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인간 지능 구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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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르쿤(Yann LeCun) 메타 부사장 겸 AI 수석과학자가 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해 AI로 펼쳐질 미래를 예고했다.
그는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I) 구현은 먼 얘기”라며 “머지 않은 미래에는 디지털 세계와 AI 시스템이 매개돼 모든 상호작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AI로 인한 종말은 없다고 단언했다.
얀 르쿤 부사장은 인간 인지 수준의 AI는 2년 안에 구현하기 어려우며, 곧 AI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른 언어·문화·가치 등 다양한 생태계를 반영하는 데 AI 오픈소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얀 르쿤은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 앤드류 응스탠퍼드 겸임교수와 함께 세계 AI 4대 석학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이날 “미래 디지털 세계와 AI 시스템 연결에 오픈소스 AI 발전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기술적 진보만이 아닌 사회적 수용, 정부 지원, 윤리적 고려가 결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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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쿤 부사장은 “보안 측면에서 오픈소스가 안전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돕는다”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리눅스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기술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인간 종말로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에 “AI 학습은 여전히 인간에 의해 설정된 목표와 지침에 따라 움직인다”며 “AI에 인간이 정한 목표를 설정해 준다면 AI가 세계를 점령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 수준의 인지 능력도 AI가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AI 능력은 사람, 동물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고양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AI 시스템보다 물리적 세계를 훨씬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과 동물은 현실 세계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지만 현재 AI는 극히 일부만 이를 흉내내고 있다고 보았다. “현재 대형언어모델(LLM)은 텍스트를 대량 학습하는 것으로 언어적인 부분에서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내고 있을 뿐”이라면 “데이터 학습만으론 인간 수준의 지능이나 고양이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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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르쿤 부사장은 인간에게는 쉽고 자연스러운 행동이 AI는 어렵다고 얘기했다. 그는 “사람은 물건을 잡고 조작하고 결과를 위해 행동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계획하는 것을 지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람한테는 너무 쉬운 자연스러운 행동들이 AI나 로봇은 매우 어렵고 복잡하다”고 했다.
또 그는 긍정적인 AI 미래를 위해 AI 시스템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국가마다 대선·총선에 악용되는 AI를 막기 위해 내놓은 대책은 단기적 규제에 불과하다”며 “AI 시스템 통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동시에 AI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적 정교함을 갖추고 인간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는 등에 대한 기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AI가 인류에 많은 기회와 도움을 제공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