024 Just One 10 Minute [Mystery Elevator]'가 열렸다. 'Just One 10 Minute'은 차은우의 대표 브랜드 팬미팅으로 '10분 안에 차은우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겠다'라는 의미를 지닌 타이틀이다.
새로운 부제인 'Mystery Elevator'는 팬들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단어로, 차은우는 이번에 '팬 콘서트' 형식으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렸고, 문을 열고 등장한 차은우는 공연 타이틀에 어울리는 '10 Minutes' 무대로 포문을 연 뒤 지난 15일 발매된 첫 솔로 앨범 'ENTITY'의 수록곡 'Fu*king great time'을 펼쳤다. 특히 차은우는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복근을 노출하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
차은우는 "이번 'Just One 10 Minutes'이 벌써 네 번째인데, 대면으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에 더 크고 좋은 공연장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라며 "제가 아스트로로 데뷔한 만큼, 이번에는 조금 더 많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팬미팅이 아닌 팬 콘서트로 준비하게 됐다. 지난번에는 투어의 마지막이 서울이었는데 이번에는 스타트가 서울이다. 여러분께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는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오늘 무대에 서기까지 정말 긴장도 많이 됐고, 밤잠도 설치며 떨리기도 했던 것 같은데 며칠 전에 첫 솔로 앨범이 발매가 됐다. 방송 활동은 못 하게 됐지만, 이번 무대에서 팬들에게 최초로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라며 "다음 곡은 타이틀곡 'STAY'다. 위로를 건네는 곡이니까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무대를 이어갔다.
실제 이날 공연은 차은우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아스트로 활동곡(니가 불어와-Knock-캔디 슈가팝) 퍼포먼스, 아스트로 정규 3집에 수록된 솔로곡 'First Love' 차은우가 참여했던 드라마 '여신강림' OST 'Love So Fine'과 '오늘도 사랑스럽개' OST로 사용됐던 '질투'의 편곡 버전 등 다양한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차은우는 2층 객석 바로 앞까지 와서 팬들과 눈을 마주치며 노래를 부르며 뜻깊은 추억을 선물했다. -
팬미팅 코너들 역시 팬들과 소통을 한층 강화한 시간들이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97층. '으누 편집샵'이 있는 곳으로 미션을 하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평소 팬들이 보고 싶었던 착장들을 직접 입는 것은 물론, '띄어쓰기 플러팅', '하트 3종 세트', '러브리 챌린지' 등 마찬가지로 팬들이 보고 싶어 했던 차은우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차은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팬들이 원하는 것인 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116층은 커스텀 콜센터였다. 2019년 1월 16일 발매된 아스트로 곡인 'All Night (전화해)'에서 따온 코너다. 차은우는 팬들이 직접 작성한 질문을 읽고 캐릭터 콘셉트를 지정해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실제 객석에 있는 팬과 전화 통화를 하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화가 연결된 '남팬'은 차은우가 이번 앨범의 전곡 작사, 작곡 참여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곡과 이유를 여섯 자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이 있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들려온 것은 아스트로 멤버들의 목소리였다. 이날 차은우를 응원하고자 MJ, 진진이 뮤지컬을 마치고 달려왔던 것.
MJ는 "여기 모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항상 느끼는데 정말 잘생기셨네요"라며 "은우가 사실 아까 무대를 하기 전에 정말 긴장을 하더라고요. 진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응원을 왔는데, 멋진 무대를 보여줘서 고맙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진진은 "대기실에서 봤을 때도 그렇고 뭔가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이라며 "그래서 좀 멀지만 육성으로 응원을 보내겠다"라며 큰 소리로 '차은우 파이팅'을 외쳐 훈훈한 의리를 과시했다. -
차은우의 아낌없는 나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가기 아쉽기 때문에 준비한 것이 있다"라며 팬들 30명을 추첨해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 상품권과 제품 등을 선물한 것. 또한 현재 팝업이 진행 중이라고 홍보하며 "다음 주에 그곳에서 뭔가 새로운 소식이 있다고 하니까 기대 많이 해주세요"라는 당부를 더해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217층. 차은우는 "제가 마스터로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별자리 관측소다"라며 "여기서는 오랫동안 추억하고 싶은 기억 하나를 별자리로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이 층에 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이동민으로 만 26년을 살았고, 그중 차은우로 만 8년을 살았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추억과 기억, 순간이 있어서 고르기 어려웠지만, 저는 차은우라는 사람이 된 데뷔일을 기억하고 싶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이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시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으로 남겨보려고 한다"라며 아스트로 로고를 별자리로 그렸다.
아스트로의 뜻깊은 추억을 돌아본 차은우는 "정말 긴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늘 함께해 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년, 그리고 앞으로도 쭉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 정말로 아쉽지만 마무리 인사를 해야할 것 같아요"라며 "여러분도 함께 온 마음을 다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WHERE AM I' 무대를 선사했다. 발매 당시부터 故 문빈을 추억하는 곡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는데, 실제 차은우는 무대 도중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팬들 역시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괜찮아"라고 외치며 차은우를 위로했다. -
앙크로와 함께 'Rainbow Falling'을 부르며 무대에 오른 차은우는 여전히 감정을 다 추스르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팬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며 소중한 시간을 완성했다.
차은우는 "노래를 다 못 부르기는 했지만, 이번에 앨범과 팬 콘서트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 말을 다 편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냥 거기에서 노래의 힘, 음악의 힘을 빌려서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백번, 천번 말하는 것보다 어떨 때는 노래 한 곡이 주는 힘이 더 클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소중히 준비했던 앨범이고, 공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은우는 "저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라며 "앞으로 제가 멋있게 개척해서 나아갈 테니까 제 옆에서 따라와 주세요"라고 말했고, 팬들은 항상 같이 있어주겠다고 외쳤다. 출구가 완전히 닫힌 순간이다. 차은우는 마지막 곡으로 'You're the best'를 선곡하며 서로에게 최고가 된 순간을 완성했다.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친 차은우는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인기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