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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AI가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기사입력 2024.01.01 09:00
AI 일상화 시작, 공공과 복지 분야부터 접목
  •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공공 AI TF팀장)이 공공 분야 대표 AI 실증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공공 AI TF팀장)이 공공 분야 대표 AI 실증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청룡의 해. 2024년이 시작됐다. 올해는 테크 분야에서도 의미가 큰 해다. 아마존 30주년, 페이스북 20주년, 애플워치 출시 10주년 등 굵직한 이슈가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선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구글은 당시 딥러닝 가능성이 증명되자 강화학습에 특화한 딥마인드를 4억 달러(약 5146억 원)에 인수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4년은 AI 일상화가 본격 이뤄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실에만 있던 AI가 이제 본격적으로 일상에 스며들 예정이다.

    AI는 이미 지난해부터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분야에만 주로 사용되던 AI는 2022년 11월 등장한 챗GPT 이후 일상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업무뿐 아니라 과제, 정보 검색, 번역 등 일상에 AI를 사용하는 이가 많아졌다. 미드저니, 스테이블디퓨전, 달리 등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AI도 사용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를 이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증가했다. 일상에 AI를 이용하는 기술도 많아졌다. 초거대 AI를 경량화하는 기술이나 플러그인 등을 활용해 일상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기술이 다변화됐다.

    올해는 지난해 만들어진 기술을 고도화하고 응용해 본격 일상에 AI를 접목하는 시도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부에서 움직인다. 지난해 9월 ‘초거대 AI 산업 도약 방안’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본격 일상과 일터, 국민안전·행정 등 각 분야에 AI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전 국민 AI 일상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 AI 전문가는 “AI는 아직 완전치 않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아 공공이나 복지 등 좋은 사례를 남길 수 있는 분야에 우선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는 AI 일상화를 위해 AI에 관한 국민 인식 변화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주변에 좋은(Good) AI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정부는 복지 분야 등에 AI 활용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전국 보건소(141곳)에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AI 스피커, 혈압계 등 건강측정기기를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인을 위해 상대방의 말을 자막으로 표시하는 스마트 안경과 문자·음성 변환 기기 등 AI 보조기기도 지원한다. 또 올해부터 복지부 시스템에 AI를 도입해 공공요금, 건보료 체납 등 위기정보(44종)를 분석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위기 가구를 찾아 AI 초기 상담 시스템도 구축한다. 학생과 교육을 위한 AI 보급에도 나선다. 어린이 급식소(7700곳)에 AI 기반 맞춤형 급식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초중고 학생을 위한 AI 디지털 교과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에도 AI 안내 로봇을 도입하고, 독립운동가·호국영웅을 AI로 재현해 전시한다.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민간기업들과 공공 분야에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실증을 지난해 진행했다. 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Mi:dm)’을 토대로 국민연금과 일시금 관련 AI 챗봇을 만들었다. 경주시청의 민원 안내 AI 챗봇, 한국전력공사의 챗봇 업무 효율화 개선, 법무부의 법무행정 AI 챗봇 등도 구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생성형 AI를 활용해 광고 카피를 제작하는 기능을 개발했고 디피랩, 크로노그래프 등과 함께 채용에 도움을 주는 AI도 만들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공공 AI TF팀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초거대 AI 활용 사업 성과보고회’에서 “공공 영역에서 업무는 대부분 문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국민 개개인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조건에 맞춰 민원 대응을 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며 “개별 업무를 위한 시스템들이 다 파편화돼 있어 비효율이 발생하는데 생성형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초거대 AI 기반 공공혁신 사업은 올해보다 훨씬 확대된 예산을 바탕으로 더 많은 그룹이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릴 예정”이라며 “AI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을 늘리고 교육 관점에서도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진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략 76개 공공기관 및 기업, 그리고 민간까지 합쳐 170여 개의 초거대 AI 활용 실증 사업을 진행한 결과, 정말 많은 성과가 나왔고 이미 몇 개는 실증 단계를 넘어 직접 활용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초거대 AI 산업 육성을 위해서 공공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IT 산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AI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과기정통부와 대한민국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를 우리 국민 모든 생활에 일상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과기정통부와 대한민국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를 우리 국민 모든 생활에 일상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과기정통부와 대한민국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를 우리 국민 모든 생활에 일상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며 “초거대 AI를 공공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면 우리가 시작하려는 AI 일상화 프로젝트들이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AI 일상화를 위한 우선 과제인 사용자 안전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가 주최한 THE AI Forum에서 AI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할 때 윤리 관련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안내서나 윤리 지침을 분야별로 구축하고 있다”며 “자율 시장에서 산업군별 가이드라인을 통해 인증 체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제2차 AI 안전 정상회의’ 등을 통해 안전성 마련에도 속도를 낼 뜻을 밝혔다. 엄 정책관은 “우리나라 주도 아래 AI 규범 논의를 성공적으로 끌어 나갈 것”이라며 “영국에서 28개국과 빅테크 기업들이 참석한 1차 AI 안전 정상회의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2차 회의에서는 리더십을 갖고 AI 규범 논의를 성공적으로 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1차 AI 안전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중국·한국 등 28개국은 AI 안전에 관련 첫 국제 협약인 ‘블레츨리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에는 인간 중심의 신뢰·안전에 기반한 AI 개발 및 사용 등 AI 오용·조작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협력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결의의 내용이 담겼다. 2차 회의에서는 이를 구체화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 AI 일상화에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는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AI융합혁신대학원 사업’ 예산이 약 22% 줄고, 여러 AI 사업 예산도 축소되면서 기술 발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커졌다. 차인혁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THE AI Forum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는 세계적 수준에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라며 “기술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결과나 세계 최고를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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