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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염병으로부터 농가 지키는 힘, AI”

기사입력 2024.01.08 18:14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 CES 2024 인간안보 혁신상 수상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비대면 관리로 전염병 위험 낮춰 농가 보호
  •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가 'CES 2024'를 계기로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엣지팜’ 글로벌 진출 확대 전략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가 'CES 2024'를 계기로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엣지팜’ 글로벌 진출 확대 전략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축사에 전염병 경계령이 떨어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조류독감 등의 가축 전염병이 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조류독감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충남, 아산, 전북, 전남 등 각 지역에서 야생종류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발생한 건수만 37건이다. 농가는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 방역 때문에 양돈농장을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은 멀리하고 철저한 차단 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축사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많지만 관리는 어려워지고 있다. 인력 문제가 크다. 농가에 근무하는 인력은 점차 줄고 있어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기업이 있다. 비대면 축산동물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인트플로우다. 이 기업은 비대면으로 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CES 2024 ‘인간안보(Human Security for All, HS4A)’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로 1994년 UN이 최초로 주창한 ‘인간안보’의 개념을 이번 ‘CES 2024’의 주요 주제로 다루며, 혁신상 부문 중 하나로 ‘인간안보’를 신설했다. 지난해 9월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인간안보의 8번째 분야로 ‘첨단기술 안보’를 추가했다. 이번 CES 2024 주제도 ‘올 원(ALL ON)’으로 모든 산업군의 첨단 기술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 인트플로우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엣지팜(Edgefarm)’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구아현 기자
    ▲ 인트플로우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엣지팜(Edgefarm)’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구아현 기자

    ◇ 매주 1만 장 AI가 학습한 고품질의 양돈 데이터

    인트플로우는 CES 2024에서 고도화된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 ‘엣지팜’을 선보인다. 국내 40곳, 해외 10곳 등 총 50곳의 농장에 500대가 넘는 카메라를 통해 축사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다. AI 서버와 연결해 농장 내 가축 동물의 상태와 환경을 분석해 관리자가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매일 1만 2000시간의 풀HD급 원본 영상을 취득할 수.있는 데이터수집 체계다.

    이 AI 솔루션의 강점은 고품질의 양돈 학습 데이터에 있다. 현재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매주 1만 장의 고품질 양돈 학습 데이터셋이 누적되고 있다. 그 양과 품질은 점점 고도화되는 중이다.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는 “돼지의 활동이 있을 때만 지능적으로 기계가 판단해 AI 학습에 최적화된 영상·사진을 발췌한다”며 “발췌한 주요 지점의 이미지는 1B(1조) 규모의 파라미터(매개변수)로 구성된 파운데이션 AI 모델로부터 이와 짝을 이루는 라벨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한다”고 설명했다.

    ‘농장 관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비전 AI를 활용해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지원하고 가축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것이 인트플로우가 처음 엣지팜을 만든 이유다. 전 대표는 “전통적으로 이 산업은 근로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다”며 “농장 관리의 더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도입해 이 산업을 변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축 산업이 인간의 복지를 우선시하며 동물 복지를 보장하는 환경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트플로우는 AI 축산 자동화 솔루션과 국내 양질의 축산 데이터를 가지고 피보팅(Pivoting) 전략을 마련한다. 이번 CES에 참여한다. 캐나다 소재 축산동물 센서 전문기업과 만나 협업 방안과 전 세계 양계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해외공동연구 계획도 논의한다. 전 대표는 “전남대, 조선대,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들과 현지 관계자들이 내방해 산·학간 협업 및 해외공동연구 등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광명 대표는
    ▲ 전광명 대표는 "올해 2-4분기를 기점으로 시리즈(Series)-A 투자 라운드를 오픈해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위한 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2D 카메라만으로 가축 체중·식사량·활동량 측정

    비대면 축산동물 관리 솔루션은 엣지팜은 일반 카메라(2D)로 여러 가축 동물의 체중·식사량·활동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엣지 AI 기술이 들어가 있다. 돼지에 센서 부착 없이 돼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의미다. 농장관리를 최소한의 인력으로 할 수 있다. 전광명 대표는 “출하를 앞둔 비육돈의 체중측정 정확성은 98.2%이며 편리성과 정확성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며 “비접촉 체중측정 기술은 첫 상용화 사례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AI컴퓨터비전학회(CVPR) 등 저명학회에 실험내용 투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엣지팜은 정식출시 후 일본, 베트남, 태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 해외 10개 국가로 진출했다. 국내외 총 54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일본, 베트남 등에서 제품의 확대설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국내외 해외수출을 병행해 시장장악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북미출원 5건, 국내출원 21건, 국내등록 8건 등 총 34건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카메라 설치 등 현지화 문제에서 설치 인력이 직접 가지 않고 자가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해외 시작 확산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 대표는 “일본 내 고객사의 3개월에 걸친 엄격한 시범운영 기간을 지나 유료구매까지 발생하며 확장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전광명 대표는 “올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던 스타트업에서 벗어나 전 세계로 나아가는 기업이 되기 위해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약 300억원의 매출 발생과 더불어 기업공개(IPO)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2년 말 누적투자금액 약 13억 원 프리-A 라운드를 마쳤다. 올해 2-4분기를 기점으로 시리즈(Series)-A 투자 라운드를 오픈해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위한 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CTA·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인공지능(AI), 인간안보, 디지털 헬스, 스마트시티, 로봇공학 등 28개 분야에서 전 세계 313개 기업(379개 제품)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은 지난 4일 기준 134개(158개 제품)로 전체의 42.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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