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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에서 기원한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의 여성 40~50%에서 진단되는 흔한 질환이다. 크기가 지속해서 커지거나 통증이나 출혈, 빈뇨 등의 증상이 심하면 근종을 제거하거나, 근종이 존재하는 자궁 자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한다.
자궁근종 수술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술법은 복강경 수술이다. 배에 뚫은 작은 구멍에 수술 도구와 카메라를 넣고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은 ‘최소 침습 수술’로, 개복수술보다 통증과 출혈이 적고 회복 시간이 빠른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은 집도의의 피로도가 높고, 관절이 없는 직선형으로 된 도구로 인해 정밀함이 떨어지며, 좁고 구석진 곳은 시야에 제한이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에 근종의 위치가 구석지고 안 좋거나, 근종의 개수가 너무 많은 경우는 복강경 수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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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런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로봇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의사가 로봇을 수술 도구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오늘날 수술적 치료에서 가장 발전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같이 배에 낸 작은 절개창을 통해 로봇 카메라와 로봇 팔로 수술한다.
집도의는 콘솔에 앉아서 로봇의 팔을 조종하며, 로봇의 섬세한 관절을 가진 작은 팔과 10배 확대가 가능한 광학 줌 카메라의 시각으로 더 세밀하게 자궁근종 절제 및 봉합을 시행할 수 있다. 사람의 손목과 같은 관절이 있는 로봇 팔이 배 안의 수술 공간에서 정밀하게 움직이므로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 출혈이 적고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집도의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집도의가 원하는 위치로 구석까지 이동해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까다로운 위치의 수술을 할 때도 집도의가 앉아있는 편한 자세로 집도가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한 컨디션으로 수술이 이루어질 수 있고 수술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산부인과 부인종양을 전공한 부인암 전문의로 가임력을 보존하는 자궁 난소 보존치료에 앞장서고 있는 최상산부인과 로봇수술센터 최진영 원장은 “자궁근종 로봇수술은 근종의 개수가 많거나 근종이 자궁 근육층 깊숙하게 있는 경우, 복강경적 접근이 쉽지 않은 자궁경부 근처나 자궁 뒤쪽의 낮은 위치의 근종일 경우 특히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로봇수술이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궁근종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자궁근종 로봇 수술도 시행 전 체크해야 할 것 있다. 바로 수술하는 집도의의 풍부한 시술례, 로봇을 자기 신체처럼 다룰 수 있는 연구와 경험, 자궁과 난소의 해부학적 이해도 등 복합적인 능력이다. 자궁근종 로봇수술은 자궁 내막과 정상 자궁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자궁 혹만을 예리하게 떼어내는 것 못지않게 수술 후 원래의 자궁처럼 튼튼하고 꼼꼼하게 봉합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로봇수술을 비롯한 자궁근종 절제술을 시행한다면, 근종을 떼어낸 후 자궁에 난 상처를 잘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은 태아가 자라면서 자궁근육층이 늘어나 아기집 역할을 하는 임신과 출산을 위한 기관이므로 자궁 봉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임신 및 출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술기가 되는 로봇의 스펙 역시 무시할 수 없다며,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최신 장비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전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