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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설계 전문 대화형 AI 탄생, 이르면 내년 제공

기사입력 2024.02.14 23:25
지앙 파올로 바씨(Gian Paolo Bassi) 다쏘시스템 글로벌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총괄대표
“음성만으로 설계 도면 제작, 상당수 AI 기능 3D익스피리언스 웍스에 탑재”
  • 지앙 파올로 바씨(Gian Paolo Bassi) 다쏘시스템 글로벌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총괄대표. /김동원 기자
    ▲ 지앙 파올로 바씨(Gian Paolo Bassi) 다쏘시스템 글로벌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총괄대표. /김동원 기자

    3D 생성형 모델. 다쏘시스템이 11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고 있는 ‘3D 익스피리언스 월드 2024’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단어다.

    다쏘시스템은 제조 설계와 관련 깊은 회사다. 설계에 많이 사용되는 3D CAD(Computer Aided Design) 솔루션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웍스’를 공급하며 제조사들의 3D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 솔루션을 사용하는 커뮤니티를 위해 마련됐다. 솔리드웍스 열혈 팬들이 모인 자리다. 다쏘시스템은 이 자리에서 ‘3D 생성형 모델’ 카드를 꺼냈다. 사람의 말을 이해해 이에 맞는 3D 설계를 제공하는 ‘설계용 대화형 AI’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다쏘시스템이 준비하고 있는 3D 생성형 모델은 무엇일까. 이 질문의 힌트는 지앙 파올로 바씨(Gian Paolo Bassi) 다쏘시스템 글로벌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총괄대표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13일(현지시간) 행사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다쏘시스템이 준비하고 있는 3D 생성형 모델을 ‘설계 전문 AI’로 지칭했다. 설계와 제조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AI 비서란 뜻이다.

    바씨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는 사용자의 음성을 통해 명령을 내리면 AI가 이를 이해해 3D 설계 제작물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줬다”며 “현재 우리는 이 기능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고 아직 날짜를 확정할 순 없지만 이르면 내년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쏘시스템엔 이미  ‘AI 설계가’가 있다

    다쏘시스템이 설계와 제조 전문 생성형 AI 제작에 나선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해당 분야에 전문화된 데이터와 솔루션이 많고, 다른 하나는 다른 기업이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바씨 대표는 “근본적으로 AI의 목표는 생성”이라면서 “이미 챗GPT 등 대형언어모델(LLM)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AI 모델과 달리) 설계와 제조에 특화한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며 “현재 이 분야에 특화한 대규모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 지앙 파올로 바씨 대표는 “다쏘시스템은 설계와 제조에 특화한 AI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지앙 파올로 바씨 대표는 “다쏘시스템은 설계와 제조에 특화한 AI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이미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웍스에 탑재한 AI 기능도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일부 설계를 하면 이를 예측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는 AI 스케치 기능과 예측 패턴 인식 등이다. 그는 “현재 설계자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작업은 디자인”이라면서 “우리는 디자인을 보조할 수 있는 AI 기능을 올해 많이 선보일 예정이고 가까운 미래에는 앞서 소개한 대화형 AI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신러닝 기반 검색 기능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솔리드웍스에 AI 탑재가 새로운 일은 아니란 뜻이다. 그는 “머신러닝 기반 검색 기능은 고객의 데이터를 학습해 원하고자 하는 결과를 빠르게 제공한다”면서 “특정 산업 분야 고객이 접하는 문제는 자주 반복되는 분야가 많은데, 우리는 AI를 이용해 정확한 해결책을 빠르게 제공해 고객의 반복되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 제조업 발전 지원군 될 것”

    바씨 대표는 설계와 제조에 특화한 AI를 만드는 것은 한국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한국은 제조업이 전체 산업 분야 중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이 큰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솔루션 제공을 늘릴 것”이라면서 “단순히 설계를 넘어 다각화된 솔루션을 통해 제조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지앙 파올로 바씨 대표는 “한국은 제조 시장이 크고 자동화 혁신에 대한 수요도 높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지앙 파올로 바씨 대표는 “한국은 제조 시장이 크고 자동화 혁신에 대한 수요도 높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그 사례로 반도체를 들었다. 현재 반도체는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나노 단위의 정밀 칩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AI와 자율주행 등의 기술 발전으로 미세공정으로 제작되는 첨단 칩의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바씨 대표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시뮬레이션”이라면서 “일례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반도체 수율을 감소시키는 진동 문제를 사전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장비 산업과 관련된 시뮬레이션 기술에 강점이 있다”면서 “이러한 시뮬레이션 기능과 고도화된 AI 기술이 지원된다면 반도체에 많은 투자를 하는 한국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 자동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다쏘시스템은 생산라인에 다양한 AI 기술을 탑재하면서 자동화 영역을 키워가고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 장비 이상을 예측하거나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 중이다. 바씨 대표는 “우리는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매우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장 자동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465%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자동화 혁신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크고 관련 스타트업도 많아 (한국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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