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레인지 FPGA ‘Avant’ 기반 새 제품 2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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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처리장치(GPU) 위주의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반 새로운 선택권이 급부상하고 있다. 범용 FPGA를 주로 공급하는 ‘래티스 반도체’가 AI 시장을 겨냥했다.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AI 연산의 몸집을 줄일 수 있는 저전력 FPGA 칩을 지속 내놓고, AI 개발과 활용에 유리한 소프트웨어도 강화하고 있다. 소규모 AI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FPGA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다. 중앙처리장치(CPU)나 GPU와 등 주문형반도체(ASIC)와 달리, 칩 내부의 하드웨어를 필요에 따라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용도에 따라 여러 차례 회로 변경이 가능해 변화가 빠른 AI 시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일례로 GPU와 다르게 병렬연산뿐만 아니라 기본 연산 성능을 높이게 설계해 훈련에서 추론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강점이다. GPU는 수천 개 코어가 집약돼 있다. 밀집돼있는 코어들은 병렬연산을 하는 동안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발생한 열을 냉각할 또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추가 비용과 전력이 증가한다. FPGA는 이러한 전력 문제에서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하드웨어를 AI 모델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비용이 높고 사용이 어렵다. FPGA는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개별 비용이 비싸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FPGA를 이용해 AI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성과가 나오면 해당 설계를 바탕으로 ASIC을 대량 생산하는 편이다. FPGA 언어를 모르면 칩을 사용하기 어려운 점도 한계였다. 이 때문에 FPGA보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더 익숙한 사용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래티스 반도체는 이 같은 FPGA의 한계를 깨고 장점을 살려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제품군을 확대하고 활용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했다. FPGA 언어를 몰라도 기존 사용자들이 쓰던 언어를 사용해 똑같이 구현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5일(현지시간) 사흘간 열린 ‘래티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미드레인지 FPGA인 ‘래티스 아반트(Lattive Avant)’ 플랫폼에 기반한 새 제품을 출시하며 선택폭을 넓혔다.
이기훈 래티스 반도체 코리아 부장은 “FPGA 사용이 쉬워짐에 따라 현재 다양한 곳에서 이 칩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는 1만 개 이상의 고객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현재 5만 명 이상이 래티스 제품으로 개발을 하고 있고 실제 설계 진행 건수는 10만 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솔루션 스택을 함께 제공해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사용하는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사용 횟수 역시 증가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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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전력 기반 FPGA 2개 제품 공개
이번에 래티스가 공개한 래티스 아반트 플랫폼 기반 새 제품은 ‘아반트-G(Avant-G)’와 ‘아반트-X(Avant-X)’다. 아반트-G는 매끄럽고 유연한 인터페이스 브리징과 시스템 확장에 최적화된 컴퓨팅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방대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동급 최고의 신호 처리와 AI, 다양한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유연한 I/O를 제공하는 동시에 2,400Mbps의 전용 LPDDR4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고급 연결용 FPGA인 Avant-X는 신호 애그리게이션 및 높은 쓰루풋에 대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기능 세트를 통해 높은 대역폭과 보안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초당 최대 1테라비트(1Tbps)의 총 시스템 대역폭, 하드 DMA를 지원하는 PCIe Gen4 컨트롤러, 이동 중인 사용자 데이터를 양자암호로 암호화하는 보안 엔진을 기본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이 부장은 “Avant 시리즈의 특징은 전력 효율성, 첨단 연결성, 최적화된 컴퓨팅”이라면서 “메모리 인터페이스나 여러 프로토콜 로직들을 시스템에 빌트인해서 전력 소모가 늘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엣지(디바이스단)에서 추론하는 AI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보안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 양자 암호화가 가능한 보안 엔진과 첨단 암호화 알고리즘을 칩 내부에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래티스는 AI·비전·보안·공장자동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별 솔루션 스택의 새로운 버전도 공개했다. AI(Lattice sensAI), 임베디드 비전(Lattice mVision), 보안(Lattice Sentry), 공장자동화(Lattice Automate) 등 각 산업군에 특화된 가속기 엔진을 포함해 확장된 IP 및 레퍼런스 디자인, 강화된 보안 기능, 더 많은 산업 표준을 지원하는 스택이다.
◇엣지 AI 개발 가속화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
래티스는 엣지 AI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협업을 강화한다고도 밝혔다. 래티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 젯슨 오린(Jetson Orin)과 IGX 오린 플랫폼을 사용하는 새로운 레퍼런스 센서 브리징 설계를 소개했다.
전력 효율적인 래티스 FPGA와 엔비디아 오린을 기반으로 하는 이 오픈소스 레퍼런스 보드는 의료, 로봇 공학, 임베디드 비전을 위한 고성능 에지 AI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할 때 다양한 센서 및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결, 설계 확장성, 낮은 지연 시간에 대한 개발자의 요구를 해결하도록 설계했다.
래티스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협업이 센서를 에지 AI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는 효율성을 향상해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삼 엘라쉬마위 래티스 최고 전략 및 마케팅 책임자(CSMO)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제조, 운송, 통신,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력은 이런 근본적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래티스 레퍼런스 솔루션의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과 에코시스템에 더 많은 혁신을 가져와 에지 AI 애플리케이션의 구현을 간소화하고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밋 고엘 엔비디아 임베디드 AI 제품 관리 담당 디렉터는 “AI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통찰 및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센서를 엔비디아 에지 컴퓨팅 플랫폼에 연결하는 개발자가 늘고 있다”며 “래티스와의 협력은 센서 프로세싱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에지-대-클라우드 AI 애플리케이션의 배포를 간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