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쏘시스템이 3D 생성형 모델 제작에 나섰다. 이른바 ‘Text-to-3D’ 모델이다. 원하는 대상을 텍스트로 설명하면 이를 3D로 구현할 수 있는 설계도나 도면을 만들어낸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실제 3D 제품으로 완성할 설계도를 AI가 빠르게 만들어내면서 설계 업무에도 자동화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수칫 제인(Suchit Jain)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전략 및 비즈니스 개발 부사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4’ 인터뷰에서 “다쏘시스템은 3D를 구현할 수 있는 생성형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현재 대규모 데이터셋을 구축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3D를 만들어내는 AI 모델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과는 다른 영역”이라며 “기술적으로 어려운 만큼 출시는 늦어지고 있지만, 모델이 완성된다면 이미지 생성 모델보다 훨씬 더 업무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 3D 생성 AI, 이미지 생성 모델과 다르다

제인 부사장은 설계 분야에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하는 이유로 작업 간소화를 꼽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드로잉(Drawing)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이 작업을 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AI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AI를 활용해 맞춤형 설계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을 추구한다”면서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와 데이터가 있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기대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능의 출시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솔리드웍스 2025 버전에서 일부 기능은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로는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이 개발하려는 3D 생성형 모델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드저니, 달리와 같은 이미지 생성 모델과는 다르다. 이미지 생성형 AI는 그림이 결과물이지만, 3D 생성형 AI는 실제 완성된 제품이 결과물이어서다. 제인 부사장은 “이미지 생성 모델은 디자인과 모양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며 “실제 제품의 기능과 착용감, 수명 주기 동안의 유지보수 관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품을 만들 때 컨셉부터 수명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고객사의 본질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다쏘시스템의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3D 생성형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현재 대규모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3D 설계와 실제 제품 완성, 사후 관리 등에 관한 데이터를 한데 모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모델이다. 많은 데이터를 한데 모은 모델로 최근 만들어지는 AI 서비스는 대부분 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파인튜닝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구축된 파운데이션 모델은 언어 모델이 가장 많고, 이미지, 영상 등의 데이터도 학습한 멀티모달도 만들어지고 있다. 단, 3D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모델은 없다. 

제인 부사장은 “3D 설계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특화 데이터를 많이 학습시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전체 데이터 구조를 이해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 설계 작업자 업무 환경 개선, 다쏘시스템이 앞장

제인 부사장은 3D 생성형 모델이 많은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설계 업무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토대로 실제 제품을 제작할 때 설계를 전면 수정하는 일도 생긴다. 이러한 설계 업무를 AI가 보조한다면 작업자의 업무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3D 생성형 모델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프롬프트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올바른 방식의 질문을 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는 “앞으로 사람들은 올바른 질문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면서 “AI가 완벽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그래픽 아티스트도 사실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다쏘시스템은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웍스를 통해 작업자의 업무 환경을 지속 개선해 왔다. 2D 설계 방식을 3D로 바꿨고, 설계 디자인에 유리한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법을 솔리드웍스 등 자사 솔루션에 탑재하기도 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선이나 면, 도형에 수학적인 공식을 통해 자동 생성되는 연속적인 기하학적인 패턴을 생성하는 디자인을 뜻한다. 최근에는 온프레미스 업무 환경이 클라우드로 전환됨에 따라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연결한 솔리드웍스 2024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제인 부사장은 “최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로세스 자동화에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원하는 고객들도 많아졌다”며 “고객의 니즈가 바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기능을 우리 솔루션에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