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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에 집중하는 금융권

기사입력 2023.12.19 19:40
주요 국내 은행, 생성형 AI 도입…기술 검증 진행 중
"금융권 AI 도입에 관한 가이드라인 및 규제 필요"
  • 국내 주요 금융권이 생성형 AI 도입에 몰두하고 있다./픽사베이
    ▲ 국내 주요 금융권이 생성형 AI 도입에 몰두하고 있다./픽사베이

    챗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위해 모든 금융권이 노력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구축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고자 하는 국내 금융권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국민, 우리, 신한 등 현재 모든 금융권이 금융 혁신을 위해 자체 AI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자체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금융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단순히 금융에 대한 질문의 답이 아닌 복잡한 상담도 가능해진다. 고객 개개인의 금융을 맞춤형 관리를 해주는 AI가 생기는 것이다. 고객의 자산이나 금융 상황을 AI가 분석해 개인에 맞는 자산 운용 방식 등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 KB금융은 지난 6월 자체 생성형 AI인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KB
    ▲ KB금융은 지난 6월 자체 생성형 AI인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KB

    ◇ KB금융의 자체 생성형 AI ‘KB-GPT’, 다양한 유저 케이스에 기술검증 진행 중

    챗GPT가 나온 이후 KB금융 인공지능(AI)센터는 생성형 AI의 내재화 방식이나 활용영역을 빠르게 파악하고 내부 현업과의 이해도를 맞추기 위해 데모 사이트 오픈 및 활용사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해 왔다. 지난 6월 자체 생성형 AI인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고, 한국신용정보원이 지난달 개최한 ‘금융혁신을 위한 AI 생태계 조성 세미나’에서 국민은행은 금융 특화 언어모델인 'KB-STA(KB-State of art Text Analytics)와 자체 생성형 AI인 'KB-GPT'를 소개했다.

    KB-STA는 국민은행 금융인공지능(AI)센터가 직접 개발하는 AI 기반 한국어 텍스트 처리기술 자연어 이해(NLP)의 총칭이다. 생성형 AI 시대 이전의 금융특화 언어모델이 필요한 다양한 내부 AI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KB-GPT’는 내부 직원들만 로그인이 가능하며 외부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실증용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내부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KB-GPT는 금융 서비스 내 검색, 채팅, 요약, 문서작성, 코딩 기능 등 8개의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써치 GPT는 검색엔진에서 가장 적합한 답변과 근거를 제공하고 챗GPT는 인터넷 뱅킹에서의 질의응답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변을 해준다. 이 둘을 이용하면 검색 엔진을 통해 정보와 내부 데이터를 이용한 답변을 종합해 고객 질문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 GPT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최신 네이버 뉴스 키워드와 요약문을 제공한다. doc GPT는 내부 사업 과제에 대한 검토 결과서 작성 등을 지원한다. 뉴스 GPT와 doc GPT 등을 활용하면 직원이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줄이는 등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KB-GPT는 다양한 기술검증(PoC, Proof of Concept) 단계에 있다. 아직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시기를 정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순영 KB 금융AI센터장은 생성형 AI 활용에서 기술의 도입 자체보다는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을 비롯한 각 계열사에서 다양한 유저 케이스에 대해 기술검증이 진행 중이고 보완하고 있다”며 “도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잘 사용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 우리은행 ‘AI 뱅커’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

    우리은행도 생성형 AI 기반인 ‘AI 뱅커’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AI 뱅커는 생성형 AI 기반 고객 상담 서비스이다. 영업점에서 예·적금 상품 상담을 받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개발·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우리은행은 우리에프아이에스(FIS)가 위탁받아 수행해 오던 IT 개발 업무와 인프라를 은행이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이전 받았다. 또 이달 12일 대형언어모델(LLM) 구축 AI 기업인 마인즈앤컴퍼니를 ‘AI 뱅커’ 개발 사업 수행자로 선정해 본격적인 AI 언어모델을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분야 특화된 생성형 AI 언어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관련 특화 언어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AI 뱅커’ 서비스를 내부 직원과 고객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에는 ‘AI 뱅커’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기대 이상의 대답을 해주는 AI를 선보이고 2025년에는 이를 넘어 재무관리까지 해주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김선우 AI 사업부 부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AI 뱅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은행원이며 업무의 효율화를 도울 것”이라며 “24시간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인 프라이빗뱅커(PB)를 돕는 AI PB도 2025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신한은행이 AI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 신한은행은 AI 컨택센터(AICC·AI Contact Center) 플랫폼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했다./신한은행
    ▲ 신한은행이 AI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 신한은행은 AI 컨택센터(AICC·AI Contact Center) 플랫폼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했다./신한은행

    ◇ AI 기술 도입 확장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이 지난달 16일 도입한 AI 컨택센터(AICC·AI Contact Center) 플랫폼은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한 지능형 고객센터다. 고객이 질문을 하면 챗봇이 고객에 질문하는 식이다. 신한 금융 각 그룹사들은 기존 서비스에 이를 업그레이드해 신규 서비스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SOL뱅크에 AI 음성봇 및 ARS를 이용한 상담 시 멀티모달(Multimodal) 웹 뷰 기능을 활용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 카드도 AI 음성봇 서비스를 도입해 결제내역, 분실 신고 등 카드 관련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자체 버티컬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도구로 활용해 금융 회사에 필요한 부분만 집중 학습시켰다. 하나은행은 이를 챗봇, 콜봇 서비스에 활용함 내년 ‘AI 뱅커’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금융권 AI 도입, 일자리 감소 초래할까?…안정성·지속가능성 문제 관건

    금융권이 모든 금융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업계에 생성형 AI가 도입되면 모든 금융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빠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고객들은 빠른 업무 처리와 자산 운용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생성형 AI 본격적인 도입 전에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수다. 그렇다면 금융에 스며든 생성형 AI로 초래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처음 AI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끄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이날 연례 금융안정성 보고서에서 AI 도입에 대해 기업과 감시 기관 모두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대해 주목했다. 규제 당국이 AI 도구에 대한 완전한 이해 없이는 완전한 규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 기업 또한 AI 기술을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AI에 대한 편향성과 부정확한 결과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책임 있는 AI 금융 혁신을 위해 리스크 관리에 대한 원칙과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 구축 과정에서 타사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양상은 금융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 보안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금융안정감독위원회는 경고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금융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은 벌써 10개 기업 중 4개 기업에서 AI가 직원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구직 사이트 레쥬메빌더(ResumeBuilder)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비스니스 리더 750명 가운데 37%가 AI가 직원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AI 도입으로 직원이 해고 됐다고 답했다.

    ◇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

    내년 금융권 시장에 생성형 AI 도입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11일 ‘금융 IT 안전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SW도입 품질검증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 검증 및 통제 기능과 테스트 역량을 강화하면서 자동화 솔루션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이달 8일 제정된 내용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에 대해서는 금감원 방안을 따르고 자본 3조원 미만 기관은 규제를 완화했다. 가이드라인은 전산시스템 성능관리와 비상대책 수립·운용, 프로그램 통제 세 부문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현재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입의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으로 수립돼 있지 않다. KB 국민은행 등 자체 ‘AI 윤리기준’을 제정해 AI 기술 개발을 하고 있긴 하지만 날로 고도화되는 AI에 대한 금융권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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