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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인공지능”… 삼성전자, AI 폰 시대 개막

기사입력 2024.01.18 16:41
갤럭시S24에 AI 내장, “모바일 AI폰 시대 연다”
구글과 협업…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갤럭시S24에 탑재
  •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한 번 더 진화했다. 내 손 안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 ‘AI 폰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새로운 갤럭시폰을 공개했다. 갤럭시S24, S24플러스, S24울트라 등 3종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AI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형식의 AI를 탑재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서비스한다. 그만큼 AI 사용이 쉽고 보안에도 안전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적 관계없는 소통 시대 개막

    삼성전자가 공개한 기술 중 큰 관심을 받은 기술은 실시간 통역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사용자들이 통화하는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해준다. 지원하는 언어는 13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이다. 영어권 사람이나 베트남 사람과 통화할 때 해당 언어를 몰라도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 전화 앱에서 상대방 번호를 입력하고 ‘콜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상대방에게 ‘이 통화는 실시간으로 번역된다’는 안내가 나가고 통역기능이 활성화된다. 통역은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말이 뒤섞이지 않는다.

    문자 메시지 번역도 된다.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기본 문자 애플리케이션(앱)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톡, 왓츠앱, 텔레그램 등이다. 번역을 지원하는 언어 수는 실시간 통역과 같은 13개다.

    번역은 삼성 키보드를 쓰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다른 번역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오타와 잘못된 표현도 수정할 수 있다. 통역과 번역에 사용되는 AI는 모두 온디바이스 형태이기 때문에 외부에 유출되지 않는다. 그만큼 보안 우려 없이 AI를 이용할 수 있다. 

    메시지를 보내는 상대나 상황에 따라 문구 톤을 적절하게 제안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같은 문구라도 공손한 느낌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경우나 소셜 미디어에 댓글을 달아야 하는 경우 등 각각의 상황에 따라 이용자가 적절한 표현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 구글의 최신 AI,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다

    검색 방식도 바뀐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를 이용하거나 웹 서핑을 할 때 궁금한 내용이 나오면 동그라미를 그리면 관련 내용이 자동 검색된다. 일례로 SNS에 한 사람이 여행지 사진을 올렸다면, 여행지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하단 창에 명칭, 장소, 역사 등의 정보들이 바로 제공된다. 이후 사용자는 검색 창을 활용해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동그라미를 그려 나온 정보에 방문하기 좋은 시기, 현재 여행지 날씨, 맛집 등 상세 내용을 추가로 검색하며 알아갈 수 있다. 구글과 협업해 만든 ‘서클 투 서치’ 기능 덕분이다.

    사실 이번 갤럭시 시리즈엔 구글과 협업된 내용이 많다. 삼성전자는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중 처음으로 클라우드를 통해 스마트폰 기기에 구글 클라우드 버텍스 AI(Vertex AI)의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와 이마젠 2(Imagen 2)를 탑재하기로 했다. 제미나이는 텍스트, 코드,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결합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다. 해당 기능이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되면서 삼성전자는 기본 앱을 비롯해 삼성 노트, 음성 녹음, 키보드에서 요약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보안, 안전, 정보보호, 데이터 규제 준수 등 구글 클라우드의 핵심 기능이 버텍스 AI의 제미나이 프로를 통해 삼성 제품에 제공된다.

    이미지 생성 AI도 탑재된다. 갤럭시 S24 시리즈 사용자는 구글 딥마인드의 최신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기술인 이마젠 2를 바로 경험할 수 있다. 버텍스 AI의 이마젠 2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직관적인 사진 편집 기능이 제공된다. AI가 사진 속 잘려 나간 사물의 일부를 자연스럽게 메워주거나 사진 내 피사체의 위치를 이동시키고 배경을 채워주는 생성형 편집 기능 등이 탑재됐다. 해당 기능은 S24 갤러리 앱의 생성형 편집 기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장현 삼성전자 MX사업부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구글과 삼성은 모든 사람이 기술을 더 유용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오랫동안 공감해 왔다”며 “갤럭시 S24 시리즈가 스마트폰 최초로 버텍스 AI의 제미나이 프로와 이마젠 2를 탑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클라우드와 삼성은 수개월에 걸친 엄격한 테스트와 경쟁 평가를 통해 갤럭시에서 제미나이 기반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 갤럭시S24 울트라 티타늄 블랙 모습. /삼성전자
    ▲ 갤럭시S24 울트라 티타늄 블랙 모습. /삼성전자

    ◇ 2년 전 치욕 딛고 다시 탑재된 엑시노스… 카메라 기능도 강화

    하드웨어와 카메라 기능도 바뀌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삼성전자 엑시노스2400을 채택했다. 한국 출시 제품의 경우 울트라 모델은 모두 스냅드래곤을, 플러스와 일반 모델은 엑시노스를 적용했다. 두 가지 모두 AI 연산 성능이 전작 대비 크게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엑시노스가 기존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엑시노스를 넣은 갤럭시S22가 발열 등 문제를 일으키자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23 시리즈엔 엑시노스 탑재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카메라 기능도 AI로 강화했다.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을 탑재해 줌 기능부터 야간 저조도촬영(나이토그래피)까지 더 안정된 화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울트라 모델은 2배, 3배, 5배, 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한다. 5배줌을 지원하는 새로운 5000만화소 적응형 픽셀 센서와 AI 기술을 결합해 10배줌에서도 사진과 영상 품질을 높였다. 100배 스페이스 줌 역시 향상된 디지털 줌 화질을 구현해 멀리 떨어진 피사체를 더 분명하고 깨끗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부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전세계 순차 출시한다. 울트라·플러스·일반 모델 가격은 각각 169만 8400원, 135만 3000원, 115만 5000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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