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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로 불리는 이진숙 프로파일러가 20여 년 동안 범죄자를 만나며 분석한 기록과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담아낸 책 ‘내 안의 악마를 꺼내지 마세요’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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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하고, 미성년자가 상황극을 연출하며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하는 등 전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범죄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왜 악마를 선택했을까?
누구나 마음속에는 악마가 산다. 살면서 부정적인 생각, 위험한 유혹, 순간적 분노를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다. 그러나 누구나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 고유정 전남편 살인사건, 이은해 가평계곡 살인사건, 인천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 등을 담당하며 20년 가까이 500여 명의 범죄자를 면담하고 사건을 분석해 온 프로파일러 이진숙 저자는 그 차이가 ‘버티는 힘’에 있다고 말한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지킬 힘을 갖고 있고, 스스로의 양육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는 순간 범죄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내 안의 악마를 꺼내지 마세요’는 잔혹한 강력범죄부터 소년범죄, 학교폭력, 가스라이팅, 스토킹, 그루밍과 데이트폭력, 사이버 범죄 등 다양한 범죄 유형의 사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사례를 다루며 범죄 내용은 물론 범죄자의 성장 환경, 사고방식, 면담 과정에서의 특이점 등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어떤 모습으로 범죄가 이루어졌는지, 범죄자는 이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사람이 범죄에 이르게 된 과정은 어떠했는지 자세히 제시하여 범죄자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독자는 이를 통해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 좋은 것인지, 어떻게 스스로를 돌보고 지켜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행성비 관계자는 “이 책은 단순한 범죄 사례만을 나열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어떤 결핍의 경험이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는지, 이를 이겨내고 마음의 주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화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합리적이고 좋은 선택을 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지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잔혹한 범죄 소식에 두려운 사람,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 버티는 힘, 나를 지키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사람들은 ‘자녀를 키우기에 너무 위험하고 불안한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모든 위험을 제거해 줄 수도 없다. 자녀가 직접 좋은 선택을 하고, 어려운 순간을 버텨내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견디는 힘과 경험을 주어야 한다.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